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세계 최초로 원형 플라스틱 OLED를 탑재한 풀 서클(Full Circle) 디자인으로 시장과 외신으로 부터 호평을 받았던 LG의 G워치R과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아직까지도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가 안 된 소니의 스마트워치3를 기자가 직접 공수해 사용해봤다. 기자가 사용한 소니의 스마트워치3는 정식버전이 아닌 프로토 타입이며, 그렇다보니 정식버전에서는 보이지 않는 버그나 오류가 있을 수도 있었으나, 사용을 하면서 특기할만한 오류는 발견해 내지 못했다. SmartPC사랑 독자들을 위해 소니 한국지사의 어느 이름 모를 사원의 손목에 있던 시계를 벗겨왔다. 각각의 사용기를 지금부터 소개한다.
웨어러블 기기는 IT와 패션의 경계에 서있는 제품이다. 그래서 제품의 디자인이 어느 IT제품보다 더 중요하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웨어러블 기기라 할지라도, 스타일이 좋지 못하면 시장에서 좋은 평을 얻긴 어렵다. LG는 이러한 면에 있어서만큼은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보유하고 있다. 바로 이번에 소개할 G워치R이다.
LG가 G워치R을 전 세계에 소개했었을 때를 기억한다. 2014년 독일베를린에서 열린 IFA2014에서 처음 공개돼 해외의 IT 전문매체들로부터 ‘Best of IFA 2014’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었다. “완벽한 원형을 구현하면서 밝고, 생생하고, 섬세하다(Slashgear)”, “지금까지 봐왔던 스마트워치 중에 최고(GSM Arena)”라는 외신들의 극찬과 시장으로부터의 좋은 반응들을 얻어냈다. 모토로라 360을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G워치R의 디자인은 당시로선 혁신적인 스타일이었다.
실제 사용을 하면서도 스타일이나 디자인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구글의 웨어러블 OS인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를 G워치R의 원형 디스플레이에 최적화 시키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일부문자가 원형 디스플레이에 잘려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야 한두 글자이기 때문에 의미전달에는 크게 문제가 되진 않지만, 좀 답답한 느낌이 든다. LG가 원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G워치R의 후속작을 준비 중에 있다면 이 점을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이다.
LG G워치R의 아이덴티티는 “시계 본연의 기능과 디자인”에 있다. 그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올웨이즈 온’ 기능이다. 여느 아날로그시계와 같이 G워치R은 별도의 버튼을 클릭하지 않고도 언제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을 하지 않을 때조차도 아주 낮은 조도로 디스플레이에 시간을 표시한다. 각종 이벤트(메신저도착, 전화 수신 등)로부터 방해를 받고 싶지 않을 때는 스마트알림 없이 일반 시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기능으로 인해 낭비되는 배터리가 적지 않다는데 있다. 이러 저러한 각종 기능들을 살펴보고 테스트 했어야 했으므로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 사용했음을 인정하지만, 410mAh의 배터리가 거의 만 이틀이면 방전이 돼 충전을 해야만 했다.
G워치R은 별도의 충전 거치대가 있다. 이 충전 거치대를 USB 5핀 케이블로 연결하고, 거치대 단자에 스마트워치의 충전단자를 맞춰 올려놓아 충전하는 방식이다. 수면시간을 이용해 스마트워치를 충전하려고 거치대 위에 G워치R을 올려놓고 조명을 끄자, 어두컴컴한 방에 희미한 불빛이 G워치R로부터 새어나온다. 조도가 낮아 평소에는 올웨이즈 온 기능이 켜져 있는지 잘 모르다가 잠에 들기 위해 조명을 끄자 불빛이 눈에들어왔고, 수면에도 별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시계를 들여다보지 않는 시간조차도 저렇게 디스플레이가 켜져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터리효율의 측면에서 보면 합리적이라 할 수 없는 기능이다.
특화된 헬스케어 기능
G워치R은 심박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센서가 의료용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성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측정할 때마다 달라지는 심박 수를 보는 것도 G워치R을 사용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보다 정확한 수치를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켜줘야할 권장사항이 있다. 심박 수 측정 전 음주나 흡연을 하게 되면 심박 수가 정상 수치와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삼가해야 하고, 낮은 온도에서 심박 수를 측정할 경우 심박 수를 측정할 때 체온을 높이기 위해 오차가 날 수 있다.
손목이 가는 경우도 심박 수 측정이 부정확할 수 있다고 한다. 또 G워치R은 만보기 기능도 갖추고 있어 하루 동안 얼마만큼 걸었는지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시일이 지나면 지속적으로 누적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 매일의 운동량을 체크하는 것도 가능하다. LG가 밝힌 G워치R의 공식 소비자 가격은 352,000원이다.
스마트워치3는 이번에 소니가 새롭게 내놓은 웨어러블 기기이다. 스마트워치3에는 앞서 살펴본 LG의 G워치R과 같이 OS로 최신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하고 있다. 4GB의 적지 않은 내장메모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음악 감상 등 연결된 스마트 디바이스로부터 독립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G워치R 역시 스마트워치3와 동일한 용량의 내장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공식사이트를 통한 OS 업그레이드 시 이러한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소니의 스마트워치3은 방진·방수 성능 테스트에서 획득 가능한 최고 등급인 IP68을 받았다. 앞서 살펴 본 G워치R 또한 방진·방수등급을 IP67 등급을 획득했기에 이들 두 웨어러블 기기 모두 실생활에 사용하는 데 있어서 물로 인한 고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3는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하고 있지만 소니의 자체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인 ‘라이프로그(Lifelog)’를 통해 칼로리 소모량뿐 아니라, 사용자의 수면 주기, SNS 사용량, 운동량, 음악 및 영상감상, 게임 등 사용자의 다양한 생활 활동을 체크하고 기록할 수 있게끔 했다. 스마트워치3를 사용하는 유저는 이를 통해 스스로 스마트한 라이프를 계획하고 즐길 수 있다.
라이프로그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사용 시 애플리케이션이 통합돼있지 않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웨어와 라이프로그 두 애플리케이션을 오고가기 좀 번거롭다는 느낌이 든다. 라이프로그 최초사용 시 계정을 생성할 때에 절차가 직관적이지 못하고 복잡한 것도 개선해야 한다. 아이핀을 통해 개인인증을 거처야 새로운 계정을 만들 수 있다.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이 남아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의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이러한 노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하고 있는 많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독창적이긴 커녕 OS에 최적화도 덜 끝난 듯 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비해 소니는 이를 ‘소니화’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의 안드로이드웨어를 사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들이 제공하는 사용자UX도 동일한 것이기 때문에 기기나 기기를 출시한 회사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함을 발견해 내기 어렵다.
스마트워치 자체의 디자인은 사각형으로 크게 독특하지 않다. G워치R이 ‘시계’라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오고 있다면 소니의 스마트워치는 그보다는 IT기기 쪽에 가깝게 보인다. 스마트워치3는 1.6인치(4.1cm)의 반투과형(Transflective) 디스플레이(320×320)를 탑재해 야외에서도 시인성이 뛰어나며, 세품의 후면 하우징에 스테인레스 스틸 백패널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G워치R이 전통적인 원형 하우징에 옆에 전원버튼 역할을 하는 용두까지 있어 클래식하다면 스마트워치3는 그 보다는 좀 더 현대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다. G워치R은 관련 액세서리를 LG가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아날로그시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스트랩 폭인 22mm를 채용함으로써 소비자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스타일대로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소니는 직접 대응 액세서리까지 생산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스마트워치3가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액세서리를 소니스토어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전작처럼 조만간 스트랩 등 다양한 액세서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작의 스마트워치2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각진 모서리와 하단에 홈버튼, 뒤로가기, 메뉴 등 스마트폰에서나 봄직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스마트워치2에서도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활용했지만,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특화된 OS인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한 건 스마트워치3에서부터이다.
스마트워치3는 모서리가 더 매끈해진 라운드형으로 요즘 최신 스마트폰 디자인 동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스트랩을 제외한 본품의 스타일도 나쁜 편은 아니지만 이것만을 가지고 시장에 나와 있던 기존 웨어러블 제품들과 차별점이 있다하기엔 좀 약해 보인다. 소니만의 애플리케이션인 라이프로그 또한 킬러콘텐츠라 하기엔 부족함이 많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소니가 밝힌 스마트워치3의 공식 소비자 가격은 299,000원이다.
결론: 있다 없으니까
스마트폰이 없었던 불과 얼마 전에도 우리는 별 불편함 없이 살았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 핸드폰이 보급되기 전에도 삐삐로 음성메시지를 주고받았고. 그런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지금, 일반 피처폰을 사용한다면 많은 불편을 느낄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웨어러블 기기를 반드시 써야 하는 이유는 없지만, 그 편리함까지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있다 없으니까 느껴진다. 좀 불편하다.
Smart PC사랑 | 우민지 기자 woominge@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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