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에서 4G로 넘어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G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5G는 무선 통신 기술의 5세대를 지칭하는 단어다. 과거 4G 기술 규격으로 LTE와 WiBro 떠올랐지만, 현재는 4G 하면 LTE만을 떠올릴 정도로 WiBro는 시장에서 잊혀졌다.
이제는 그런 4G보다 20배 빠른 5G가 실생활을 파고들려고 한다. 물론 우리는 LTE를 사용하면서 단순히 전송 속도만 빠르다고 전부가 아닌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빠른 속도를 쓰는 대가로 통신비는 오르고 단말기 가격도 비싸졌다. 또한, 속도보다 데이터 용량이 더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해줬다.
하지만 그럼에도 LTE보다 빠른 속도는 필요하다. 바로 VR 영상과 4K UHD 영상이나 홀로그램, IoT 같은 최신 기술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더 빠른 무선 통신 기술이 필요하며, 그 대안이 5G다.
정식 명칭 ‘IMT-2020’
5G의 정식 명칭은 IMT-2020이다. 전송 속도는 4G보다 20배 빠른 20Gbps로 결정됐으며, 주파수는 2019년 분배하고 국제표준화는 2020년 완료될 예정이다.
이러한 명칭이 정해진 것은 지난해 6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통해서다. 당시 5G 명칭을 두고 IMT-2020과 IMT-2020 커넥트가 경합했지만, 다수 국가와 기업이 선호한 IMT-2020으로 최종 결정됐다. 앞서 3G 명칭은 ‘IMT-2000’, 4G는 ‘IMT-어드밴스트’였다.
그렇다면 최고 속도 20Gbps는 무슨 기준일까? 20Gbps는 25GB 용량의 4K UHD 영상을 10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또 1㎢ 내에 있는 100만 개 사물인터넷(IoT) 적용 기기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ITU는 2020년까지 5G의 상용화를 목표로 2017년부터 5G 후보기술을 표준화할 방침이다. 먼저 2018년 우리나라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후보기술로 시범서비스를 시연할 예정이다. 덕분에 우리나라가 5G 국제표준화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G 주파수 대역으로는 6GHz 이상 고주파 대역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6GHz 이상 대역을 이용하면 일부 지역에 집중해서 초고속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지하철, 백화점 등 도심 밀집 지역에서 발생하는 트래픽 체증을 해소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4G와 5G의 성능 차이
분류 | 4G(IMT-Advanced) | 5G(IMT-2020) |
최고 전송속도 | 1Gbps | 20Gbps |
이용자 체감 전송속도 | 10Mbps | 100~1,000Mbps |
주파수 효율성 | - | 4G 대비 3배 |
고속 이동성 | 350km/h | 500km/h |
전송 지연 | 10ms | 1ms |
최다 기기 연결수 | 1㎢ 당 105대 | 1㎢ 당 106대 |
에너지 효율성 | - | 4G 대비 100배 |
면적당 데이터 처리용량 | 0.1Mbps/㎡ | 10Mbps/㎡ |
5G 개발 진척 상황
모바일은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는 주기가 약 10년이다. 2G 방식이 상업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2년이었으며, 3G는 2001년, 4G는 2011년이었다. 5G가 상업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시기도 2020년이다.
5G는 2008년부터 전 세계에서 개발 연구가 시작됐으며, 2013년 5월 12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5G 시스템을 시연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최대 2km 거리 내에서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한 기가급 (1.2 Gbps) 데이터 전송과 2014년에는 시속 110km/h로 달리는 차량에서 기가급 (1.2 Gbps) 데이터 전송과 최대 7.5Gbps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에 성공했다.
5G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는 삼성은 가장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MWC 2016에서는 통신장비 부문을 담당하는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이 직접 나서 “5G 이동통신 장비 시장을 선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MWC 2016에서 5G 핵심기술로 평가받는 28GHz, 60GHz 초고주파수대역을 활용한 기지국 간 핸드오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핸드오버는 사용자가 통신 중인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이동 중에도 끊김 없는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또한, 삼성은 달리는 차량에서의 데이터 전송 속도도 평균 2Gbps로 끌어올렸다. 5G 규격인 20Gbps에 비하면 10%에 불과하지만, 현재 이동 통신 3사의 3밴드 LTE-A 속도가 최대 400Mbps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삼성은 이 밖에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크기로 소형화된 5G 초고주파수대역 단말기, 광통신 케이블로 연결하지 않아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정형 무선브로드밴드 시스템 등 다양한 신규 5G 기술들도 함께 공개했다. 5G 기술은 물론 5G 하드웨어도 선도하겠다는 의지다.
왜 빨라져야 하는가?
현재 5G의 빠른 속도를 필요로 하는 분야는 영상 쪽이다. VR 영상이나 4K UHD 영상을 무선 스트리밍으로 보기 위해선 4G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MWC 2016에 참가한 SK텔레콤은 20.5Gbps 속도의 무선 데이터 통신을 시연했다. SK텔레콤은 관람객들이 알기 쉽게 스마트폰으로 4K UHD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4K UHD TV에 생중계하는 ‘초고화질 생방송 플랫폼’으로 선보였다. 특히 자체 개발한 ‘고속 모바일 스트리밍 기술’로 스마트폰에서 찍은 영상을 TV로 전송하기까지 3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기존 스마트폰 중계 플랫폼에서는 약 515초의 지연시간이 존재했다.
KT도 에릭슨과 공동으로 25.3Gbps 속도를 시연하는데 성공했다. 25Gbps 이상 전송 속도는 세계 최초이며, 이는 기존 LTE-A보다 80배 이상 빠르다. KT와 에릭슨은 밀리미터 웨이브(Millimeter Wave) 기술을 이용해 복수 사용자 무선 환경에서 구현했다.
밀리미터 웨이브는 넓은 대역폭을 활용해 빠른 전송속도 구현을 할 수 있는 5G 후보 주파수 대역이다. 110mm 정도로 30,300GHz 대역이며, 현재 국내 이통 3사에서 쓰이는 주파수 대역인 750MHz, 1.8GHz, 2.1GHz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
KT는 5G 통신망을 이용한 VR 기술도 선보였다. 서울에 설치된 6대의 드론 VR 카메라에서 전송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취합해 360도 VR 영상을 제공했다. 또한, ‘싱크 뷰’(Sync-view) 기술을 활용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스키점프 시연대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싱크 뷰는 VR 화면에 보이는 것과 몸의 움직임의 오차를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기술로, 더 실감 나는 VR 체험을 할 수 있게 돕는다.
홀로그램과 응답속도
5G에 대해 꼭 나오는 이야기가 홀로그램이다. 홀로그램은 실물을 보는 것과 같은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로, VR 영상보다도 더 큰 데이터를 차지한다. 5G가 상용화되면 영상 통화에서 홀로그램 통화로 넘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물론, 그에 따른 데이터 소모량은 엄청날 것이다.
5G에서는 데이터 전송 속도 말고도 응답 속도도 빨라진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한꺼번에 얼마만큼의 데이터가 지나갈 수 있느냐는 개념이지만, 응답 속도는 어떠한 명령 데이터가 단말기나 서버 사이를 오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4G의 응답 속도는 10~50ms지만 5G는 이보다 10배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5G의 빠른 응답 속도는 자동차나 로봇을 원격 제어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자율 주행 자동차를 응답 속도 10ms의 4G로 제어한다고 가정하자. 자동차를 급정거할 상황이 생겼다면 자동차에서 서버로 해당 상황을 전하는데 10ms, 서버에서 자동차로 정지 명령을 내리는데 10ms로 총 20ms의 오차가 생긴다. 100km/h로 달리고 있었다면, 정지 명령까지 자동차는 54cm를 이동한다. 하지만 10배 빨라진 5G로 제어한다면 오차는 5.4cm로 크게 줄어든다.
이러한 변화는 재해 현장에 로봇을 투입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판단하면서 안전하게 인명구조를 하는 등 더 정교한 작업을 가능케 한다. 당연히 5G가 도입된 후에도 시간이 더 지나야겠지만, 이를 위한 기반인 5G 시대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