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리뷰] 향수를 부르는 리메이크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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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리뷰] 향수를 부르는 리메이크 RPG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6.01.05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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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장르가 복합되고 있음에도 우직하게 과거 장르를 이어나가는 게임들이 있다. 이런 현상은 시리즈 마니아들이 형성된 RPG 장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기 소개할 두 개의 게임도 시리즈가 오래됐음에도 묵묵히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다. 특히나 리메이크됐어도 둘 다 과거 향수와 재미는 그대로면서 게임 진행 템포는 빨라지고 시스템을 세련되게 변경하는 등 여러모로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FC 에볼루션

일본의 대표적인 RPG로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이보다 약간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여태껏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RPG로는 ‘여신전생’ 시리즈, ‘영웅전설’ 시리즈와 ‘테일즈 오브’ 시리즈가 있다.

 

일본 고전 RPG

영웅전설 시리즈는 1989년 팔콤에서 출시한 RPG로, 팔콤의 또 다른 대표 게임으로는 ‘드래곤 슬레이어’, ‘이스’, ‘쯔바이’ 등이 있다.

영웅전설은 크게 1기 ‘이셀하사’, 2기 ‘가가브 트릴로지’, 3기 ‘궤적 시리즈’로 나뉜다. 각각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6번째 작품인 ‘하늘의 궤적’(이하 하궤)부터 부제와 넘버링을 제외하고 출시 중이다.

궤적 시리즈는 2004년 출시한 하궤부터 최근 작품인 ‘섬의 궤적 2’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PS3와 PS Vita로 출시된 섬의 궤적 시리즈를 통해 영웅전설 시리즈를 처음 접해본 사람도 있을 정도로 한글화의 힘은 컸다.

하지만 그와 관련된 세계관이나 설정은 전작을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비록 리메이크판이지만, 궤적 시리즈의 맨 처음 이야기를 다룬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FC 에볼루션’(이하 하궤 FC 에볼)은 궤적 시리즈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 2006년 PC판으로 출시된 한글판.

훌륭한 리메이크

하궤는 3가지 챕터로 나눠 발매됐는데 이번 PS Vita로 출시된 하궤 FC 에볼은 맨 처음 이야기를 다룬 FC(First Chapter)의 리메이크판이다. 하궤 FC는 앞서 2004년 PC로 처음 발매됐다. 이어 2006년 PSP판, 2012년 PS3판이 출시됐으며, 국내에서는 아루제를 통해 2006년 PC판이 한글로 출시됐다.

▲ 화면 비율부터 전투 시스템까지 대부분 변경됐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리메이크된 하궤 FC 에볼은 기존 그래픽을 HD화하고 답답했던 전투 시스템을 비교적 템포가 빠른 후속작 ‘제로의 궤적’(이하 영궤)으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모든 이벤트 장면에서 음성을 추가하고 신규 일러스트와 전투 컷인 변경, 비쥬얼 변경, BGM 어레인지 등 거의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뀌었다. 상당히 어려운 측에 속했던 난이도도 전체적으로 하향됐다.

 

▲ S크래프트를 사용하면 컷인 연출이 나온다.

기대되는 후속작

국내에서는 하궤 FC 에볼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일본은 앞서 6월에 출시됐다. 여기에 지난 12월 10일, 두 번째 이야기인 ‘하궤 SC 에볼루션’(이하 하궤 SC 에볼)이 출시됐다. 하궤 SC 에볼도 그래픽 HD화 와 전투 시스템 변경 등이 이뤄졌으며, 아직 국내 출시 예정일은 잡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한글화해 출시될 예정이다.

▲ 일본에서 12월에 출시된 하궤 SC 에볼.

사실 PS Vita로 재출시된 작품은 하궤 시리즈 외에도 후속작인 ‘제로의 궤적 에볼루션’(이하 영궤 에볼)과 ‘벽의 궤적 에볼루션’(벽궤 에볼)이 앞서 출시됐다. 영궤 에볼은 일어판으로 정식 발매했지만, 벽궤 에볼은 정식 발매조차 되지 않아 팬들을 아쉽게 했다.

하지만 팔콤에서 이번 하궤 FC 에볼의 반응을 살펴보고 후속작인 하궤 SC 에볼은 물론 영궤 에볼과 벽궤 에볼까지 현지화를 할 예정 이라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도 될 것이다.

 

 

신 세계수의 미궁: 파프니르의 기사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는 ‘여신전생’ 시리즈를 제작한 아틀라스의 또 다른 RPG 게임이다. 북미 고전 RPG ‘위저드리’의 진행 방식인 던전 크롤러 RPG(1인칭 던전 탐험 플레이)를 채택했다.

과거 ‘여신전생 1’부터 이런 방식의 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들어왔던 아틀러스기 때문에 세계수의 미궁의 게임성도 탄탄하다. 다만, 어두운 분위기의 여신전생과 달리 세계수의 미궁은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 해 좀 더 밝고 가볍게 즐길 수 있다.

▲ 1인칭 시점으로 던전을 탐험하고 전투를 진행한다.

 

초심자 위한 배려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는 2007년 닌텐도 DS로 처음 출시됐다. 당시 닌텐도 DS는 아이들과 라이트 유저가 주로 하는 플랫폼이었지만, ‘세계수의 미궁 1’의 난이도는 그야말로 배려가 없는 게임이었다.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는 대대로 난도가 높은 편이었다.

난이도가 하향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닌텐도 3DS로 출시된 ‘세계수의 미궁 4’부터였다. 기존 모드에 초심자를 위한 캐쥬얼 모드를 추가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후 출시된 세계수의 미궁 1의 리메이크작 ‘신 세계수의 미궁: 밀레니엄의 소녀’(이하 신세계수 1)도 캐쥬얼 모드가 도입 됐다. 신세계수 1은 2013년 시리즈 최초로 한글화돼 출시되기도 했다.

이번에 출시한 ‘신 세계수의 미궁: 파프니르의 기사’(이하 신세계수 2)는 스토리만 진행이 가능할 정도로 쉬운 난이도인 ‘피크닉’부터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익스퍼트’까지 다양한 난이도에 한글화까지 이뤄져 시리즈 입문자는 물론 기존 시리즈 팬들도 즐기기 좋아졌다.

▲ 전투 중 랜덤으로 그리모어를 획득해 스킬을 배우거나 강화할 수 있다.

 

스토리 모드 추가

신세계수 1에 스토리 모드가 추가됐는데 이번 신세계수 2에서도 스토리 모드가 존재한다. 스토리 모드는 기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정해진 캐릭터로 진행해 나가는 방식이다.

파티 멤버는 맘대로 바꿀 수 없지만, 전직 시스템으로 직업은 플레이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스토리 모드가 마음에 안 든다면 기존 클래식 모드로도 진행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 마음대로 만든 캐릭터로만 진행되고 약간 밋밋하거나 맥 빠진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번 신세계수 2에서는 파프니르라고 불리는 신비한 힘을 얻은 주인공과 칼레도니아 공국의 프린세스 아리안나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주인공은 아리안나와 함께 백 년에 한 번 있는 의식을 위해 미지의 유적, 긴눈가로 향하는 도중 신비한 목소리의 인도를 받게 후 정신을 차려보니 마치 몬스터와 같은 이형의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이 왜 이렇게 변했고 의식의 목적은 무엇인지 알아 가는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

 

▲ 터치펜으로 직접 표시하면서 맵을 만들어 나간다.

다양한 시스템 추가

신세계수 2는 1인칭 시점의 던전 내부를 탐색하고 닌텐도 3DS의 아래 화면에 터치펜으로 지도를 작성해 나가는 방식으로 플레이한다. 던전 안은 미로와 같이 복잡한 지형으로 돼 있는데 문, 계단, 보물 상자의 위치 등을 직접 표시하면서 자신만의 맵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던전 탐색 중 몬스터가 등장하는 데 플레이어가 한 칸 움직이면 몬스터도 한 칸 움직이는 방식으로 던전을 돌아다닌다. 움직이는 몬스터와 마주하면 배틀이 펼쳐지며, 맵 내에 배치돼 있는 보스급 몬스터가 보인다면 움직임을 잘 파악해 피해서 갈 수도 있다.

캐릭터들은 각 직업별로 다양한 스킬을 익힐 수 있으며, 배틀에서 사용 할 수 있는 스킬의 종류는 300가지 이상에 달한다. 전투 중 랜덤으로 획득하는 ‘그리모어’로 스킬을 강화하거나 다른 직업의 스킬까지 사용할 수 있어 자유도 높은 배틀을 펼칠 수 있다.

▲ 다양한 메뉴의 요리를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는 전투 중에 스킬 효과를 비약적으로 상승시키는 ‘포스 스킬’과 ‘포스 브레이크’가 새롭게 추가돼 일발 역전을 노릴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세계수의 미궁 4에서 있었던 ‘요리점’이 추가됐다. 던전에서 얻은 소재를 이용해 요리점에서 던전 탐색에 도움이 되는 70종류 이상의 다양한 메뉴를 개발할 수 있다.

또한, 개발한 메뉴를 마을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등 가게 운영이나 도시 개발을 할 수도 있다. 귀여운 캐릭터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난이도, 매력적인 스토리까지 있는 신세계수 2를 즐기며 이번 겨울을 지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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