[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기자가 smartPC사랑에 입사했던 당시, RAM 가격은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메모리 가격이 2016년 겨울부터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8GB DDR4 RAM 가격이 140,000원 이상을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이때 RAM을 새로 장만하지 못해 PC 업그레이드나 교체에 애를 먹은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상황이 아주 많이 달라졌다. 메모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누구나 큰 부담 없이 8GB, 16GB RAM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메모리를 새로 장만하는 것이 좋을까? 혹은 좀 더 가격 동향을 관망하는 것이 괜찮을까? 한번 살펴보자.
꽉 잡아, 내려간다
2017년 10월 말 들어 8GB DDR4 기준 약 148,000원까지 올랐던 RAM 가격은 이후 꾸준히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수요가 많은 DDR4 8GB RAM의 2018년 1월 평균구매가는 80,700원이었으나, 올해 1월에는 57,100원으로 떨어졌다. 1년 사이에 약 30% 가까이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고사양 게이밍 PC 때문에 수요가 대폭 증가한 DDR4 16GB RAM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8년 1월 평균구매가는 198,300원이었지만, 2019년 1월에는 151,300원으로 20% 이상 하락했다. RGB를 비롯한 여러 기능이 탑재된 고가 제품이 늘면서 가격 하락폭은 8GB보다 적었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해 많이 저렴해졌음은 부인할 수 없다.
현재는 어떨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R AM인 삼성전자 DDR4 8G PC4-21300의 경우 5월 17일, 오픈마켓 최저가 기준으로 약 40,800원이다. 16GB RAM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삼성전자 DDR4 16G PC4-21300도 약 81,2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즉 지금은 최근 몇 년간 가장 메모리 가격이 저렴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 DDR4 8G PC4 21300 최저가 추이> [출처-다나와]
2018년 11월 | 70,700원 |
2018년 12월 | 70,400원 |
2019년 1월 | 57,500원 |
2019년 2월 | 52,300원 |
2019년 3월 | 44,500원 |
2019년 4월 | 40,100원 |
2019년 5월(5/14 기준) | 40,100원 |
소비자로서는 지금의 메모리 가격 하락이 매우 반가울 수밖에 없다. 특히 게임, 그래픽 편집 등으로 인해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해지는 시점에서 RAM을 싸게 장만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메모리 가격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관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반면, 메모리 업체들은 실적 하락 때문에 울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1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조 원 밑으로 떨어졌으며, 마이크론도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추락했다.
메모리 가격, 왜 폭락했는가?
2017년 가을을 기점으로 메모리 가격은 그동안 계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올해 1분기는 전례 없이 메모리 가격이 폭락한 시기였다.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 보고서를 통해 D램 가격이 8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D램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 컸다. 먼저 페이스북, 아마존을 비롯한 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줄이면서 서버에 쓰일 D램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요 수요처가 D램을 미리 많이 구매해서 메모리 재고량이 많은 점도 컸다.
인텔의 CPU 공급 부족 또한 메모리 가격 하락에 큰 지분을 갖고 있다. 개인용 PC CPU 시장의 80% 이상, 서버용 CPU의 95%를 차지하는 인텔의 CPU가 공급 부족 문제를 겪으면서 PC 시장의 메모리 수요가 꺾여버렸다. 인텔이 서버용 프로세서에 공급 우선순위를 둔 것이 이 현상을 더욱 부채질했다.
메모리, 지금 살까? 기다릴까?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메모리는 언제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지금 바로 가격비교 사이트 에서 가장 저렴한 메모리를 구해오는 길이 있다. 혹은 지금보다 메모리 가격이 더 저렴해지기를 기대하고 가격 추이를 관망하는 방법이 있다. 결국 RAM 가격이 반등할지, 계속 내려갈지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메모리 가격, 이래서 오른다
먼저 메모리 가격이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있다. 우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가격 안정화를 위해 RAM 생산량을 조절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마이크론은 D램 생산을 5%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신규 공장 가동 뒤에도 메모리 추가 생산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공급량 조절 의지를 보였다.
인텔 CPU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메모리 가격 상승론에 힘을 실어준다. 인텔이 오는 7월부터 애리조나에 신규 공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 인텔 14nm CPU 공급이 25%가량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CPU가 부족해 업그레이드를 망설여 왔던 데이터센터, PC 쪽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 가격도 반등할 수 있다.
새로운 프로세서 출시가 멀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는 5월 말에 개최되는 컴퓨텍스 2019에서는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가 모습을 드러내며, 인텔은 6월부터 10nm 기반으로 제작된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를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규 프로세서 출시에 따라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면 RAM 가격 하락폭도 줄어들고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 가격, 이래서 계속 내려간다
그러나 메모리 가격 하락이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재고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초 PC 및 서버 D램 고객사 재고 분량을 6주일분로 예상했는데, 3월 말 기준 재고 수준은 7주일분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렇게 재고가 늘어나면 재고 처리를 위해 가격이 당분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도 중요한 이유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메모리를 비롯한 PC·IT기기 구매를 망설이는데다가 기다리다 보면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심리도 자리 잡고 있다. 메모리 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인 메모리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심리가 소비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면서 “이로 인해 가격이 줄곧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소비자들이 오히려 구매를 꺼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인텔 CPU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PC 수요가 둔화됨에 따라 메모리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3월 말, 스즈키 쿠니마사 인텔 재팬 사장은 현지 행사에서 “올해 12월은 되어야 인텔 CPU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메모리는 물론 전반적인 PC 시장을 위축시키는 인텔 CPU 공급 대란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인텔이 예정대로 6월에 10nm 공정 기반 프로세서를 출시하면 불확실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나, 발표와 달리 공정 전환이 늦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금 사도 후회할 일은 없어
메모리 가격이 앞으로 상승할지, 혹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하락세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언젠가는 메모리 가격이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2017년의 광풍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메모리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급격히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를 볼 때 메모리 가격의 추이를 확실히 정하기 어려운 현재 시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메모리를 장만하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특히 신규 프로세서가 출시되고 이에 따라 메인보드를 비롯한 CPU 관련 부품도 새롭게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메모리를 구입해 추후 PC 업그레이드에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관측된다.
진짜 제대로된 정보 기사고. 어디에 치우치지 않은.
다각도의 근거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과
내려갈 가능성 가지고 계신 생각, 상황들을 기술해 놓으신게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