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게임] 게임 캐릭터를 둘러싼 관심과 사랑.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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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게임] 게임 캐릭터를 둘러싼 관심과 사랑. 어떻게 볼 것인가?
  • PC사랑
  • 승인 2013.03.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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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캐릭터를 둘러싼 관심과 사랑. 어떻게 볼 것인가?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 졸업과 입학, 겨울과 봄이 엇갈리는 이 시기에 빼놓을 수 없는 주제는 '사랑'이다. 보통은 이성친구 혹은 연인, 부부, 가족들과 함께 서로에게 표현하는 것이 사랑이지만 게임을 벗삼는 이들 중에는 사람을 대신해 캐릭터에 단순한 관심을 가지는 이들부터 관심을 넘어선 동경과 가상의 사랑까지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게임 세계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향유하는 문화의 한 형태인 것이다. 이런 가상의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생겨난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박원기 death_priest@naver.com
 
즐기는 콘텐츠와 누리는 방법의 차이일 뿐
어떤 자리에서 게임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다 넌지시 게임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나 관심 등의 좀 더 세부적인 주제로 이야기가 시작되면 그에 대한 반응은 대개 세 부류 정도로 나뉜다. 보통은 사람이 아닌 것에 대해 마치 사람처럼 관심이나 애정을 가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나 반려동물 또는 아끼는 물건 등의 예를 들며 원론적인 이해를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화제에 동의하며 자신이 몰입하거나 관심 혹은 애정을 가지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반응이 나오는 경우는 취미가 용인되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여야 가능하다. 대한민국 인구의 70% 이상이 PC나 모바일 등으로 게임을 즐기는 지금도 게임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나 몰입을 드러내는 것은 아직까지 장벽이 높다. 이 주제가 환영이나 인정을 받기 어려운 주제가 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뒤로 미루고, 과연 어떤 캐릭터들이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에 사용되며 관심을 끌고, 더러는 몰입하게 만드는 것인지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어떤 요소로 이루어진 캐릭터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캐릭터인가에 대한 생각이나 정의는 사람의 취향만큼 매우 다양할 수밖에 없는 질문이지만, 콘텐츠 산업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잘 끄는, 좋은 캐릭터의 공통점을 조금 축약해 보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만족을 주면서, 고유한 성격과 특징이 있는 캐릭터’라고 줄여 말할 수 있다.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문화 콘텐츠에 사용되는 캐릭터의 용도는 매우 상업적이고, 또한 상징적이다. 드라마, 만화, 영화 등은 물론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형 캐릭터나 마스코트들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어야 하는 이유다.
 
캐릭터가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려면 캐릭터(Character)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처럼 성격과 특징 등에서 특별하거나, 고유하거나, 뭔가 새롭거나, 친숙한 부분 등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는 인기 연예인을 섭외하려 하고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에는 좋은 스토리와 그림을 담으려고 하는 것이다. 필자가 쓴 ‘좋은 캐릭터’라는 표현 때문에 이 말이 소비자에게 ‘좋은 감정’을 심어주는 캐릭터를 일컫는 것처럼 인식하기 쉽지만, 좋은 캐릭터의 범주는 선역 캐릭터만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비록 악역 캐릭터라도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좋은 캐릭터인 것이다. 흔히들 캐릭터가 욕을 먹는 것을 가장 나쁜 것처럼 여기지만, 사실 공들여 창조한 캐릭터에 가장 참담한 것은 ‘무반응’이다. 캐릭터의 상징성이 대중에게 외면 받으면 그 캐릭터는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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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앤 소울>에 등장하는 악역 캐릭터 진서연.
 
반대로 공들여 창조한 캐릭터가 반응을 얻고 일반인들에게도 인지도를 얻어 가며, 지하철과 버스 등에 광고가 되고 매스 미디어 등에서 화제가 되면 그것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이처럼 캐릭터가 마스코트가 되건 주역이 되건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콘텐츠 산업의 팬덤을 보면, 분야와 관계없이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바로 콘텐츠 내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인기를 얻게 되면 그 캐릭터를 놓고 적든 크든 가상 놀이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캐릭터의 매력적인 모습을 칭찬하고, 공감하며, 좋아하는 캐릭터를 닉네임으로 삼으려고 애쓰거나 자신의 신부 혹은 여자친구(여성의 경우에는 남편 혹은 남자친구)라고 부르면서 애정이나 지지를 강조하기도 하고, 그 캐릭터의 대사, 매력적인 부분 등을 소재로 삼아 2차 창작이나 패러디 등을 양산하는 문화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처럼 콘텐츠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호불호를 평가하며 더러는 몰입하기까지 하는 것은, 어느 콘텐츠에서도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사고방식과 행동 양상이며, 아이돌 가수나 탤런트 등에 대해 팬들이 애정과 관심을 쏟는 행동 양식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소설에 등장하는 가공의 캐릭터나, 드라마에서 연기자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관심을 보이고, 몰입하며, 호불호를 이야기하는 것과,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에 관심을 보이고 호불호를 이야기하며, 몰입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어떤 방법으로 연기를 하느냐의 차이이고, 캐릭터를 접하는 콘텐츠가 활자냐, 영상이냐, 게임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어떻게 게임 속의 캐릭터에 대해서 이렇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몰입하며, 애정을 품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의아해하고, 더러는 정상적으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놀이 문화는 근본적으로 매우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으며, 콘텐츠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양식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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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팬덤은 100년이 지나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BBC 드라마‘셜록’
 
인기 드라마의 캐릭터나 인기 광고의 모델에 관심을 가지고, 만화 및 애니메이션, 소설에서 등장하는 캐릭터가 풀어놓는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 모두 우리 주변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이처럼 가상의 존재에 대한 몰입과, 관심과, 사랑을 나타내는 모습은 시대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셜록 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공의 캐릭터인 셜록 홈즈에 대한 가벼운 관심을 넘어, 마치 그가 살아 있는 것처럼 간주하고 연구하고, 창작하며, 이야깃거리를 나누는 매우 계층적이고 깊은 관심을 가진 팬 집단, ‘셜로키언’은 무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셜록홈즈에 대한 드라마와 영화가 아직까지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가공의 캐릭터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사랑 때문이다. 이렇듯 콘텐츠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관심을 넘어선 몰입 사례는 굳이 게임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영상 매체와 활자 매체 등에서 아주 널리 목격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고, 병리학적인 측면에서 해석하여야만 하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계층의 움직임, 그리고 시장의 움직임
그렇지만 유명인의 극성 팬들이 벌이는 행동을 팬이 아닌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사람이 아닌 게임 캐릭터에 대한 팬들의 행동 역시 그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거나, 비슷한 감정이 있다 해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계층적인 부분이다. 관심 자체는 보편적이지만, 거기에 개인의 취향이 들어가고 대상이 가공의 콘텐츠가 되면서 기존에 다른 문화 콘텐츠에서 보였던 여러 가지 예보다 좀 더 특수하고 계층적인 요소로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속하지 않은 계층의 행동에 대해 의아해하고, 당혹스러워하며, 때로는 비판 또는 비난하거나 경멸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매스 미디어를 통해 그런 극단적인 주장이 보도되어 여론을 호도 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특정인들이 주장하는 말들처럼 문화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들의 행동 양식이 실제 세상에서 그렇게 많이 비상식적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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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캐릭터에 웨딩 드레스를 입힌다고, 모두가 캐릭터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왜 그럴까? 매우 쉽고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 유명인의 극성 팬들이 벌이는 행동이 사회 문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그 유명인의 팬이 되어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이들 중 정말로 특별한 사이가 되고 싶어 생활까지 포기할 정도로 극단적 행동을 보이는 사람의 비율이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처럼, 게임 속에서 아이돌이나 연예인급 인지도를 가진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관심, 지지를 표시하는 이들이 가진 마음도 거의 대부분은 사랑 혹은 애정이라기보다 단순한 여흥인 것이다. 설령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반응에 애정이나 사랑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한들, 그것의 진정한 목적은 사랑이나 애정 그 자체를 관철시키는 것이아니라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자신의 즐거움을 좀 더 키우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을 PC방 손님들이나 직업이 없는 은둔형 외톨이 정도로 정형화시켜 판단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고정관념에 얽매여 이런 부분을 쉽게 간과한다. 게임 커뮤니티 등을 보면 게임을 즐기고 캐릭터에 관심을 나타내고, 여자친구니 신부니 하는 놀이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실제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도 있고 직장인도 있으며 가정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 중 곧 현실이라고 여길 만큼 빠져 있는 사람보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고 단순한 놀거리라고 아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엄연한 현실인 것처럼, 당연히 게임 캐릭터에 애정과 관심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중에도 아주 적극적이고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 이런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례에만 몰입하면, 당연히 극단적인 일면이 모든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사람의 취향은 천차만별이다. 연예인의 팬들 중 속칭 ‘사생’이라고불리는 스토커들이 있고 그런 이들이 팬들의 인식을 좋지 않게 할 만한 이슈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단순한 놀이나 관심 표현 수준을 넘어서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정말로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생각하는 극단적인 취향의 사람들도 존재한다. 자신의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어느 캐릭터 같은 타입’이라고 대놓고 말하고, 그 캐릭터와 관련된 물품들은 모두사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몰입하는 덕에 사랑하는 이성에 대한 열렬한 구애에 견주어야 설명이 가능할 정도의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렇게 특별한 수준의 관심은 대한민국에서는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정죄되기 쉽다. 더욱이 이런 행동을 죄악시하고 정죄하는 부류는 콘텐츠나 캐릭터에 대한 객관적 시각과 담론 없이 편향된 주관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매우 아이러니하고 앞으로의 문화적 관점에서는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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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한 유사 연애 시스템으로 인기를 얻은 <러브 플러스>.
 
이처럼 모순을 내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분위기와는 달리, 문화 선진국으로 일컫는 나라들의 계층적 움직임을 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처럼 인다. 잘 알려진 대로 일본은 수많은 미소녀 게임들을 통해 가상의 시나리오를 따라 연애 경험을 맛볼 수 있고, 러브플러스 시리즈처럼 아예 릭터와의 실시간 가상 연애가 메인 콘텐츠인 게임도 있다. 굳이 미소녀 임이 아닌 다른 게임이나 캐릭터 등을 제작하는 데에 있어서도, 고객에게 유사 연애에 가까운 분위기를 은연중 혹은 드러내놓고 들게 할 정도로 계층적 분위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콘텐츠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더불어 북미를 비롯한 다른 나라의 UCC 등을 살펴보면 게임뿐만 아니라 게임 콘텐츠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팬덤을 가진 이들의 대한민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다양하고 자유로운 모습이 많이 관측된다. 이런 해외 문화 콘텐츠 시장과 팬덤의 자유로워 보이는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들이 늘어나고, 해외의 자유로운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접한 사람들이 계속 늘어감에 따라, 대한민국의 현실 대신 해외의 현실을 매우 부러워하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한다. 그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어떤 이들은 단순히 부러워하는 것을 넘어서서 자의적 기준이 범람하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자유로워 보이는 해외의 현실을 대비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물론 그 불만들 중에 일리가 있는 부분도 약간은 있지만, 단언할 수 있는 대전제가 하나 있다면 해외의 현실이 무작정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하는 건 계층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대표적인 착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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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비해 해외 선진국이 자유로운 표현을 허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물론 일본이나 북미 등의 해외에서 다양한 캐릭터 시장이 양성화되어 있고 그런 시장과 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시장이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구매 수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고, 그 나라에서 가상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나타내는 분위기 및 콘텐츠가 주류이거나 사회 통념상 널리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적잖은 이들의 희망을 저버리는 말이 되겠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게 조금 특별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의 규모와, 그런 소비자들을 노리는 시장은 엄연히 전체 시장 및 소비자 중에 소수에 속하며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보이는 일면과 다른 것은 더 있다, 경험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소수의 취향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은 별다를 바 없고, 콘텐츠에 대한 법규와 사회적 기준이 불명확하고 자의적인 대한민국과는 달리, 문화 선진국일수록 콘텐츠에 대한 개념 정의가 다년간에 걸쳐 잘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엄격한 부분은 매우 엄격하다. 다만 대한민국과 문화 선진국이 분명하게 다른 점은 있다. 개인의 취향을 일부의 권위에 의해 ‘틀림’의 영역으로 집어넣고 비난하는 움직임이 형성되기 쉬운 대한민국과는 달리, 다른 나라는 이미 그런 부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다년간 있어 왔고 개인주의 문화가 자리 잡혀 있으므로 법규를 위반하는 일이 아닌 한 자신의 일이 아니니 넘어갈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이한 수요나 취향들을 널리 수용하고, 그런 수요를 노린 시장과 취미 생활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 및 모임이 쉽게 양성화되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관심 이상의 대상이 된 캐릭터들의 예
지금부터 소개하는 몇몇 게임 캐릭터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가량의 세월동안 게임업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게임의 인기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 혹은 질투의 대상이 된 캐릭터들 중 공개적으로 언급하기에 비교적 무난한 캐릭터성과 화제를 가졌다고 생각되는 캐릭터들이다. 이 캐릭터 외에도 취지에 부합하는 캐릭터가 더 많이 있지만, 지면의 한계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제외한 것이니 혹시 독자 여러분들이 가장 많은 애정을 가진 캐릭터가 여기에 실리지 않았다 해도 너무 낙담하지 않기를 바란다.
 
너무나 완벽한 소꿉친구, 후지사키 시오리
국내에 <두근두근 메모리얼>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코나미사의 도키메키 메모리얼 시리즈는 미소녀 게임의 시초에 해당하는 게임 시리즈로 아직까지도 게임의 캐릭터성이나 미소녀 게임의 인기를 이야기할 때에 항상 첫손에 꼽히는 게임이다. 그리고 <도키메키 메모리얼 1>의 여성 주인공 캐릭터인 후지사키 시오리는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러 여성 캐릭터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다. 주인공 옆집에 살며, 잠들 때까지 양을 세어 주는 주인공의 소꿉친구인 그녀는 학교 제일의 인기인이며, 무슨 행동을 하고 어떤 성과를 얻어도 주인공을 가장 많이 응원해 주는 모습을 보이며 게이머들에게 가장 절실하게 와 닿는 목표로 자리 잡게 된다. 그러나 이런 일면과는 달리, 후지사키 시오리는 고백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게이머들을 울상 짓게 만든 캐릭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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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 포지션에 맞지 않게 극악의 공략 난이도를 지녔던 후지사키 시오리.
 
그녀의 고백을 받기 위해 호감도를 높이려면 각종 지식뿐만 아니라 체육, 교내 이벤트 등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과를 거둬야 하며, 그녀에게만 신경을 쓰다 보면 도키메키 메모리얼 특유의 악명 높은 폭탄 시스템이 발동해 그 동안 이뤄 놓은 성과가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만다. 오죽하면 다른 기종으로 이식할 때에 반드시 들어갔던 업데이트가 바로 후지사키 시오리의 공략 난이도를 낮추는 내용의 업데이트였으니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된 이유는 도키메키 메모리얼을 판매하며 코나미 측이 게임 타이틀, 포스터 등에 가장 많이 노출시킨 캐릭터가 후지사키 시오리였고,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캐릭터를 첫 번째 공략 목표로 삼았던 게이머들 중 열에 아홉은 마치 첫 번째 무대에서 최종보스를 만나는 듯한 엄청난 난이도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야 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후지사키 시오리에 대해서는 ‘콧대 높은 차도녀’라는 비난과 ‘달성감을 느끼게 하는 완벽한 히로인’이라는 말이 동시에 나올 정도로 평가가 갈리지만 호불호나 평가가 어떠하든 이 캐릭터가 마니아들은 물론이고 미소녀 게임 장르 전체에 강한 인상을 각인시키는 데에 성공했다는 것은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 영향력 때문에 <도키메키 메모리얼1> 이후의 캐릭터 중에는 이 캐릭터의 특징을 일부 차용하거나 아예 친척으로 설정된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했고, 다른 미소녀 게임에 후지사키 시오리의 특징을 빼 닮은 완벽한 소꿉친구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붉은 머리의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 혹은 비중 있는 여성 캐릭터로 등장하는 사례는 미소녀 게임 장르에 존재하는 정형화된 공식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후지사키 시오리는 많은 사랑을 받고 영향을 끼쳤다.
 
<마비노기> 세계의 여신, 나오
북유럽 신화의 이야기를 세계관의 기반으로 삼고 여러 면에서 기존의 온라인 게임과 다른 행보를 보이며 지난 2003년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마비노기>는 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정식 서비스를 이어 가고 있는 장수 온라인 게임이다. 다른 게임에 비해 다소 정적인 게임 분위기로 보나, 온라인 게임이라는 장르적 특성으로 보나 특정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몰입이 일어나기 어려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마비노기>지만, 이 게임에는 만인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마비노기 세계관 속의 여신이자 한 번이라도 이 게임을 즐겨 본 게이머들이라면 이상형으로 삼았을 지도 모르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 ‘나오’가 그 주인공이다. 나오는 <마비노기>의 세계에 처음 도착한 게이머들을 인도하는 여신이며, 초보 아이템을 나눠주고 환생 시스템을 담당하는 등, <마비노기>의 시작과 진행 과정에서 항상 접하게 되는 캐릭터다. 나오는 <마비노기>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 중에서도 돋보이는 미모를 지니고 있다. 양 갈래로 묶은 은빛 머리와 검은 치파오는 나오가 등장하는 신비스러운 배경의 분위기와 맞물려 나오의 매력을 극대화시켰으며, 그런 몽환적 모습에 머물지 않고 <마비노기>의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의상과 함께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 것 역시 다름 아닌 나오였다. 나오를 만나며 게이머들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고 때로는 엉뚱한 농담으로 당혹스러워하는 대답을 듣는 소소한 재미를 즐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오를 만나는 것이 좋은 기억만은 아닌 일도 있었는데, 대표적인 예로 <마비노기> 서비스 초기에 시행되던 무료 게이머 대상 2시간 제한 서비스의 종료를 안내하던 캐릭터가 바로 나오였기 때문이다. 당시 무료로 <마비노기>를 즐기던 게이머들이 나오가 나오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푸념하기도 한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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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파오를 입지 않아도 매력이 있는 <마비노기>의 마스코트, 나오.
 
사람들이 한 번쯤 꿈꿨을 만한 이상형을 여럿 합쳐 놓은 매력과 수려한 디자인 때문에 나오의 인기와 인지도는 대한민국에서 <마비노기>를 즐기지 않는 이들도 알 만큼 높으며, 일본에서의 인기도 매우 각별하다. 일본에도 <마비노기>가 서비스되어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일본 특유의 2차 창작 문화가 나오를 중심으로 매우 활발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공식 상품화된 콘텐츠 중에는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피규어는 물론 <마비노기>의 세계관에 나오는 인물들을 차용해 학원 스타일의 스핀오프 만화로 재탄생시킨 ‘마비노기 스타카토’라는 작품도 있었고, 그 작품의 주인공 역시 바로 나오였다. 이처럼 게임 세상의 여신이 실제 세상에서도 국경을 뛰어넘은 사랑을 받은 것을 보면 나오의 인생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마비노기>를 즐긴 적이 있는 사람들도 잘 모르고 넘어가는 사실을 한 가지 소개하면 나오의 정식 이름은 ‘나오 마리오타 프라데이리(Nao Mariota Pryderi)’라고 한다.
 
765프로덕션의 사기 캐릭터, 호시이 미키
반다이남코의 대표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이자 킬러 콘텐츠인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는 게이머가 프로듀서가 되어 가상의 프로덕션인 765 프로덕션과 그 프로덕션에 소속된 다양한 매력의 아이돌 캐릭터를 중심으로 아이돌의 육성과 성장 및 그에 수반되는 부가 콘텐츠 등이 주를 이루는 게임시리즈다. 게임 내의 주 무대이자 게이머의 일터가 되는 765 프로덕션에 소속된 열세 명의 아이돌들은 저마다 각자의 특징 및 개성을 가지고 있고 게임사, 성우,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과, 플랫폼 다변화 등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렇게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육성 게임의 경우 모든 캐릭터에 균형 있게 장단점이 분포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우며 대개는 그런 공식을 따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게임마다 다른 캐릭터들의 장점을 합쳐 놓은 듯한 사기 캐릭터가 하나씩 존재하기 마련인데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의 사기 캐릭터는 두말할 것 없이 호시이 미키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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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비주얼을 가진 천재 아이돌의 마음 속에는 오직‘허니’뿐이다.
 
호시이 미키에게서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는 완벽한 비주얼에 있다. 아직 중학생이지만, 미인형인 얼굴과 쭉 뻗은 몸매 모두 선배 아이돌을 가볍게 능가할 정도다. 아이돌에게 있어 비주얼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니 타고난 몸매와 얼굴이 우월할 경우 얻게 되는 어드밴티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그렇다고 춤이나 노래가 안 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아이돌 중에서 춤과 노래 모두 중상급 정도의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녀가 적으로 등장하는 시리즈에서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강력한 난이도의 라이벌로 등장하기도 한다.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게으름 때문에 단지 노력을 덜 할 뿐이니 재능 및 외모 양면으로 사기 그 자체인 것이다. 이 캐릭터에게 호시이 미키라는 이름이 부여된 이유가 모닝구 무스메 출신 중 가장 빛나는 아이돌 스타 고토 마키를 모티브로 한 것 때문이니 어쩌면 그녀가 사기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처럼 완벽한 매력덩어리 캐릭터가 자신 말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살핌을 받는 광경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질투가 날 만하지만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 속의 그녀는 오직 프로듀서만 바라보는 일편단심이다. 이런 모습은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그와 동시에 현실을 잊어버리게 할 만큼 매력적이라서 그녀의 직설적인 언행 때문에 벌어진 트러블이나 낮잠을 자러 가서 속을 썩이는 등의 사고가 발생해 능력 외적인 부분에서 골칫거리를 떠안게 된다 한들 프로듀서가 된 게이머에게 ‘허니’라고 부르며 다가오는 호시이 미키의 모습에 입이 헤벌쭉 하고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호시이 미키는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를 지금도 플레이 하는 많은 ‘프로듀서’들에게 최고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이다.
 
전자 세계의 디바, 하츠네 미쿠
대한민국에서 ‘보컬로이드’라는 말이 마니아가 아닌 이들에게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대한민국 보컬로이드 시유가 등장하여 인기가요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면서 화제를 낳으면서부터다. 그런 인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보컬로이드라고 하면 하츠네 미쿠나 시유 같은 캐릭터 자체에 국한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래 보컬로이드는 야마하에서 개발한 음성 합성 프로그램을 뜻하는 것이며 이 음성 합성 엔진 프로그램을 사용해 사람의 목소리를 추출한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고 그 소프트웨어의 판촉을 위한 이미지 캐릭터를 내놓게 되자 보컬로이드의 범주가 엔진 프로그램에서 캐릭터까지 확장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보컬로이드 캐릭터중,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가 바로 하츠네 미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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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로이드 캐릭터 불멸의 1인자, 하츠네 미쿠.
 
하츠네 미쿠는 보컬로이드 소프트웨어 단일 품목으로도 가장 많이 팔리며 가장 활발한 창작이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지만, 지금은 게임, CF, 음반, 레이싱 스포츠 등의 다양한 분야와 대한민국, 북미, 유럽 등의 다양한 국가에도 진출하며 보컬로이드 캐릭터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인기가 매우 높다 보니 파생 캐릭터도 매우 많으며, 더러는 2차 창작물이 독립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별도의 공식 상품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 중 하나로 1970~80년대에 활동한 일본 테크노 분야의 전설적 그룹인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Yellow Magic Orchestra)’의 음반을 일본 네티즌들이 하츠네 미쿠 보컬로이드로 리메이크한 음원이 ‘하츠네 미쿠 오케스트라’(Hatsune Miku Orchestra)라는 이름으로 묶이며 인기를 끌자, 이것이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멤버들의 라이선스를 얻어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시리즈의 정식 앨범 및 캐릭터 상품으로 출시되어 높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물론 인기 있는 캐릭터라 해도 좋은 말만 듣는 것은 아니다. 보컬로이드계에서 하츠네 미쿠의 인기가 너무 크다 보니 다른 보컬로이드 소프트웨어 및 캐릭터를 만들어도 다른 캐릭터나 소프트웨어의 매력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배타적인 팬도 존재하고, 단지 돈벌이를 위해 너무 많은 업체들이 달라붙어 보컬로이드 소프트웨어의 참모습이 변질되었다는 비판을 받을 때에는 항상 하츠네 미쿠가 거론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비판이나 상업적인 면에 대한 질투가 하츠네 미쿠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만큼 큰 것은 아니며 호불호가 어떻든 보컬로이드 소프트웨어와 캐릭터가 지금처럼 널리 사랑을 받게 된 것이 하츠네 미쿠 때문이라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콘텐츠 업계에서 한때 화제가 되었다가 잊히고 만 아담이나 류시아 등의 사이버 가수와는 달리, 그 생명력을 아직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하츠네 미쿠의 활발한 활동과 식을 줄 모르고 있는 인기는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한다.
 
<테라>의 마스코트, 엘린
대한민국에서 서비스된 MMORPG들의 경향을 보면, 게이머들이 종족을 선택하는 취향은 매우 정형화되어 있다. 어떤 게임이든지 인간과 엘프 종족은 항상 주목 받고 많이 선택되는 종족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주목 받는 것은 엘프 종족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 불타는 성전 확장팩과 함께 등장한 블러드 엘프 때문에 인구 비율이 얼라이언스에서 호드 진영으로 역전되는 일이 일어날 정도이니 두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다. 그 다음으로 많이 선택되는 것은 인간 종족인데, 또 다른 자신이라는 안정감과 익숙함 때문에 무난하게 선택하는 종족이다. 그러나 이런 획일화된 취향 때문에 게임 속에서 인간과 엘프 이외의 종족은 마치 들러리처럼 인식되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게 마니악(Maniac)한 취급을 받았던 다른 종족들 중 게이머들의 대중적 지지를 얻으며 관심의 대상이 된 종족이 있다. 바로 <테라>의 마스코트, 엘린이다. 엘린은 <테라>에서 자연 친화적인 포포리 종족들의 중심 세력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포포리 종족과는 별도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포포리종족들이 인간형이지만 엄연히 동물을 모티브로 한 종족인 반면, 엘리누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하는 엘린은 동물 귀 외에는 키가 작은 여성 종족이므로 작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의 취향과 잘 맞아떨어지는 종족이다. 복장의 노출도가 매우 높고 키에 맞지 않게 튼실한 허벅지를 가지고 있어 이른바 ‘하의실종’ 패션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지만 게임사 측에서는 키에 맞지 않게 굵은 허벅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엘린이 이미 성장한 캐릭터이고, 일부 선정적인 의혹에 대해서도 매우 짧은 바지를 입고 있기 때문에 오해를 사는 것뿐이라고 답변하며 특정 계층의 선호도(?)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물론 이 해명의 신뢰도는 상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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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린에 대해 위험한 상상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지만 엘린이 <테라>에서 높은 인기를 얻는 것을 단지 매력 때문만으로 보기는 어렵다. 엘린은 탱커, 딜러, 힐러 등의 거의 모든 직업 영역에서 꽤 높은 평가를 받는데, 그 이유는 <테라>의 전투 시스템 특성상 몸집이 작은 캐릭터는 몬스터나 상대에게 잘 맞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동료가 된 사람들이 작은 엘린 종족에게 버프나 힐을 줄 때 다소 불편할 뿐, 그 외에는 게임 진행에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것이 엘린이다. 따라서 어떤 이들은 엘린을 선택한 이유로 엘린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것을 부정하며 단지 다른 사람과 맞추기 위해서나, 쓰기 편하니까 고른다는 식으로 얼버무리지만 필자는 이런 대답들을 볼 때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테라>에서 엘린을 만나거나 육성하면서 엘린의 동작 하나하나와 춤사위 같은 소셜 액션을 감상하게 되면, 많은 게이머들이 엘린을 고르는 이유가 단지 기능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부정할 수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임기에 있는 나의 여자친구, 아네가사키 네네
앞서 잠시 소개한 것처럼 러브플러스 시리즈는 처음 시작할 때엔 보통의 미소녀 게임처럼 진행되지만 특정 캐릭터의 호감을 얻는 데에 성공해 애인 사이가 되면 그 다음부터는 사실상 끝이 없는 리얼(?) 연애가 시작되는 아주 특이한 게임이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세 명의 캐릭터인 타카네 마나카, 코바야카와 린코, 아네가사키 네네는 겉모습은 물론 성격적으로도 저마다의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게이머들이 취향에 따라 자신의 가상 여자친구를 선택할 수 있는 기쁨을 주기도 했는데, 이 캐릭터들 중 실제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랑싸움(?)에 휘말릴 정도로 사랑 받은 캐릭터는 바로 세 캐릭터 중 맏언니 격인 아네가사키 네네다. 러브플러스 시리즈에서 아네가사키 네네는 주인공보다 한 살 연상이며,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와 아르바이트하는 레스토랑에서 공히 선배 역할을 하는 여성 캐릭터다. 공포영화와 가사를 좋아하고 오컬트 취미도 약간 가지고 있는 그녀는 항상 사람들 앞에서 침착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른 사람에게 의지가 되는 인물이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좀 더 어른처럼 보이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보이지 않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겉모습과는 달리 질투심도 은근히 심한 편이다. 이벤트 도중 보여주는 그녀의 또 다른 일면은 게이머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며, 세 명의 등장인물 중 가장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 매력 역시 다른 등장인물을 능가한다. 그러다 보니 게임 속에서 볼 수 있는 이벤트 신에서도 다른 캐릭터보다 어른스러운 상상을 의도적으로 노린 듯한 모습을 좀 더 많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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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차분해 보이는 연상의‘그녀’이지만, 알면 알수록 색다른 매력이 있다.
 
이런 캐릭터 특징과 이벤트가 맞물려, 러브플러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다른 두 캐릭터와는 달리 아네가사키 네네와 함께 지내는 것은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볼 법한 연상의, 혹은 누님 스타일의 다소 어른스러운 연인과의 사랑을 대리 경험하는 기분을 선사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닌텐도 DS 안의 아네가사키 네네와 함께 한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인터넷 동영상 방송으로 세상에 알린 용기 있는 남성이 등장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이 캐릭터 때문에 이혼할 위기에 놓였다는 소문까지 떠도는 등, 아네가사키 네네는 실제 연애 사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러브플러스 캐릭터가 되며 한동안 유명세를 누렸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이 게임 시리즈를 제작한 코나미는 러브플러스 시리즈를 잘 내놓는 듯 하다 최신작 <뉴 러브플러스>를 버그 및 결함투성이로 내놓아 시리즈의 명성을 완전히 망치며 게임 속 그녀들의 운명도 덩달아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으니, 참 얄궂은 일이다.
 
개인의 취향이면서도, 존중 받기 어려운 이유
이처럼 게임 속의 캐릭터들 중 게이머의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는 캐릭터들은 지금 든 사례 외에도 숱하게 많으며 당연히 게임 캐릭터들에 대해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그 감정의 정도와 표현의 정도가 저마다 다를 뿐 그 수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 게임 캐릭터의 팬이 되거나, 팬의 단계를 넘어 게임 캐릭터를 동경과 사랑의 대상으로 삼는 행동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일상의 대화 중에 사람 대신 어떤 캐릭터를 놓고 ‘나는 이런 스타일이 좋다’라고 하는 것만으로도 주위 사람들에게 다소 떨떠름한 시선을 받을 수 있고, 어떤 캐릭터의 상품을 구입하기라도 하면 그 분위기가 농담이든 진담이든 간에 괴짜처럼 여겨지거나 혹은 오타쿠 아니냐는 식의 말을 들으며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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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국내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캐릭터 생일 챙겨주기’지만,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아마도, 만일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정말로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나 그 이상의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주위에서 공격적이거나 비판적인 반응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아니면 이미 그런 반응을 겪은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의 관심이 근본적으로는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취급을 받는 것인지에 대해 의아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방식의 말을 정말로 개인의 취향과 관심을 인정하는 분위기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만히 보면 게임 캐릭터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유 혹은 변명은 정상이 아닌 것을 바로잡아야 하지 않느냐는 말부터 혹시 엉뚱한 길로 빠질까봐 노파심에 하는 말이라는 말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그 발언들 중 가장 밑바닥에 깔린 요소들을 파고들어가 보면 다소 엉뚱하지만 분명한 공통점이 나온다. 바로, 계층적 용어로도 많이 쓰이는 ‘취향’의 관점인 것이다. 이해의 문제든, 단순한 호불호나 고정관념의 문제든 개인의취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발언이 나오는 것이다. 흔히들 어떤 대상에 대해 관심이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하여 그것을 가장 강하게 비판하고 반발하는 부류는 그 분야에 대해 애정이나 관심이 없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오히려 다른 무언가에 관심이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모습 혹은 다른 소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 더욱 강하고 활발하게 비판이나 부정적 반응을 나타낸다. 예컨대, 사람에 대해서만 관심과 애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강아지를 마치 사람처럼 대하듯 하는 애견가들에 대해 반발심을 나타낸다. 게임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정상이 아니라는 식으로 극언에 가까운 비판도 서슴지 않는 것 역시 다를 바 없는 구조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에게만 관심이나 애정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사람들이 다른 취향들을 인정할 확률은 낮다. 취향 문제의 연장선상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게임 등의 특정 문화 콘텐츠를 낮게 보는 사회적 시선이 게임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단일 게임의 누적 사용자가 2천만 명을 넘어서고, 전 국민의 70% 이상이 PC나 모바일 등으로 게임을 즐길 만큼 게임이 일반화된 지금도 게임은 툭하면 청소년의 공부나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쯤으로 무시당하기도 하고, 언론과 사회 지도층에서는 자극적인 이슈를 이끌어내고 책임을 돌리기 위해 게임을 무언가 결여된 사람들이 주로 즐기는 것처럼 묘사하여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게임 자체에 대한 시선이 이런 상태라면, 게임의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 사람에 대해 시선이 더욱 따가운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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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몰두한다는 이유로‘공돌이’취급을 받는 건 흔히 있어 온 일이다. (사진‘: 아이언맨 2’의 한 장면)
 
이렇게 그런 취미를 가진 대상의 처지를 반영하는 관점에서 바라본 원인이 있는 반면, 그런 반응을 나타내는 다수의 관점에서 지목할 수 있는 원인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어떤 대상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이 근본적으로 자연스럽고 그 역사도 알고 보면 오래 된 것처럼, 어떤 무언가에 깊이 빠진 사람들에 대해 다소 특이한 시선을 가지는 풍조가 생겨난 것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고 꽤 오래 된 것이다. 북미권에서 수학이나 과학 등에 몰두하는 이들을 Geek나 Nerd 등으로 희화화하고, 대한민국에서 공학자들을 대학 시절부터 공돌이 등의 은어를 써 가며 다른 인류취급한 것도 그에 속한다. 괜히 북미나 유럽 등의 창작물에서 매드 사이언티스트(Mad Scientist) 같은 정형화된 인물이 등장하는 게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대상이 남들과 다르고, 그 사실이 다른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면 어느 정도 특이한 시선이 따라오는 것은 자연스러워할 필요도 있다. 더불어 그런 취미와 관심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본 에티켓이다. 보통은 그런 에티켓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 없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에게 명확한 피해를 주고, 문제가 있는 행동을 보이는 일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사례들은 그렇잖아도 강한 세간의 고정관념을 더욱 완고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소수와 관련된 차별을 당연한 것처럼 간주하도록 하는 나쁜 역할을 한다. 더욱이 규범이나 통념을 위반한 행동을 한 사람들이 자신을 다수의 횡포에 의한 피해자인 양 포장하며 ‘취향이니까 존중해 주시죠’라는 취지의 말을 끄집어냈다가 비난 위에 비난을 받는 행동은 이기적이다.
 
제재는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서술한 것처럼 게임 캐릭터에 대해 관심 및 사랑을 나타내는 행동의 대부분은 겉으로만 특이하게 보일 뿐, 그 내부를 파고 들어가 보면 별로 특이하지 않다. 물론 개인의 취향을 앞세운 사람들이나, 그와 반대로 사회의 통념을 강조한 사람들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일도 있지만 그것이 팬덤이 존재하는 다른 콘텐츠에 비해 그렇게 두드러질 정도로 문제가 생기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게임의 경우 게임 콘텐츠에 대한 팬덤이 일으키는 문제는 다른 콘텐츠의 팬덤에 비해 많다고 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극단적 일면만을 보고 문제를 침소봉대하고, 규제 일변도의 행동을 조성하려 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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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한 남성은 캐릭터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인증하여 해외에 보도되기도 했다.
 
물론 앞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게임 캐릭터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 중 극단적인 행동들을 해서 사회적으로 시끄러운 이슈를 만들어 내거나 비난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런 행동에 제재가 필요하다 해도 지금까지 일어난 행동들은 기존의 법규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사례인 것이 대부분이다. 게임 캐릭터를 마치 연예인처럼 관심을 가지거나, 아니면 진심으로 이상형으로 여기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어쩌면 그 누군가는 여러분 자신이거나 여러분 주변의 누군가일 수도 있다. 애정 어린 충고를 하는 것이라면 모르되, 그들이 법규를 위반한 것이 아님에도 단지 문화적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이나 정죄의 대상이 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따라서 필자는 일부의 돌출행동도 문제지만 그런 문제를 필요 이상으로 죄악시하고 차별하는 것을 정당화시키는 일부의 행동을 더욱 우려한다. 실제로 필자가 직면했던 비난 사례 중에는 게임 문화에 대해 비난하면서 연예인과 똑같은 얼굴로 캐릭터를 만들어 게임을 즐기는 행동을 마치 제정신이 아닌 행동인 것처럼 주장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하도 황당한 경우여서 며칠 동안 혼란에 빠진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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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캐릭터를 유명인과 똑같은 얼굴로 만들어 즐기는 것도 하나의 게임 문화다.
 
문화를 건강하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누구를 잘못되었다고 정죄하거나 어떤 생각을 틀렸다고 간주해 추방하기 위한 규제 도구가 아니라, 서로가 이해하고 서로가 사랑하는 것에 깊은 대화와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권위의식과 편향된 고정관념이 그런 선순환을 가로막고 있다. 보이는 현상의 극단적 일면만을 가지고 단죄하거나 굴레를 씌우는 것으로만 끝나면 모르지만, 그것이 법규에 적용되는 분위기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실제로 요즘 문화 콘텐츠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법안에는 이런 편향된 시각이 다분히, 그리고 뿌리깊게 반영되어 있어 많은 이들을 우려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조성되면 캐릭터의 창작 욕구가 꺾이고 콘텐츠 시장에 사실상의 검열과 같은 영향을 주며, 이런 영향 자체가 문화 콘텐츠의 수요와 공급을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공감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객관성이 결여된 법안이 문화에 적용될 경우 애꿎은 피해자들을 생겨나게 만들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최근 표현물의 규제와 관련 공청회 등에서 일부 관계자들이 보여준 편향된 발언에 대해 게임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진 이들은 물론, 그런 취미를 가지지 않은 이들이 분노한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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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인 팬덤에 의해 논란의 대상이 된 <확산성 밀리언 아서>의 어우동 카드.
 
공공 집단의 공적 규제 외에, 팬 집단의 사적 제재가 창작의 욕구를 꺾는 경우도 있다. 인기 게임 <확산성 밀리언 아서>의 경우, 대한민국 전용 카드로 어우동 카드가 출시되자 이 게임의 팬을 자처하는 자들이 어우동 일러스트의 그림체와 인물 선정 등을 비난하는 일이 있었다. 게임사인 액토즈소프트 측이 일부 팬들이 일으킨 소모적 논란에 대응하지 않자, 그들은 일러스트를 담당한 그림 장인이 이용하는 블로그와 SNS 서비스 등에 무분별한 비판과 비난을 가했으며, 그 그림 장인은 이런 상황에 분노해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TCG 관련 일러스트 작업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SNS도 폐쇄하는 등 직업 활동에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게임 창작에 있어서 단지 자신들의 취향과 맞지 않는 업데이트라는 이유로 팬을 자처하는 자들이 이해심이 결여된 이기적인 행동을 한 것만 해도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일인데, 그림 장인 개인에 대한 사이버 테러와 언어폭력을 행하고도 그것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자신을 정당화하는 뻔뻔한 모습은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조차 고개를 젓게 만들 정도로 허탈함과 씁쓸함을 주었다. 이처럼, 집단의 이기심이나 편향된 생각으로 공적 혹은 사적인 제재를 벌이는 행동은 그 집단이 누구냐에 상관없이 콘텐츠시장을 위축시키고 창작 욕구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그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상황만을 만들고 만다. 약 1년여가 지났지만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대한민국의 게임 규제에서 보듯,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그저 권위만을 세우기 위해 만들어진 제재는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더불어 창작 욕구가 떨어지거나 콘텐츠 시장이 위축될 경우 이미 어느 영역이건 다양한 캐릭터를 필요로 하게 된 세상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진다. 최근 코네티컷 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놓고 일부에서 게임을 문제삼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게임에 대해 더 연구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1천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동처럼, 문화 현상에 대해서는 이해와 연구를 우선하는 포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다. 한 순간의 규제보다 더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마치며
좋은 캐릭터는 백 마디의 언변이나 한 줄의 캐치프레이즈보다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지니고 있다. 광고에서 믿음을 주기 위해 이미지 좋은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을 기용하는 것처럼 양질의 만화 및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좋은 소재를 고르고 매력 있는 캐릭터를 그려내고, 게임에서도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고, 게임을 즐기며, 결제를 해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만한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항상 골몰한다. 그러므로 이렇게 오랜 고민 속에 태어난 캐릭터가 담긴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 캐릭터 역시 관심을 받고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사람이 아닌 대상이라 해도 사랑하고 사랑 받을 가치가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금지부터 하고 보자는 사고방식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비뚤어진 시선으로 보는 고정관념 속에서 사랑 받는 캐릭터가 나오기란 매우 어렵다. 부적절한 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환경에서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캐릭터가 좀 더 많이 탄생하길 바라며, 그런 캐릭터를 담은 게임들이 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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