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UMPC(Ultra Mobile Personal Computer)는 사용성에 있어 노트북이 아닌 휴대용 게임기에 가까운 제품으로, 전원을 연결해 사용하기보다는 주로 배터리로 구동되는 상황이 많은 만큼 사용 시간에 민감하기도 하다. 현재 출시된 UMPC 제품들은 대체로 90분 정도의 사용 시간을
제공하는데, 이는 아직 전력 효율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전력 모드로 사용하면 좀 더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지만, 그래도 부족한 편이다.
특히 기존 ASUS ROG Ally(엘라이)는 게이밍 UMPC 중 배터리 용량이 가장 적은 40Wh였기 때문에 사용 시간도 60분(1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아 불편함이 더 컸다. 이렇듯 연속 사용 시간 등에서 문제점이 제기되자 최근 출시한 ASUS ROG Ally X 모델에서는 기본 배터리 용량을 2배로 늘린 80Wh를 채택해 사용 시간을 개선했다. 하지만 ASUS ROG Ally X는 기본 탑재된 저장장치(SSD) 용량이 최대 1TB에 불과해 저장 공간 확장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기자는 2TB로 용량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며 SSD에 따른 전력 소비의 차이가 발생하는지, 또한 사용 시간도 늘어나는지를 직접 확인해 보고자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 사용된 SSD는 저발열, 저전력 SSD의 대명사로 불리는 SK하이닉스 Gold P31 M.2 NVMe SSD(이하Gold P31)로 사용 시간을 직접 확인해 보자.
왜 Gold P31 SSD인가?
먼저 왜 내부 SSD를 Gold P31 SSD로 교체하는지를 짚고 넘어가자. 이전 모델인 ASUS ROG Ally는 M.2 SSD 슬롯이 2230 사이즈였기 때문에 교체할 수 있는 제품이 제한되었지만, ASUS ROG Ally X는 M.2 SSD 슬롯이 2280 사이즈로 바뀌면서 SSD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특히 M.2 2230 SSD는 현시점 최대 2TB 용량까지 선택할 수 있지만, M.2 2280 SSD는 최대 8TB까지 지원하고 있어 저장 용량을 넉넉하게 운용할 수 있다.
또한, ASUS ROG Ally X는 PCIe Gen4 인터페이스의 SSD를 지원한다. 기본 탑재된 SSD도 PCIe 4.0 NVMe SSD인 WD SN560 모델이다. PCIe 4.0 SSD는 빠른 읽기/쓰기 속도를 지니고 있지만, 실제 게임 실행 및 플레이 시 PCIe 3.0 SSD와의 체감 속도 차이는 크지 않다. 따라서 UMPC에 장착할 배터리 소모가 적은 SSD를 찾는다면, PCIe 4.0보다는 전력 소비가 덜한 PCIe 3.0 SSD가 더 적합할 것이다.
그렇다면 UMPC에 장착할 배터리 소모가 적은 SSD를 찾는다면 PCIe 4.0보다는 PCIe 3.0 SSD가 더 적합하다. Gold P31 SSD는 PCIe 3.0 SSD 중에서도 전력 효율성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며, PCIe 4.0 SSD와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성능을 자랑하는 SSD다. 최대 용량이 2TB인 점은 살짝 아쉽지만, 게이밍 UMPC를 운용하는데 충분하므로 Gold P31 SSD를 선택했다.
SSD 교체하기
ASUS ROG Ally X의 SSD를 교체해 보자. 분해하는 과정은 기존 ASUS ROG Ally와 같으며, M.2 SSD 슬롯 위치만 다르다. 기존에 장착된 SSD를 빼내고 Gold P31 SSD로 변경하면 교체 작업은 끝이다. SSD 교체 후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BIOS 화면으로 진입하는데 Y버튼을 눌러 고급 모드로 바꾼 후 고급 메뉴에 있는 ‘ASUS 클라우드 복구’를 선택하면 된다. 진행 과정이 끝나면 자동으로 윈도우 11과 필수 드라이버, 소프트웨어가 모두 설치된다.
사용 시간 테스트하기
실제 사용 시간을 확인해 보자. 테스트 방식은 배터리 100% 상태에서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고 부팅 후 게임을 실행한 뒤 전원 케이블을 뽑고 꺼질 때까지 게임을 플레이했다. 작동 모드에 따라 각각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전력 소모가 큰 ‘터보 모드’와 ‘성능 모드’에서는 화면 밝기를 100으로 했고 전력 소모가 적은 ‘조용 모드’에서는 화면 밝기를 70으로 설정했다. 소리는 10으로 모두 똑같이 맞췄다.
터보 모드에서는 ‘철권 8’을 구동했다. WD SN560은 125분 정도 구동되었고 Gold P31 SSD는 142분 정도 구동되었다. 성능 모드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6’를 구동했다. WD SN560은 178분 정도 구동되었고 Gold P31 SSD는 197분 정도 구동되었다. 조용 모드에서는 ‘언더 나이트 인버스 2’를 구동했다. WD SN560은 352분 정도 구동되었고 Gold P31 SSD는 376분 정도 구동되었다.
Gold P31 SSD로 교체해 터보 모드에서는 약 13.6%, 성능 모드에서는 약 10.7%, 조용 모드에서는 약 6.8% 더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저전력 구동 모드일수록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시간 차이가 적었다. 이러한 이유는 낮은 성능으로 구동되는 게임을 플레이하면 그만큼 SSD에 사용되는 전력 소비가 감소하고 내부 발열도 낮아 쿨링팬 소모 전력도 줄어든 탓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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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 UMPC에 적합한 SSD
ASUS ROG Ally X에 Gold P31 SSD를 장착해서 사용 시간 차이를 비교해 봤다. SSD 자체가 전력을 크게 차지하는 부품은 아니지만, SSD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사용 시간이 성능 모드 기준으로 약 10.7% 정도 늘어났다. 드라마틱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사용 시간이 누적될수록 전력 소비의 차이가 발생하기에 실제 사용하면서 느끼는 체감은 의외로 클 수 있다.
주로 휴대해 다니는 제품이며, 배터리로 사용하는 비중이 많은 UMPC이기에 SSD 교체만으로 사용 시간이 약 20분 더 늘어난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만약 ASUS ROG Ally X의 내장 SSD의 용량 업그레이드를 고려한다면 저전력, 저발열 SSD인 Gold P31 SSD를 적극 추천한다.
외장 SSD를 사용하고 싶다면?
ASUS ROG Ally X의 저장 공간은 기본으로 1TB다. 굳이 내장 SSD를 교체하지 않아도 많은 게임을 설치해 즐길 수도 있다. 만약 용량을 늘리고 싶은데 내부 SSD를 교체하는 것이 어렵다면 마이크로SD 카드나 외장 SSD를 추천한다. 마이크로SD 카드나 외장 SSD 모두 ASUS ROG Ally X에 꽂는 것만으로도 저장 공간을 손쉽게 늘릴 수 있다.
특히 ASUS ROG Ally X에는 USB Type-C 단자가 2개 있기 때문에 외장 SSD를 장착한 상태에서 다른 기기를 연결하거나 전원을 충전할 수도 있다. USB Type-C 단자 1개는 40Gbps 속도를 지원하는 USB 4.0이고, 다른 USB Type-C 단자 1개는 10Gbps 속도를 지원하는 USB 3.2 Gen2다. 따라서 어느 쪽이든 10Gbps 속도를 지닌 외장 SSD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추천하는 외장 SSD는 SK하이닉스 Beetle X31 외장 SSD(이하 비틀 X31)다. 비틀 X31은 작은 크기로 휴대성이 뛰어난 외장 SSD면서 10Gbps의 빠른 속도와 저전력, 저발열로 설계돼 게이밍 UMPC에서 사용하기에 손색없다. 현재는 샴페인 골드 색상에 용량도 최대 1TB인 모델만 있지만, 조만간 ASUS ROG Ally X와 잘 어울리는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에 최대 2TB 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외장 SSD에 관심이 있다면 비틀 X31을 주목하자.
스마트PC사랑 8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