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사용기
바람이 잘 통하는 만능 케이스가 돌아왔다, GMC H-100 풍4
icon 야르딘
icon 2012-06-22 15:30:42  |   icon 조회: 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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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작성일 : 2012년 6월 22일
글쓴이 : 곽준혁 (kjh1619@gmail.com)
 
 
 
1. 날도 더운데 이 참에 넓은 케이스로 시스템을 옮겨 볼까?
 
  거리마다 아지랑이 피는 길바닥을 보니 벌써 여름이 왔다. 반팔 티셔츠에 핫팬츠,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즉석으로 얼음을 갈아 얹은 팥빙수가 절로 떠오르는 그런 계절이다.
 
  바깥 나들이는 엄두도 못내 집에서 게임을 하는데, 웽웽 시끄러운 팬 쿨러 소리에 뜨거운 열을 뿜는 PC를 쓰고 있으니 흡사 히터기 앞에서 선탠을 하는 느낌이다. PC성능이 좋든 그렇지 않든 여름이란 존재는 마치 마법 가루를 뿌린 것처럼, 평소 잘 쓰던 부품도 이상하리만큼 탈을 자주 일으킨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여름을 탓할 순 없다. 푹푹 찌는 길거리 대신 에어컨을 빵빵 틀어주는 은행을 찾듯이 이 더위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흔히들 PC의 열을 줄인답시고 팬 쿨러를 더 사서 다는 수고를 하지만 결론을 먼저 말하면 부질없는 짓이다. 열을 효율적으로 빠지게끔 역방향으로 팬을 달았다가 결국엔 대책 없이 먼지를 더 빨이들이는 꼴이 돼 먼지 필터를 사는 등 원치 않던 비용 지출이 발생하고 만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답은 간단하다. 통풍이 잘 되는 케이스를 새로 사서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옮겨 넣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꾹 누른 제품도 좋고 이왕이면 지금 쓰고 있는 것보다 공간이 더 넓은 제품을 고르는 것도 좋다.
 
  그런데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좋을지 망설인다. 말 그대로 크고 넓은 빅 타워 케이스를 알아보자니 무게가 웬만큼 나가서 마치 값비싼 쌀통을 드는 듯하고 미들 타워 케이스는 이것저것 종류는 참 많은데 제대로 된 제품을 고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이렇다 저렇다며 케이스 선택에 도움이 될 만한 제품을 골라 집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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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C가 야심차게 꺼낸 H-100 풍4 케이스다. 출시된지 6개월이 지났는데 판매 순위로 보면 여전히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제품이다. 가격으로 보면 "저가형 케이스여, 물러 가라!" 싶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은 수준인 이 제품이 무슨 매력이 있길래 제 위치를 지키고 잇는 것인지 글쓴이는 이 부분이 궁금해졌다.
 
 
 
 
 
 
 
 
 
 
2. 네 번째 풍 케이스에서 준비한 건 뭘까?
 
  풍이란 케이스 이름이 낯설지 않다면 분명 과거에 GMC 케이스를 써본 적 있는 사용자일 것이다. 글쓴이도 펜티엄4 시스템을 조립해서 쓸 적에 H-60 풍1을 썼고 왕래가 잦던 친구의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위해 PC케이스로 H-70 풍2를 선택했다. H-80 풍3은 건너뛰고 이번에 H-100 풍4를 잡게 되었는데, 그 녀석 풍3에서 쓴 소리를 많이 들어본 모양인지 이래저래 손을 본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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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4의 첫 모습은 그냥 그저 그런 미들 타워 케이스겠거니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어라? 현관문처럼 문이 열리게 도어 설계를 했다. 물론 단순히 보기 좋으라고 만든 도어는 아니다. 고급형 케이스가 아닌 이상 대개는 전면 패널 전체를 뜯고 필터에 낀 먼지를 골라내는 수작업을 해야 하는데, 풍4는 전면 도어에서 미리 걸러낸 먼지만 탈탈 털어내기만 하면 된다.
 
  DVD 슈퍼 멀티, 블루레이 멀티 등의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를 설치할 때도 힘으로 전면 패널을 확 잡아 뗄 필요가 없다. 설치할 위치의 베이 뚜껑을 왼족에 있는 레버로 지그시 눌러 떼버리고 가이드의 락을 왼쪽으로 밀어 고정 장치를 푼다. 진열장 서랍처럼 케이스 바깥에서 안으로 밀어 넣고 가이드의 위치를 원위치시켜 딸깍 소리가 나게끔 고정시키면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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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디스크 경우엔 더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다. 케이스의 왼쪽 커버를 열고 가이드를 엄지 손가락과 집게 손가락으로 집어 뺀 다음 양 옆으로 벌려 하드디스크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어 준다. 적당한 너비의 홈을 만들고 나사 구멍에 맞춰 하드디스크를 가이드에 끼운 다음, 가이드를 물린 하드디스크 째로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밀어주기만 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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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SSD는 어떻게 하냐고? 데스크탑 패키지로 SSD를 샀다면 번들용으로 든 3.5인치형 가 이드가 있다. 이를 하드디스크를 장착하는 순서와 동일하게 장착만 해주면 문제 없이 고정시켜 사용할 수 있다. 다른 SSD들은 호환성에 무리가 없어 전혀 문제가 없지만 글쓴이처럼 삼성 830 시리즈 SSD를 쓰는 사용자의 경우엔 가이드의 너비가 5mm 정도 더 넓기 때문에 힘으로 누르지 않는 이상은 설치가 약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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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이 방법 말고 쉬운 방법이 있다. 풍4의 세 번째 5.25 베이 안쪽을 보면 메모리 리더기나 하드디스크 핫 스왑 장치를 장착할 목적으로 달아 둔 검은색 가이드가 있다. 이 곳에 데스크탑 가이드를 올린 830 시리즈를 끼우면 사이즈에 딱 맞게 들어간다. 나사로 이 두 부분을 결합시키고 광학 디스크 장치를 설치하던 방향과는 반대로 케이스 안쪽에서 바깥을 향해 밀어 넣는다. 그런 다음 케이스 자체에 설치된 가이드 장치로 고정시키면 문제 없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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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4 케이스 윗면엔 도어의 느낌을 이어 다양한 입력 장치들이 배치됐다. 전면에 설치된 두 개의 120mm LED 팬 쿨러와 윗면 뒤쪽에 설치된 두 개의 또다른 120mm 팬 쿨러의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팬 컨트롤러를 비롯, 바로 아래에 하드를 수직으로 세워 장착할 수 있는 외부 도크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SATA 장치 타입의 3.5인치 하드디스크를 그냥 꽂아서 쓸 수 있기에 E-SATA나 USB 케이블로 연결해 쓰는 외장 하드 케이스를 구비할 필요가 없다. SSD 역시 홈을 잘 맞춰 끼우면 외장 하드디스크처럼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엔 두 개씩 마련된 USB 3.0과 USB 2.0 포트, 오디오와 마이크 입력 단자가 비치됐다.
 
 
 
 
 
 
 
 
 
 
 
3. 2% 더 잘 쓸 수 있는 풍4, 한 번 따져 볼까?
 
  이 정도로 풍4를 살폈다면 간에 기별도 안 간다. 길이가 긴 그래픽카드와 높이가 상당한 타워형 쿨러를 달 정도로 고성능 PC를 쓰는 사용자라면 이 부분을 더욱 눈여겨 봐야 한다. 사용 중인 그래픽카드의 길이가 길어 3.5인치 베이에 탁 걸리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풍4는 쓰지 않는 3.5베이 3개를 한 셋트로 묶어 분리함으로써 그래픽카드의 길이 제한을 가볍게 무시한다.
 
  줄자로 직접 잰 치수로 정리하자면 이 3.5베이를 들어내기 전에는 30cm 안팎 길이의 그래픽카드가 한계지만, 들어낸 후에는 40cm가 넘는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제품 정보 상으로는 최대 43.6cm 길이의 그래픽카드까지 장착할 수 있다고 설명해 직접 확인하니 브라켓을 포함해 약 43cm가 넘는 공간이 확보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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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냉 장비를 쓸 계획이라면 이를 연결하기 위해 수냉 호스를 집어 넣을 공간이 필요하다. 풍4는 이를 대비해 PCI 확장 슬롯 측면에 수냉 호스가 지날 수 있게 지름 2cm 가량의 구멍 두 개를 준비했다. 고성능 부품에 소음 발생이 적은 PC을 조립해 쓰려고 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이는 충분한 배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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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U 쿨러는 풍4 케이스의 너비가 충분해 높이 15cm 내외의 쿨러면 모두 장착할 수 있다. 특히 메인보드를 고정하는 후면엔 CPU 쿨러 장착 홀이 만들어져 있어 굳이 메인보드를 분리하지 않고도 쿨러를 교체하기 쉽다. 더군다나 후면은 2cm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어 불필요한 전원 케이블과 데이터 케이블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숨겨 사용 중인 시스템에 노출되는 케이블 수를 줄여 효율적으로 열 배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풍4에서 제공하는 엑세서리 중에는 케이블 타이를 10개 제공하고 있어 정리가 좀처럼 되지 않는 구간을 깔끔하게 묶어 정리할 수 있다. 메인보드 부근의 선 정리 구멍도 크기가 비교적 넉넉해서 깔끔한 배선을 위한 난이도를 줄인다. 함께 제공되는 CPU 보조 전원 연장 케이블도 뒤로 선을 넘겨 따로 배선을 하는 경우에 유용하게 다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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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 하단에 전원 공급 장치를 고정하는 건 H-80 풍3부터 적용된 내용이라 달라진 점은 없다. 다른 케이스들도 다 그렇게 만들고 있으니 당연시하고 넘겨 짚는 점이 많은데, PC전원을 공급하는 전원 공급 장치의 부피는 작지만 장치 기준에 따라 케이스 무게보다 더 나갈 수 있다. 그럴 수록 하단에 전원 공급 장치를 고정하면 무게 중심을 낮춰 안정적으로 PC를 사용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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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께는 케이스 본연의 기능과는 별개로 얼마나 튼튼하게 잘 만들어졌는지 치수를 간단하게 측정했다. 대체로 이중 코팅이 이루어져 PC케이스로서의 인장 강도는 충분하다. 가장 얇은 두께로 처리한 측면 커버의 가장 자리와 3.5 베이 세트를 분리해 외부 강판의 두께를 측정한 결과 각각 0.8mm와 0.76mm 순으로 나타나 0.8T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베임이 염려되는 부분은 이중 코팅과 몰딩 처리를 더해 PC조립시 사용자의 안전성을 고려했다. 그야말로 기본적인 부분은 잘 지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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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C H-100 풍4 케이스에서 제공하는 엑세서리
 
 
 
 
 
 
 
 
 
 
4. 여름을 함께 보낼 PC케이스로 딱!
 
  네 번째 시리즈로 돌아온 풍 시리즈는 이처럼 기본기를 잘 닦은 PC케이스다. 기본이 잘 깔린 바탕 위에 풍4는 특유의 전면 도어 설계와 케이스 윗면에 주요 장비를 배치하는 식으로 사용자의 편의성을 우선시했다. 대표적으로 하드디스크를 그대로 꽂아서 사용하는 도킹형 접속 방식은 외장 하드디스크 케이스 구매를 생각한 사용자들에게 비용 절약이란 혜택을 안겨 준다.
 
  메인보드를 고정하는 것 외에는 별도로 나사 조립을 필요로 하지 않아 손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이 많다. 가이드를 이용한 고정 방식도 다른 케이스들에서 보던 것보다는 확실하게 고정이 이루어져 동작 시 발생하는 소음이 적고, 풍4를 설계할 때 쓰인 강판도 0.8T의 적당한 강도를 유지해 오랜 기간을 두고 쓰더라도 뒤틀림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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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 풍4는 공간 활용성도 뛰어난 PC케이스다. 메인보드를 고정하는 뒷면에 2cm의 여유 공간을 둬 노출이 필요하지 않은 여러 케이블을 숨길 수 있고 선을 정리할 수 있는 구멍이 커 사용자가 의도한 만큼 배선을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다.
 
  15cm 이내의 CPU 쿨러를 장착할 수 있을 만큼 너비도 충분하고 그래픽카드의 경우엔 상황에 따라 쓰지 않는 3.5 베이를 케이스에서 한 번에 들어내는 방식으로 성능이 더 빠른 그래픽카드를 손쉽게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케이스 전면에 기본으로 장착된 팬 쿨러는 전면과 윗면에 두 개씩, 후면에 나머지 한 개를 포함해 다섯 개의 120mm 쿨러가 설치됐다. 흔히 보는 미들 타워 케이스보다 장착된 팬 쿨러가 많아 차가운 외부 공기를 빨아들이고 PC내부에서 데펴진 뜨거운 공기를 효과적으로 빼낸다. 이는 굳이 온도 측정을 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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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풍4 케이스는 8만원 중후반의 가격에 판매가 이뤄져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풍4 케이스는 글쓴이가 앞서 다양한 장점을 다뤘뜻, 분명히 그만한 가치로 투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품이다. 워낙 균형이 잘 잡힌 케이스라 굳이 단점을 집어내겠다면 케이스 윗면에 설치된 쿨러에 먼지 필터가 없다는 점과 케이스 전면의 첫 번재 쿨러와 벌집 구멍 사이의 간격이 워낙 좁아 소음을 약간 일으킨다는 점 정도가 되겠다.
 
  그 외에는 딱히 단점이라 부를 만한 부분이 없어 장점이 훨씬 많은 PC케이스로 틀림이 없다. 꼭 설명서를 읽지 않아도 일반 사용자건 고급 사용자건 가릴 것 없이 그 누구든 편하고 쉽게 조립해서 쓸 수 있는 PC 케이스니 말이다. 올 여름 더위에 지친 PC를 보다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면 글쓴이가 만나본 GMC의 H-100 풍4 케이스를 추천해 본다.
2012-06-22 15: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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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3 21:48:11
외부 I/O(Input/Output)단자에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덮개가 있으면 좋은데 없어서 아쉽군요.

야르딘 2012-06-24 13:03:45
다른 케이스들도 그러려니해서 그냥 외부로 노출시킨 것 같은데,



K-2 에보니처럼 커버만 설치해도 좋았겠지요. ㅋ_ㅋ ㅋ

그때그사람 2012-06-29 08:40:28
전체적인 외형 사이즈는 어떻게 되는지요?

야르딘 2012-07-11 04:06:46
에고 댓글이 많이 늦었네요.

정면 기준으로 폭 20.5cm에 높이는 47.8cm, 깊이는 52cm입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