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변화의 갈림길에 놓이다, 아이폰7 Plus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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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변화의 갈림길에 놓이다, 아이폰7 Plus 사용기
  • 조성호 기자
  • 승인 2017.01.02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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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7이 국내 이동통신사를 통해 정식 출시되기 하루 전인 10월 20일. 2년 가까이 손에 들려있던 기자의 아이폰6S는 자신이 떠나야할 날이 언제인지 정확히 알고 있던 것처럼 손에서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며 갑작스럽게 이별을 고했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찾아온 이별로 ‘Siri’ 에게 안녕이라는 말조차 하지 못한 허무함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하지만,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라 했던가. 그날 마침 아이폰7Plus 사전구매 예약자가 예약을 취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갔다.

 

설레는 첫 만남…무언가 허전하다

새로운 만남은 항상 설레기 마련이다. 아이폰7 Plus 제트블랙 128GB를 처음 개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괜히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케이스를 개봉했다. 어느 시리즈에서나 마찬가지로 구성은 똑같다. 설명서가 제일 먼저 보이고, 다음으로 아이폰7 Plus 본체, 그 다음으로 각종 구성품들이 들어있다. 그리고 아이폰7 시리즈부터 생겨난 ‘라이트닝 커넥터’도 함께 동봉돼 있다.

▲ 첫 만남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다. 조심스레 상자를 개봉해 구성품들을 살펴본다.

라이트닝 커넥터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아이폰7이 출시되기 전부터 가장 핫이슈가 바로 3.5mm 이어폰 단자의 유무였기 때문이다. 애플은 결국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라이트닝 커넥터로 이어폰 단자를 대체했는데, 이 부분이 혁신이라고까지 얘기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 아이폰7 Plus 출시와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에어팟. 약 22만 원의 가격으로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어폰 단자를 대체하는 확실한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3.5mm 단자를 제거한 것은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가중시킨 꼴이 됐다. 아무래도 음악 감상과 동시에 배터리 충전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또 아이폰7 발표와 함께 선보인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은 출시 자체가 미뤄지고 있어 기술적인 부분에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약 22만원이라는 가격도 꽤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더구나 이러한 문제를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블루투스의 경우,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온 호환성 문제에 대한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한 상태로, 끊김 현상은 여전하다. 대안 없는 변화는 오기로 비춰지기 마련이다.


무게도, 단자도 줄어버린 아이폰7 Plus

또 이어폰 단자를 없애면서 두께가 얇아질 것이란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전작인 아이폰6S Plus와 같은 7.3mm 두께를 그대로 유지한 것. 다만 이어폰 단자가 없어서 그런지 무게는 192g에서 188g으로 4g 줄었다. 사실이 정도 무게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케이스와 강화유리 등을 부착하면 무게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 출시 전부터 가장 핫이슈였던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라이트닝 커넥터로 대체했다.

약 8cm정도 되는 라이트닝 커넥터는 애플 특유의 다자인으로 제작돼 기존 이어폰과의 위화감은 없다. 커넥터에 연결된 채 듣는 음악도 기존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8cm가 더 늘어난 것은 대중교통 이용 시 선 걸림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사실 블루투스외에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라이트닝 2in1 커넥터가 있기는 하다. 이어폰 단자와 충전 단자를 하나로 결합한 제품으로 기자와 같은 불편함을 느꼈다면 약간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애플 공식 제품이 아니라는 점, 확실한 음질을 제공하지 못하는 점 등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다. 특히 사용 중 본체에 이상이 생긴다면 애플 공식 A/S도 장담하지 못한다.

▲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라이트닝 2in1 커넥터. 이어폰 단자와 충전 단자를 하나로 결합한 제품이다.

 

듀얼 카메라, 확실한 아웃포커싱 잡아줘

모두가 알고 있듯이 아이폰7 Plus에는 아이폰7과 다르게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다. 와이드 앵글 렌즈와 망원 렌즈가 그것인데, 이들은 일심동체로 작동돼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한다. 특히 지금까지 아이폰 시리즈에는 없었던 광학 2배 줌이 가능해져 촬영 시 선명한 클로즈업이 가능해졌다. 이는 확실히 디지털 줌보다는 뛰어난 화질을 보장한다.

▲ 아이폰7 Plus 듀얼 카메라 방식.
▲ 기본 배율(좌)과 광학 2배 줌(우). 이른 아침 물이 빠진 서해안 모습이다.

1,200만 화소의 두 개의 렌즈 초점거리는 각각 35mm 환산 28mm·56mm이며 조리개 값도 다르다. F1.8 조리개 값은 아이폰6S보다 50% 더 많은 빛이 카메라 센서에 들어오면서 저저도 촬영에 강점을 보이지만, 이는 단지 아이폰6S와 비교했을 경우다. 그래도 아이폰7 Plus는 확실히 빛이 충분히 많은 경우 자신의 강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빛이 많은 야외에서는 일반 미러리스 카메라와도 견줄 정도다. 적당한 빛과 풍부한 색 표현을 그대로 재현한다.

▲ 석양이 지는 서해안. 파노라마 모드로 촬영한 사진이다.
▲ 늦은 밤 서울 한강의 모습. 저저도 환경에서는 노이즈가 생기면서 실망감을 안겨준다. 광학 2배줌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듀얼 카메라의 강점은 역시 배경을 흐리게 표현해 피사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아웃 포커싱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베타버전으로 새롭게 선보인 ‘인물사진’ 모드는 아이폰7 Plus의 듀얼 카메라 기능을 제대로 살린 촬영 모드다. 이는 누구라도 쉽게 뛰어난 인물사진 촬영을 가능하게 해 촬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인물사진 모드는 아이폰7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오직 아이폰7 Plus만의 고유한 카메라 촬영 기법이다.

▲ 일반 촬영 모드(좌)와 인물사진 모드(우). 실내 촬영이라 노이즈가 있는 건 감안해도 확실한 아웃포커싱의 차이를 제공한다.
▲ 실내에서 촬영한 사진. 조명이 많고 밝은 실내에서는 광학 2배 줌에도 선명하게 촬영된다. 2016한국전자전 쉐보레 전시장.

 

리뷰를 마치며

아이폰7과 7 Plus는 출시 전 삼성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로 인해 지금까지의 아이폰 시리즈 출시보다 더욱 주목받은 모델이다. 고광택 재질의 제트블랙 색상 또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한층 끌어올렸고, 이전 모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수·방진 설계와 새로워진 홈 버튼, 스트레오 스피커를 탑재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했다. 또 A10 Fusion CPU와 레티나HD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등은 전작보다 한층 향상된 기능을 제공해 제품에 대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제공한다.

▲ 음식 사진을 빼 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피사체는 대부분은 음식이다. 샌드위치의 다양한 색상이 조화롭게 표현됐다.

그러나 모든 제품이 100% 완벽할 수가 없듯이, 부족한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특히 대책 없이 사라져버린 이어폰 단자는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고가의 값을 지불하고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면, 또 이를 이용해서 값비싼 액세서리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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