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강호동號"... 농협중앙회 성과급·사조직 논란,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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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강호동號"... 농협중앙회 성과급·사조직 논란, 언제까지?
  • 김호정 기자
  • 승인 2024.11.22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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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에 전농 "벼 40kg, 7만원 약속 이행해야"
15억원 적자 조합 충남...조합장 연봉 인상 논란
농협, 3년새 연체액 243%↑...매년 임직원 성과급 6000억원
농협 본사 전경. 사진=농협
농협 본사 전경. 사진=농협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쌀값 폭락과 생산비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이 농협중앙회와 강호동 회장을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농가 소득이 감소하고 빚만 불어나는 상황에서 강 회장이 농민이 아닌 임직원들 배불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적자를 겪는 지역 농협의 수가 증가하고 농협 상호금융의 연체 금액이 전년 대비 200% 넘게 불어나고 있는데도 일부 지역 농협에서는 조합장의 월급 인상을 시도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22일 업계에따르면 농협중앙회 규탄에 나서고있는 농민회 연대가 내달 7일까지 전국 규모의 총궐기 대회를 열고 농협 정책 성토를 위한 역량을 결집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은 지난 9일 농협중앙회 세종충남지역본부 앞에서 볏단을 쌓아올리며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농 충남도연맹은 이날 강호동 농협 중앙회장이 약속한 벼 40kg 7만원 보장을 지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진구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은 "농협과 농민회는 설립 목적이 똑같음에도 농협은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농민을 위해 일한 적이 없다"며 "벼 40kg 7만원 보장과 수매가 결정 시 농민대표 참여 보장, 하나로마트 수입농산물 판매 금지 등 어느 한 가지도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농은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며 중앙회의 볏값 7만원 보장에 대한 강 회장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농·축협 적자 조합 3년 16배 증가... 조합장은 연봉 인상 
 

벼 수매가 하락으로 농민들이 고충을 호소하는 가운데 농가 부채까지 늘어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의원이 지난달 18일 농협 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전국의 농축협 적자조합 수는 3개에서 19개로 증가 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자액은 43억 600만에서 676억 600만원으로 같은 기간 16배나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7개 조합)에서 약 334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이어 경북( 4개 조합) 53억원, 전북과 충남(2개 조합)에서 각각 31억원, 15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가 경영이 갈수록 위태로워지는데도 지역 농협에서는 벌써부터 조합장의 연봉을 인상하는 안건 올라오면서 논란을 키웠다. 충남 당진시에서는 지역 농협이 조합장 연봉 인상안을 이사회에 상정해 지역 농민들이 현수막을 내걸며 반발에 나섰다. 농민들은 농협이 농민을 외면하고 임직원 배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농·축협 상호금융의 대출 연체금액도 2021년 2조7577억원에서 2023년 9조4,688억원으로 약 243%(6조7111억원)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호금융의 연체율 상승은 이를 이용하는 지역 농민들의 경영 악화를 의미한다. 

같은 기간 농협 중앙회는 매년 임직원을 대상으로 600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비판을 받았다. 이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농민을 외면한 농협의 임직원 챙기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농해수위 소속 윤준병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임직원에게 600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성과급 규모도 2021년 6051억원에서 2022년 6098억원, 2023년 6107억원으로 계속 상승했다.
 

농협법에도 없는 위원회 신설... 조합장 챙기기 꼼수
 

이에 더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조합장 활동비 우회 지원도 지탄의 대상이 됐다. 농협중앙회는 국감을 앞둔 지난 8월 강 회장의 지시로 '농정협력위원회'를 기획실 산하에 신설했다. 농정협력위는 전국 농협 조합장 1111명 가운데 19명을 위원으로 선정해 구성됐는데, 이들 19명은 국회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출신 조합장들이다. 이에 농해수위 의원들은 농정협력위가 국회 로비창구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농정협력위라는 농협 정관에도 없는 별도 조직을 만들어 회의 참가비로 100만씩 지급하고 있다"며 "3차례 회의를 열며 5700만원을 지출해 농민들이 낸 세금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농협은 내부 규정에 따라 회의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강 회장이 취임 초 내건 지역 조합장 농정활동비 100만원 지급 공약을 실현할 우회로를 찾았다는 시각이다. 강 회장은 지역조합장에게 매달 농정활동비 100만원 지급을 약속하고 법률 자문을 받았으나 위법 소지가 있다는 답을 받자 이를 철회했다. 이어 조합운영협의회 참석 수당으로 지급을 추진했다가 정부의 반대에 막혀 무산됐다. 이에 강 회장이 별도 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해결 창구를 발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농정협력위의 회의 수당이 인정되면서 비슷한 성격의 별도 위원회를 신설한 뒤 같은 명목으로 지급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귀뜸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측은 "(농정협력위가)사조직이란 논란이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협중앙회에는 여러 위원회들이 있고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정협력위도 그 중 하나다"며 "조합장들만 참여하는 다른 위원회의 신설 가능성은 현재로썬 파악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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