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모르는 RAM 가격 폭등에 분노한 소비자…유통 구조 개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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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줄 모르는 RAM 가격 폭등에 분노한 소비자…유통 구조 개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
  • 이철호 기자
  • 승인 2019.07.11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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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함께 국내 RAM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하지만 RAM 가격 폭등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큰 관련이 없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유통 구조를 개선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도 등장했다.

계속해서 올랐던 RAM 가격은 올해 상반기를 접어 들면서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다. 우리나라 PC 메모리의 베스트셀러인 삼성전자 DDR4 8G PC4-21300의 경우 지난 1월 최저가가 57,500원이었으나 6월 들어서는 3만 원 아래까지 하락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25,000원 이하에 8GB 메모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그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7월 2주차를 기점으로 메모리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급격한 속도로 가격이 올랐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로 새로운 PC를 구성하려고 했던 소비자라면 이러한 상황에 분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은 울상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국내 PC 유저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메모리 중 하나인 삼성전자 DDR4 8G PC4-21300의 경우 7월 초까지 최저가가 3만 원 이하에 머물렀다.

그러나 7월 9일을 기점으로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7월 11일 오픈마켓 최저가가 한때 45,000원을 돌파했다.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사이에 가격이 50%에 달하는 15,000원이나 급등한 것이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 DDR4 8G PC4-21300이 한때 45,000원을 돌파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7월을 기점으로 메모리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출시와 여름방학 특수를 앞두고 상반기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던 RAM값이 반등할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일본의 갑작스러운 반도체 관련 소재 수출 규제도 반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현재의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당장 메모리 생산에 큰 타격을 입히는 것이 아니며,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DRAM 국제 공급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유독 국내애서 메모리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RAM 가격 변동 과정에서 제때 제품을 받지 못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도 나타났다. 일부 판매점들이 물량 부족을 이유로 지난주에 받은 메모리 주문을 취소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RAM이 꼭 필요한 소비자가 제때 제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청와대 국민청원 “꼼수 가격인상 때문에 소비자 피해 입어”

갑작스러운 RAM값 폭등에 청와대 국민청원도 제기됐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는 ‘국내 일부 온라인 쇼핑몰과 용산 전자상가 유통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현재 국내 PC 및 전자제품 시장의 선두인 용산 전자상가 및 일부 쇼핑몰은 위에 일본 수출규제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국내 반도체 가격을 꼼수 인상하여 소비자에게 불신 및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다양한 Pay 서비스를 통해 쉽고 빠른 결제가 가능한 지금도 유통구조가 다르다는 이유로 유독 카드결제불가, 혹은 카드결제 시 수수료를 고객에게 떠안기기, 현금유도, 현금영수증 불가등 기존부터 지금까지 횡포에 가까운 불법영업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담합이 의심되는 가격인상 및 용산 전자상가와 일부 온라인 매장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는 참여인원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현재 메모리 가격 상승은 일시적” vs “좀 더 지켜봐야”

그렇다면 앞으로의 메모리 가격은 폭등을 이어갈까? 업계에서는 이번 폭등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재고 부족’이라는 메모리 가격 상승의 명분이 약해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KBS의 보도에 따르면 DRAM과 낸드 플래시 제조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감광액)의 경우 수입이 원활히 이뤄졌다. 비메모리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포토레지스트만 규제 대상에 들어간 것이다. 또 다른 반도체 필수소재인 불화수소의 경우 반도체 업계에서 국산화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재고 또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준으로 보인다. 11일, 한국일보는 반도체 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DRAM 재고 물량이 3개월치에 이를 만큼 쌓여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메모리 업체 난야의 리 페이잉(Lee Pei-Ing) 회장 역시 메모리 제조사들이 재고 과잉으로 인해 곤경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 A는 “현재 상황의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갑자기 가격이 오른 경향이 있다”면서 “비축된 메모리 재고가 풀리기 시작하면 RAM 가격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국내는 물론 해외 동향도 지켜봐야 하므로 속단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 B는 “중국, 대만 등지에서 IC 재고 확보를 위해 메모리를 다량으로 사재기한 정황이 있다”며 “메모리 가격은 다양한 시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결정되는 것이므로 상승세가 둔화될지 혹은 지속될지 확실히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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