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스마트폰에 관심이 좀 있는 사람들이라면 구글 넥서스(Google Nexus) 시리즈를 기억할 것이다. 최신 순정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되고 스펙 대비 가격도 적절해서 아는 사람들은 ‘가성비 갑 스마트폰’으로 칭했으나 넥서스 6P와 넥서스 5X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최신 순정 안드로이드 OS에 신규 버전 업그레이드도 구글이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도 출시되고 있다. 바로 안드로이드 원(Android One) 탑재 스마트폰이다.
안드로이드 원이란?
구글 넥서스는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의 가이드라인과 같았다. 구글이 최신 안드로이드 OS를 개발하면서, 이 OS에 알맞은 스펙으로 스마트폰 본체도 설계했다. 구글과 협력한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은 이 설계를 바탕으로 구글 넥서스를 제작했다.
안드로이드 원은 이 구글 넥서스의 유지를 이어받은 하드웨어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 원 인증을 받은 스마트폰은 구글이 개발한 순정 안드로이드를 탑재한다. OS 업그레이드, 보안 업데이트 등 소프트웨어 지원은 구글이 2년 동안 담당한다.
안드로이드 원과 구글 넥서스의 차이는 구글의 하드웨어 설계 여부에 있다. 구글 넥서스에서는 구글이 직접 하드웨어까지 설계했지만, 안드로이드 원에서는 하드웨어 가이드라인만 제시한다. 파트너사가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제작하면 구글이 안드로이드 원 인증을 주고 판매할 수 있게 한다.
다양한 기능에 보안성도 갖췄다
안드로이드 원 스마트폰은 구글 순정 안드로이드 OS가 지닌 강력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우선 스마트폰에서 구동 중인 모바일 앱의 우선순위를 정해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다. 스마트폰이 지갑이나 가방에 있을 때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구글의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도 사용할 수 있다. 홈 버튼을 꾹 누르고 음성 명령을 내리면 전화를 걸 수도 있고 오늘 날씨나 염창동 맛집, 토요일 두산 베어스 경기 시간 등을 검색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안드로이드 원 스마트폰에는 구글의 보안 서비스인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 (Google Play Protect)가 탑재돼 있다. 이 앱은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매일 500억 개 이상의 앱을 검사, 확인해 스마트폰을 안전하게 지켜준다. 매월 정기적인 보안 업데이트도 보장된다.
저가형에서 중급형으로
안드로이드 원의 출발은 생각보다 오래 됐다. 지난 2014년에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원이 발표되고 인증 기기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최초의 안드로이드 원 스마트폰은 마이크로맥스, 스파이스 등의 인도 업체가 제작했으며,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판매됐다.
출시국과 업체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본디 안드로이드 원은 제3세계 시장에 출시되는 저렴한 스마트폰을 위해 개발됐다. 안드로이드 원 론칭 당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드로이드 원은 인도를 비롯한 신흥 국가를 위해 개발됐다”면서 특히 인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원은 원하는 바를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인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이다. 반면, 테스트 삼아 출시한 일본, 터키 등에서는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이를 바탕으로 구글은 안드로이드 원의 방향을 조정하게 된다. 중급형 스마트폰을 위한 레퍼런스 플랫폼으로 성격을 바꾼 것이다.
2017년에 공개된 샤오미 Mi A1은 새롭게 바뀐 안드로이드 원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5.5인치 IPS 디스플레이에 4GB RAM, 32/64GB 내장 메모리, 듀얼 카메라 등 갖출 건 다 갖췄음에도 가격은 3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이후 출시되는 안드로이드 원 스마트폰 또한 적절한 가격대에 준수한 성능을 보유한 중급기로 출시되고 있다.
구글의 꿈, 성공할까?
안드로이드 원은 단순히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을 통해 점유율을 늘리려는 시도가 아니다. 아 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제조사마다 UX, 기본 앱 등이 다르다. 이런 과정에서 최적화가 좋지 못하면 속도가 느려지거나 사용 시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제조사의 OS 업데이트 과정이 지지부진한 일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원을 통해 이 문제를 개선하려 한다. 최적화된 순정 OS로 유저의 편의성을 개선하면서 새로운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더 빨리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PC월드 기자 마이클 사이먼은 “안드로이드 원의 핵심은 균질성이 아닌 플랫폼과 소비자를 위해 안드로이드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순수한 안드로이드를 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스펙이 상향평준화되는 시대에서 UX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는 업체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순정 안드로이드를 모두가 쓰게 하려는 구글의 의지가 앞으로 어떤 열매를 맺을지 주목된다.
샤오미 Mi A2
안드로이드 원 플랫폼을 적용한 샤오미 Mi 시리즈 A 라인업의 2세대 모델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660 프로세서와 4GB RAM, 32/64GB 내장 메모리, 6인치 2160x1080 LTPS LCD, 1,200만 + 2,000만 화소의 HDR 촬영 지원 후면 듀얼 카메라, 2,0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 3,010mAh 내장 배터리 등이 적용됐다. 뒷면에는 지문인식 센서가 배치됐으며, 퀄컴 퀵차지 3.0도 지원한다. 10월 23일 기준으로 32GB 모델은 약 258,000원(해외구매), 64GB 모델은 약 283,000원(해외구매)이다.
샤프 아쿠오스 S3
이 스마트폰은 퀄컴 스냅드래곤 630 프로세서와 4GB RAM, 64GB 내장 메모리 등을 탑재했다. 6인치 2160x1080 슈퍼클리어 IPS 디스플레이는 550nits의 고휘도로 선명하고 1,300만 + 1,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도 장착됐다. 1,6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로 셀카를 찍으면 인공지능이 얼굴 특징을 파악해 자연스러우면서도 차별화된 보정 효과를 제공하며, 모바일 T머니도 지원한다(SK텔레콤 유심 한정). 3,200mAh의 넉넉한 배터리 용량도 특징이다. 출고가는 399,300원이다.
LG G7 One
IFA 2018에서 공개된, 최초의 LG 안드로이드 원 스마트폰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와 4GB RAM, 32GB 내장 메모리,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8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 3000mAh 일체형 배터리 등을 갖췄다. 6.1인치 3200x1800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 상자나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별도의 스피커처럼 깊은 울림을 제공하는 붐박스 스피커 등 LG G7 씽큐의 주요 포인트가 그대로 살아 있다. IP68 방수 방진 지원에 밀스펙 항목도 통과해 내구성도 최상급이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