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아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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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아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얼마나 좋을까?
  • 최한슬 기자
  • 승인 2021.01.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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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최한슬 기자] 최강 한파가 몰아쳤던 1월이었다. 폭설이 내려도, 강풍이 불어도 밖으로 나와야 하는 우리에게 귀도 감싸주며 음악도 들려주는 일석이조 아이템이 바로 헤드폰이다.

‘선이 없는 전자 기기’라는 혁신이 준 자유로움에 익숙해진 요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갖춘 무선 헤드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만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있는 블루투스 헤드폰은 10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아,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하기엔 꽤 부담이 컸다. 

처음 헤드폰을 써보려 하지만, 비싼 가격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헤드폰은 없을까? 있다! 10만원보다 낮은 가격에 일상 속 소음에서 해방시켜주는 ‘가성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2종을 살펴봤다. 가격은 모두 1월 28일 공식 스토어가 기준이다.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에 대해 짧게 짚고 넘어가겠다. 항공기 엔진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자 군사 목적으로 처음 개발된 노이즈 캔슬링은 점차 음향기기에도 적용됐으며, 이를 지원하는 음향기기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은 외부 마이크로 주변 소리를 수집해 실시간으로 분석, 반대 파동을 만들어 내보냄으로써 소음을 상쇄하는 효과를 낸다. 버스나 지하철 소음 같은 반복적이고 일정한 생활 소음을 상당 부분 차단하지만, 사람 말소리 같은 불규칙한 소음까지는 완전히 상쇄할 수 없다.

노이즈 캔슬링 상태로 음악을 들으면 기능을 켜지 않았을 때보다 음악이 더 가까이서 들리는 느낌이 든다. 주변 소음과 음악이 겹쳐지는 현상이 해소되며, 볼륨을 키우지 않아도 조금 더 강하고 또렷하게 들린다.

그래서 이전보다 음질이 깨끗하게 들리는 장점도 있지만, 소음에 대항하는 반대 파동을 일으키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특유의 먹먹한 느낌 때문에 사용자의 호불호가 갈리곤 한다.

그럼에도 한 번 입문하면 그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서도 제대로 구현했을까? 2종 중 첫 번째 헤드폰부터 소개한다.

 

첫 번째로 소개할 10만원 아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엠포우 H21’이다. 가격은 98,000원.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완성도, MPOW 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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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부드럽다

첫 번째로 다룰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엠포우(MPOW) H21’(이하 엠포우 H21)이다. ‘엠포우’는 국내에선 아직 낯선 브랜드이나, 홍콩에 본사를 두고 해외 시장에서 자리 잡은 글로벌 음향기기 브랜드다.

특히 엠포우 헤드폰은 아마존 북미 오디오 시장에서 판매 1위를 달성하며 가성비가 좋은 제품으로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엠포우코리아가 국내 공식 진출을 알리며 국내에서도 엠포우 제품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엠포우 H21은 외부와 내부에 모두 마이크를 장착해 더 정밀하게 소음을 제거하는 ‘하이브리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Hybrid ANC)’을 지원한다. 대용량 배터리로 3시간 충전에 최대 4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어컵과 헤드밴드에 은은하게 빛을 반사하는 메탈 느낌의 포인트를 주어 평범한 디자인의 심심함을 덜었다.

매끈한 플라스틱 재질의 엠포우 H21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양 귀를 완전히 덮는 오버이어 형태의 이어컵으로 오랫동안 착용해도 압박감이 적다.

헤드밴드와 이어컵엔 부드러운 인조 가죽 소재가 쓰여 편안한 착용감을 준다.
헤드밴드 길이 조절도 간편하다.
헤드밴드 길이 조절도 간편하다.

헤드밴드 길이를 조절하는 힌지는 견고하지만 부드럽게 움직인다. 또한 이어컵을 90°로 접고 회전시킬 수 있는 유연함도 장점이다. 접는 느낌도 부드러워 사용할 때마다 간편하게 늘이고 접을 수 있었고, 휴대하기에도 매우 편리했다.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 파우치에 넣어 보관 및 휴대할 수 있다.

오른쪽 이어컵 하단에는 노이즈 캔슬링(ANC) 버튼이 있는데, 온오프(On/Off) 스위치로 만들어져 손의 감각만으로도 다른 버튼과 쉽게 구분하여 확실하게 끄고 켤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한 후에는 꼭 버튼을 Off 상태로 바꿔야 배터리 방전을 막을 수 있다.

좌측 하단에는 마이크로 5핀 충전 단자, 우측에 조작 버튼이 있다. 위부터 차례로 ANC, 볼륨 조절, 전원/페어링 버튼, 그리고 유선 연결 단자가 있다. 제공되는 유선 오디오 케이블을 연결하면 유무선 겸용으로 쓸 수 있다.

대중교통에서 빛을 발하는 노이즈 캔슬링

엠포우 H21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예상보다 꽤 훌륭한 편이다. 충전만 되어 있으면 전원을 켜지 않아도 노이즈 캔슬링을 작동시켜, 음악 없이도 주변 소음으로부터 잠시 멀어질 수 있다.

기능을 켜면 외부 소음에 대항하는 반대 파동이 컴퓨터나 온풍기 돌아가는 소리 같은 규칙적이고 비슷한 소리를 거의 상쇄시킨다. 다만 일정하게 들려오던 사소한 소음이 지워지며 마치 비행기 안에 있는 듯한 약간의 먹먹함이 느껴지면서 옅은 백색 소음이 들린다.

방 안이나 사무실 같은 조용한 환경에선 엠포우 H21의 노이즈 캔슬링 효과가 크지 않았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기능이 빛을 발했다. 퇴근 시간 지하철역과 열차 내에서 이동하며 엠포우 H21을 이용해봤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자 사람들과 매우 붙어있음에도 주변의 작은 말소리나 열차가 움직이는 소리 등이 많이 지워졌다. 또한 폭설로 인해 유동인구가 훨씬 늘어난 신도림역에서도 블루투스 5.0 연결 또한 안정적이었다. 

<strong></strong>​​​​​​​전동차가 멈추고 움직이는 것을 소리로는 알기 어려울 정도로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br>
전동차가 멈추고 움직이는 것을 소리로는 알기 어려울 정도로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중저음역대가 돋보이는 준수한 음질

그렇다면 음질은 어떨까? 엠포우 H21은 퀄컴의 CSR8635 칩셋과 40mm 드라이버를 내장해 깊은 베이스가 강조된 중저음역대에 특화된 음질을 들려준다. 보컬이 중심이 된 가요부터 웅장한 배경 음악이 유명한 영화 <인셉션>의 묵직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도 무리 없이 들려준다.

소프라노 음성이 돋보이는 오페라 아리아를 들어보니 고음의 화려함과 떨림을 완전히 전달해주진 못해 고음역대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으나, 가벼운 무게와 가격대를 고려하면 꽤 준수한 해상력을 보여준다. 통화 음질은 무난했으나, 상대방의 목소리가 다소 답답하고 멀게 느껴졌다. 반대로 상대방에겐 무선 이어폰을 사용할 때보다 주변 소음이 많이 제거된 느낌을 줬다. 

 

두 번째로 소개할 10만원 아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SKY Fit IM-ANC100’이다. 가격은 79,900원.

이 가격에 노이즈 캔슬링까지, SKY Fit IM-ANC100

메탈 그레이로 세련된 현대인처럼

두 번째로 다룰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SKY Fit IM-ANC100’(이하 스카이 핏)이다. 스카이 핏(Fit) 시리즈는 2000년대 휴대전화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카이의 무선 음향기기 브랜드로, 내 귀에 딱 맞는 편안함과 프리미엄 오디오 경험을 선사한다. 저렴한 가격대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지원하는 '가성비' 헤드폰을 강점으로 내세운 스카이 핏은 약 2~3시간 충전으로 최대 30시간, 노이즈 캔슬링 활성화 시 14시간까지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은은한 광택을 내는 그레이 색상이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스카이 핏은 빛에 반사되는 정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는 메탈 그레이 색상으로 세련된 도시 감성을 연출했다. 이어컵은 타원형을 선택해 크기를 줄이면서 귀를 덮을 수 있는 효율적인 구성을 택했다.

이어컵에는 부드러운 인조 가죽 소재가, 헤드밴드에는 느낌 좋은 실리콘 소재가 쓰였다. 오버이어 헤드폰으로 귀에도 편안하다.
힌지에 단위가 적혀있어 정확한 길이 조절이 가능하다.

헤드밴드의 힌지 역시 부드럽게 움직인다. 또한 헤드밴드의 기본 길이가 충분한 편으로, 늘 다른 헤드폰의 헤드밴드를 늘려서 사용했던 기자가 스카이 핏은 길이를 조절하지 않고도 편하게 사용했다. 이어컵도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데, 접을 때마다 소리가 나 느낌이 부드럽진 않으나, 과도하게 힘을 주지 않는 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드 케이스가 기본 제공되어 헤드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ANC) 버튼과 다른 조작 버튼은 이어컵의 좌우측에 나눠져서 위치한다. 온오프 스위치로 구성된 ANC 버튼은 좌측에 따로 위치해 빠르게 사용할 수 있고, 이용이 끝난 후에는 버튼을 초록 불빛이 보이지 않는 Off 상태로 바꿔놓아야 방전을 막을 수 있다.

이어컵 좌측 하단엔 노이즈 캔슬링 버튼과 유선 연결 단자가, 우측 하단엔 전원을 포함한 조작 버튼과 마이크로 5핀 충전 단자가 있다.

기능의 존재 가치를 알려주는 노이즈 캔슬링

저렴한 가격에 노이즈 캔슬링을 제대로 완성했을지 궁금했다. 스카이 핏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기능 작동 유무에 따라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며 차음 효과를 여실히 보여줬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끈 상태에서 헤드폰을 착용하면 마치 동굴 안에 들어온 듯한 공명감이 느껴지며 주변 소음이 귓가에서 웅웅 울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기능을 켜면 귓가에서 울리던 주변의 소음이 사라지며 이에 대항해 헤드폰이 발생시키는 옅은 백색 소음만이 남는다. 블루투스를 연결하지 않아도 이용 가능한 독립형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기 때문에, 집중이 필요할 때 소음 차단용 귀마개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스카이 핏의 노이즈 캔슬링 역시 버스와 지하철 열차 안에서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기능 작동 시 열차가 움직이는 소리뿐 아니라 주의하지 않으면 안내 방송 소리까지도 잘 들리지 않는 등 높은 소음 차단 능력을 보여줬다. 주변 소리를 지우니 재생되는 음악이 더 또렷하게 귀에 들어와 볼륨을 높일 필요가 없었다. 블루투스 5.0 연결도 안정적이어서 사람으로 붐비는 서울 지하철 당산역 환승 구역 안에서도 끊김 없이 음악에 몰입할 수 있었다.

스카이 핏을 착용한 모습.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음질

스카이 핏은 퀄컴의 QCC3034 칩셋과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해 전체적으로 중음역대에 특화된 무난한 밸런스의 음질을 제공한다. 일반 가요부터 웅장한 대편성 클래식 등 모두 고루 들어보니, 저음역대와 고음역대 소리의 특징까지 디테일하게 전달하진 못했으나 대부분의 소리가 거치는 중음역대의 소리를 준수하게 들려줬다. 가수의 목소리가 두드러지는 일반 가요를 감상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마치며

앞서 소개한 '엠포우 H21'과 '스카이 핏' 두 헤드폰은 모두 서로 다른 프로파일을 가진 스마트 기기 2대에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멀티 포인트 기능’을 지원한다. 하나의 헤드폰으로 스마트폰(통화 기기)과 태블릿PC(재생 기기)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두 기기의 콘텐츠를 동시에 재생할 수는 없으나, 기기와 한 번 페어링한 후에는 다시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번갈아가며 재생할 수 있다. 즉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다 잠시 멈추면 태블릿PC의 영화를 바로 재생할 수 있고, 영화를 보다가도 스마트폰에 오는 전화를 바로 연결해 받을 수 있는 식이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가격대에 노이즈 캔슬링, 준수한 음질을 제공하는 위 헤드폰을 추천한다. 사방으로 소리를 내뿜는 기계로 가득찬 도시 속에서 잠시라도 소음 없는 세상에 당신을 눈 뜨게 해줄 것이다. 찬바람 부는 날씨에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정말 꽤나 괜찮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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