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마니아를 위한 최고의 선물, 배트맨 아캄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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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마니아를 위한 최고의 선물, 배트맨 아캄 나이트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5.08.31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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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개봉한 영화 ‘배트맨 비긴즈’는 기존 오리지널 배트맨 영화를 모두 뒤엎고 새로운 DC코믹스 히어로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이어 2009년 개봉한 속편 ‘배트맨 다크나이트’는 전작의 흥행을 뛰어넘으며 배트맨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를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다.

영화 배트맨에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있다면 게임 배트맨에는 ‘아캄’ 시리즈가 있다. 아캄 시리즈는 히어로 게임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아캄 오리진’을 제외하면 이번 ‘아캄 나이트’가 아캄 트릴로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셈이다. 전작인 ‘아캄 시티’로부터 약 4년 만에 나온 후속작 ‘아캄 나이트’는 시리즈 결말을 잘 매듭지었는지 알아본다.

임병선 기자

 

히어로 게임의 재발견

영화 배트맨 흥행과 함께 게임에서도 코믹스 히어로의 새로운 등장이 이뤄졌다. 2009년 락스테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이 바로 그것이다. 기존 히어로 게임은 단순한 방식으로 아이들이 즐기는 데 그쳤다. 하지만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은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 여기에 어두운 분위기까지 더해져 다크 히어로 게임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 아이언맨 부럽지 않은 강화된 배트맨 슈트.

‘형만한 아우없다’고들 하지만, ‘아캄 어사일럼’의 후속작인 ‘아캄 시티’는 여러모로 더 뛰어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미 ‘아캄 어사일럼’에서 완성된 중요 시스템은 더욱 진보시켰다. 여기에 형무소 안에서만 돌아다니던 전작과 달리 오픈월드 형식으로 다양한 서브 스토리를 즐길 수 있게 해 자유도도 높였다.

▲ 게임 오리지널 빌런 ‘아캄 나이트’

이번 ‘아캄 나이트’도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무대는 더 크게 넓혔다. ‘아캄 나이트’는 크게 ‘블리크섬’과 ‘미아가니섬’, ‘파운더즈섬’ 등 3개의 섬과 3개의 실내구역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의 섬 크기는 전작 ‘아캄 시티’ 크기정도라 게이머는 즐길 거리가 많아졌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더 부지런히 다녀야 하지만 이동 시 지루할 틈은 없다.

▲ 드넓은 도시를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다.

 

더욱 진보된 액션성

‘아캄’ 시리즈는 액션 게임이니 만큼 액션에 대해 이야기할 부분이 많다. 이번 ‘아캄 나이트’는 전작들의 조작 방식을 그대로 채용하면서 특수 시스템을 추가했다. 먼저 기본 조작 방식은 타격과 반격, 회피다.

게이머는 달려드는 적에게 선제공격을 할 것인지 아니면 공격을 기다리고 반격이나 회피를 할지 판단해 배트맨을 움직여야 한다. 이 모든 행동을 각각의 버튼 하나에 대응해 조작하기 때문에 직관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타이밍을 맞춰 버튼을 입력하다보니 리듬게임 같은 느낌도 들지만, 화면에 나오는 액션 결과물은 그 어떤 액션게임보다 호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 반죽음만 만들 뿐, 살생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배트클로, 폭발젤, 부메랑 등 다양한 무기까지 더해 더 다채로운 방법으로 적들을 쓰러뜨릴 수 있다. 모습을 당당히 드러내고 싸울 수도 있지만 잠입액션 게임처럼 적에게 몰래 다가가 쓰러뜨리는 묘미도 있다.

여기에 ‘아캄 나이트’에서는 적들이 들고 다니는 야구방망이 같은 무기를 뺏어 때리는 액션이 추가됐다. 연속 테이크다운이나 주변 지형지물을 이용한 테이크다운 등 볼거리도 풍부해졌다. 또한, 캣우먼이나 나이트윙 같은 동료들과 함께 싸울 수 있는 태그액션도 추가돼 색다른 재미도 선사한다.

▲ 태그 배틀로 더 박력 넘치는 액션을 선보인다.

 

배트모빌의 필요성?

‘아캄 나이트’에서 가장 큰 변화는 탈 것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전작까지는 아무리 맵이 넓어도 망토를 펼쳐 활강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는 게 전부였지만, 이번에는 배트모빌를 타고 다닐 수 있다. ‘아캄 나이트’에 와서야 새로운 이동수단인 배트모빌이 등장했지만, 과한 등장과 사용으로 게이머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 호불호가 갈리는 새로 추가된 배트모빌.

‘아캄 나이트’의 배트모빌은 두 가지 모드로 조종할 수 있다. 주행모드에서는 스포츠카처럼 빠르게 질주할 수 있으며, 전투모드에서는 전차로 변형해 발칸포와 60mm포, 유도탄을 발사할 수 있다. 마치 주행모드는 과거 오리지널 영화 배트맨의 배트모빌을 보는 듯 하며, 전투모드는 다크나이트의 텀블러를 보는 듯 절묘하게 장점을 섞었다.

▲ 배트모빌은 공격 모드로 전환하면 전차처럼 변한다.

또한, 윈치를 발사해 고정된 물체를 끌어당기거나 무너뜨릴 수 있으며, 긴급발사 장치를 사용해 달리는 배트모빌에서 높이 날아오르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원격 조종으로 움직일 수도 있으며, 배트모빌이 달릴 수 있는 공간만 확보되면 언제든 부를 수 있다.

▲ 배트모빌은 공간만 충분하면 언제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배트모빌 조종이 일부 구간에서는 억지로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적으로 나오는 무인전차는 오로지 배트모빌로만 상대할 수 있는데다가 자주 등장한다. 공격모드의 단조로운 조작과 무인전차의 물량공세의 조합은 미니게임만도 못한 지루함을 선사한다.

▲ 달리는 배트모빌에서는 갈고리 없이도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

또한, 게임 진행 중 배트모빌을 일정 구간까지 가져가거나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배트모빌을 타고 가다가 문이 잠겨져있으면 배트맨으로 반대편에 넘어가 문을 열고 다시 배트모빌에 돌아가야 한다. 새로운 탈 것을 어필하는 것 좋지만 어떻게든 플레이에 억지로 넣은 것은 게이머로 하여금 짜증만 유발한다.

▲ 배트모빌을 이용한 테이크다운도 추가됐다.

 

실망스러운 2%

‘아캄 나이트’는 PS4와 Xbox One, PC로 발매됐지만, 국내에서는 PS4 독점작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다. 우선 Xbox One판은 한국어 자막이 없으며, PC판은 락스테디가 아닌 외주 회사 ‘아이언갤럭시’의 형편없는 제작으로 게임 퀄리티 하락은 물론 최적화 부족 등 이름만 같은 다른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PC판 ‘아캄 나이트’는 외주 제작으로 낮은 완성도와 버그 투성이었던 ‘아캄 오리진’도 하지 않았던 ‘판매중지’까지 단행했다.

먼저 PC판 ‘아캄 나이트’는 30 프레임 제한이 걸려있으며, 그럼에도 프레임 드랍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ini 파일을 수정해 프레임 제한을 풀 순 있지만 현존 최고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타이탄X에서 조차 60프레임이 유지되지 않는다. 여기에 비가 흘러내리는 효과나 콘솔판보다 못한 텍스쳐 품질과 오브젝트 개수, 잦은 튕김 현상까지 도저히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로 출시했다.

이 밖에도 PC판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아캄 나이트’의 평가를 하락하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DLC가 꼽힌다. 예약특전인 ‘할리 퀸’과 ‘레드 후드’ DLC는 약 20분 정도의 짧은 분량이었으며, 해당 DLC를 얻기 위해 예약이나 웃돈을 주고 산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출시 전부터 DLC를 나눠 팔거나 시즌패스를 파는 등의 만행까지 저질렀다.

PC판 ‘아캄 나이트’는 비난받아 마땅함에도 ‘아캄’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아캄 나이트’ 자체는 잘 만든 게임임이 틀림없다. 특히 배트맨 팬들을 위한 최고의 게임이며,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추천한다. 비록 ‘아캄 나이트’를 빨리 즐기기 위해 PS4로 플레이했지만, PC에서도 제대로 된 ‘아캄 나이트’를 하루 빨리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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