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역사: 게임 패드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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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역사: 게임 패드 버튼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7.11.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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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게임의 역사에서 방향키에 대해 다룬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버튼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방향키가 캐릭터 이동을 위한 조작이라면, 버튼은 캐릭터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오래된 게임기의 역사만큼이나 이를 조작하기 위한 게임 패드와 조이스틱의 역사도 오래됐다. 그만큼 다양한 버튼 방식이 적용됐는데 어떻게 버튼이 발전돼 왔고 어떤 조작이 필요해 버튼이 변경됐는지 알아보자.

 

없거나 혹은 1개

초창기 게임에서의 버튼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존재였다. ‘핑퐁’같은 게임에는 이동만 필요했기 때문에 버튼이 필요 없었고 초창기 슈팅 게임에는 미사일 발사 버튼만 필요했기 때문에 버튼이 1개만 있어도 충분했다.

특이한 경우로 몇몇 게임은 좌우 이동만 필요했기 때문에 방향키 없이 버튼 2개 또는 원형 휠로 조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향키가 있으면서 버튼이 2개인 경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집에서 즐기는 콘솔 게임기에서도 한동안 버튼은 1개였다. 마그나복스 오디세이와 아타리도 방향키는 원형 휠이나 조이스틱을 사용하면서도 버튼은 1개뿐이었다.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인 ‘게임&워치 동키콩’도 방향키와 버튼 1개가 적용됐다.

▲ 초창기 게임 패드에는 버튼이 많이 필요 없었다.

 

2버튼, 셀렉트&스타트

게임 패드 버튼의 기본 체계인 2개의 조작 버튼과 셀렉트&스타트 체계는 닌텐도의 패미컴에서 최초로 적용됐다. 패미컴이 큰 히트를 친 후 출시된 모든 게임 패드에는 이 구조에서 버튼을 추가하는 형태일 뿐, 버튼 개수를 줄이지는 않았다. 특히 디자인도 왼쪽이 방향키, 오른쪽이 버튼을 둔 형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조작을 다양하게 하고 싶은 게임이라도 정해진 버튼 개수가 있기 때문에 이 이상 조작 방식을 늘릴 수 없었다. 다만, 버튼을 짧고 길게 누르는 방식으로 조작 방식이 달라지거나 잘 사용하지 않는 셀렉트 버튼을 조작 버튼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세가의 슈퍼 메가드라이브는 좀 독특하게 3버튼 체계를 갖췄는데 셀렉트 버튼으로 버튼을 변경해 6버튼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같은 6버튼 게임이 여기에 해당됐는데 이후 6버튼 체계의 패드가 별도로 출시되기도 했다.

▲ 전면에 2버튼과 셀렉트&스타트 버튼을 넣은 패미컴 패드.

 

숄더 버튼의 등장

게임이 복잡해짐에 따라 조작하기 위한 버튼이 더 필요해졌다. 1992년 출시된 닌텐도의 슈퍼 패미컴의 전면 버튼은 기존 2버튼에서 4버튼으로 변경됐다. 표기도 A, B 버튼에서 X, Y 버튼이 추가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게임 패드를 쥐고 있기만 했던 손가락이 좀 더 조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검지로 누를 수 있는 L, R 숄더 버튼을 추가했다. 숄더 버튼은 범퍼 버튼으로도 부르기도 한다. 전면 4버튼과 상단 2버튼 형태인 슈퍼 패미컴 패드는 이후 다양한 게임 패드의 기본으로 정착된다.

▲ 전면 상단에 숄더 버튼을 추가한 슈퍼 패미컴 패드.

 

당기는 맛, 트리거 버튼

트리거 버튼은 숄더 버튼 아래에 위치하는 버튼으로, 플레이스테이션 1 패드에서 처음 적용했다. 당시에는 그저 디지털로만 작동하는 버튼이었지만, 닌텐도 64에서 최초로 트리거 버튼을 아날로그 형식으로 채택했다. 이것을 계기로 디지털로 작동하는 버튼은 숄더 버튼, 아날로그로 작동하는 버튼은 트리거 버튼으로 명명한다.

총 방아쇠를 당기는 형태이기 때문에 주로 슈팅 게임에서 발사 버튼으로 사용된다. 또한, 누르는 힘에 따라 다르게 조작할 수 있어 레이싱 게임에서 액셀/브레이크 버튼으로도 자주 쓰인다.

트리거를 처음 도입한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3의 게임 패드인 듀얼쇼크 3부터 아날로그 형태 트리거를 사용했다. 하지만 누르는 부분이 오목한 형태가 아니라 누르는 데 불편했다. 이후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 4의 게임 패드인 듀얼쇼크 4에서는 오목한 형태로 변경했다.

 

방향키에서 버튼으로

닌텐도 64의 아날로그 스틱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모든 게임기의 게임 패드에 아날로그 스틱이 적용되게 된다. 플레이스테이션의 듀얼쇼크부터 아날로그 스틱이 2개 적용됐고 게임 패드에 아날로그 스틱 2개가 기본으로 탑재되기 시작했다.

이 아날로그 스틱에 버튼이 적용됐는데 위에서 누르는 방식으로 조작한다. 아날로그 스틱이 좌, 우에 하나씩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 스틱 버튼은 흔히 아날로그 스위치로 부르며, 버튼 이름으로는 L3, R3로 부른다. 방향키로 쓰다가 버튼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지만 연타하기 쉽기 않은 탓에 자주 사용하는 버튼으로는 쓰지 않는다.

▲ 트리거 버튼은 물론, 전면 6버튼과 아날로그 스틱도 적용한 닌텐도 64 패드.

 

홈 버튼 탑재

과거에는 게임을 하기 위해 게임기에 전원을 넣기 위해서는 게임기 전원을 켜야 했다. 그러나 엑스박스 360의 게임 패드에는 독특하게 패드 한가운데 엑스박스 로고를 넣어 전원 버튼을 탑재했다. 이는 엑스박스 360의 기본 패드가 무선이었기 때문에 무선으로 게임기를 켤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엑스박스 360 게임 패드의 전원 버튼은 게임기를 켜고 끄는 것 이외에 게임기가 켜져 있는 중에 누르면 게임기 메인 메뉴가 나오도록 해 게임 종료나 음악 재생, 디스크 꺼내기 등 다양한 명령을 실행할 수 있었다. 이후 소니와 닌텐도의 게임기에도 전원 버튼이 탑재됐으며, 홈 버튼이라는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 전원이 들어오면 녹색 불이 켜지는 엑스박스 360 패드.

 

게임사별 게임 패드

닌텐도는 슈퍼 패미컴까지는 다른 게임사가 따라 할 정도의 게임 패드의 정석을 만들어온 반면, 닌텐도 64부터는 독특한 아이디어의 패드를 계속 선보였다. 게임큐브 때는 독특한 전면 버튼 디자인, Wii 때는 양손으로 따로 들고 하는 위모컨과 눈차크, Wii U 때는 터치스크린을 추가했으며, 스위치는 필요에 따라 변신하는 조이컨 등이다.

▲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하는 조이컨.

세가는 닌텐도와 비슷한 형태를 선보이다가 슈퍼 메가드라이브 때 선보인 전면 6버튼 디자인이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 세가 새턴 때는 똑같은 디자인에 상단에 숄더 버튼이 추가돼 8버튼이 됐으며, 이후 세가가 게임기 사업을 접은 후에도 다른 게임기에서 복각 패드로 출시되기도 한다.

▲ 격투 게임용으로 많이 찾는 세가 새턴 패드.

소니는 초창기 아날로그 스틱이 없는 기본 패드 디자인을 기반으로 약간씩만 변경됐다. 아날로그 스틱 2개가 추가된 듀얼쇼크 1부터 디자인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듀얼쇼크 4에 들어서 터치패드가 추가되기도 했다.

▲ 터치패드까지 추가된 듀얼쇼크 4.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늦게 게임기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과거 PC용 게임 패드를 출시하기도 했던 만큼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줬다. 다만, 초창기 엑스박스 패드는 상당히 큰 크기 때문에 조작이 불편해 스몰 버전이 나왔고 이후 출시된 패드는 이와 같은 크기로 제작됐다. 신형 엑스박스 원 패드의 경우, 블루투스 기능도 탑재해 PC로 사용하는 게임 패드 중에서는 최고 성능을 보여준다.

▲ PC로 사용할 수 있는 게임 패드 중 최고라는 평인 엑스박스 원 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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