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 선정 2019년 IT·PC 10대 뉴스
올 한해를 뒤흔든 주요 소식은?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2019년은 IT·PC 업계에 있어 유달리 힘든 시기였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때문에 사람들이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IT 디바이스 구매를 꺼려한 탓이다. 한때 모두를 설레게 했던 주요 브랜드들의 혁신이 더 이상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크고 작은 악재도 발생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침체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3·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이 2년 만에 반등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IT 시장이 초기 회복 단계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한국IDC는 올해 PC 출하량이 2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윈도우 7 지원종료에 맞춰 신규 데스크톱, 노트북 수요가 늘어난 것이 컸다. IT 산업의 쌀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 재고도 하반기 들어 대폭 감소했다. IT 기기 수요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났다는 신호다.
또한, 올해는 5세대 이동통신(5G), 클라우드 게임 등을 바탕으로 내년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주춧돌을 마련하기도 한 시기이기도 하다. 2019년 IT·PC 시장을 뒤흔든 주요 이슈 중 굵직굵직한 뉴스 10개를 정리해 봤다.
AMD, 3세대 라이젠 발표…계속되는 인기
지난 5월, AMD는 컴퓨텍스 2019를 맞아 자사의 7nm 공정 기반 CPU를 공개했다. 바로 3세대 라이젠이었다. 업계 최초로 데스크톱 프로세서에 7nm 공정을 적용한 3세대 라이젠은 더욱 높아진 전력 효율과 작동 속도를 보여줬다. 특히 메인스트림 시장에 처음으로 16코어 32스레드를 적용한 라이젠 9 3950X가 출시 전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3세대 라이젠은 정식 출시되자마자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전 세대보다 멀티태스킹 능력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게임에서도 인텔 CPU와 제대로 겨뤄볼 만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윈도우 10 1903 업데이트에서 라이젠 CCX 구조에 최적화된 스레드 운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체감 성능이 더 좋아졌다는 호재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AMD는 조립PC 시장에서 인텔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PC 전문 쇼핑몰 샵다나와에 따르면, 3분기 조립PC에 탑재된 CPU 중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비중이 51%에 달했다. 점유율 40%대에 머물렀던 AMD CPU가 50%의 벽을 넘고 인텔을 앞지른 것이다.
인텔, ‘드디어’ 모바일에 10nm 공정 적용…데스크톱은?
인텔은 5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브로드웰에서 14nm 공정을 적용했다. 문제는 그 이후로 2019년까지도 14nm 공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꾸준히 공정 혁신을 이어나가는 AMD에 뒤처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랬던 인텔이 드디어 2in1 노트북과 슬림형 노트북용으로 10nm CPU를 내놓았다. 인텔의 첫 10nm CPU의 코드명은 '아이스레이크(Ice Lake)'다. 이 프로세서는 기존의 내장 그래픽보다 개선된 성능을 보이는 인텔 아이리스 플러스 내장 그래픽이 탑재됐고, 와이파이 6와 썬더볼트 3도 지원한다. 인공지능용 기능이 탑재된 것도 특징이다.
그렇다면 데스크톱용 인텔 10nm 프로세서는 언제 모습을 드러낼까? 아직은 알 수 없다. 최근 공개된 소식에 따르면 인텔은 7nm 공정 칩의 10nm++ 공정으로의 백포트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세공정 발전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GTX 16 시리즈 발표…슈퍼 시리즈도 선보여
올해 초, IT 커뮤니티에서는 GTX 10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GTX 16 시리즈가 나올 것이라는 루머가 제기됐다. 이것은 사실이었다. GTX 1660 Ti를 필두로 GTX 16 시리즈 그래픽카드가 속속 출시된 것이다. GTX 16 시리즈는 RTX 20 시리즈처럼 튜링 아키텍처를 채택했으나 텐서 코어가 제거된 것이 특징이다.
GTX 16 시리즈는 튜링 아키텍처의 성능은 마음에 들지만 필요성이 덜한 레이 트레이싱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유저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가성비 게이밍 노트북에도 GTX 16 시리즈가 대거 적용됐다. 특히 GTX 1650의 경우 데스크톱에서는 애매한 가성비 때문에 말이 많았지만, 노트북에서는 보급형 게이밍 노트북에 대거 적용되어 호평을 받았다.
한편, 엔비디아는 RTX 20 슈퍼 시리즈도 발표했다. 이 GPU는 동급의 RTX 20보다 쿠다코어 수가 많아지고 가격도 그만큼 올랐다. 이후 GTX 1660 슈퍼가 공식 출시되었으며, GTX 1650 슈퍼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메모리 가격…소비자의 불신 심해져
지난 상반기 PC용 메모리 가격은 하락세에 하락세를 거듭했다. 경기 침체, 인텔의 CPU 공급 부족 사태 등으로 인해 RAM 수요가 꺾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PC 커뮤니티에는 언제 RAM 가격이 더 내려갈지를 기다리던 '존버족'들이 많았다.
그랬던 램값이 7월을 기점으로 치솟기 시작했다. 3세대 라이젠 출시와 같은 이슈도 있었지만,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맞춰 일부 업체의 사재기 때문에 메모리 현물가가 급등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관련 이슈가 잠잠해짐에 따라 메모리 가격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변동 속에서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 심해졌다. 특히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일본과의 무역 갈등을 빌미로 자기들 잇속만을 챙기려 한다는 불만이 커졌다. 한 누리꾼은 “이제는 '나중에 가격이 싸지면 사야지'를 넘어 '그저 램값을 내리지 않고 버티다 전부 망했으면 좋겠다'는 증오에 가까운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미 RAM 가격은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다시 뛰고 있는 실정이다.
데스크톱에서 노트북 중심으로 PC 시장 전환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데스크톱 출하량은 약 193만 대였던 반면, 노트북 출하량은 약 231만 대였다. PC 시장이 데스크톱에서 노트북 위주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도 이 트렌드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국네 데스크톱 출하량은 약 158만 대, 노트북 출하량은 약 187만 대에 이른다.
올해 들어 노트북은 더 넓은 화면을 탑재한 16~17인치 노트북과 터치 디스플레이, 스타일러스 펜 등을 바탕으로 생산성이 향상된 2in1 노트북이 인기를 끌었다. 엔비디아 지포스 MX250을 통해 가벼운 무게와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동시에 추구한 노트북도 주목을 받았다.
게이밍 노트북에서는 인텔 9세대 모바일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RTX 20/GTX 16 시리즈를 탑재해 더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는 모델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AMD 라이젠 피카소 APU를 탑재한 노트북이 가성비 노트북으로 급부상했다.
마우스, 이어폰에서 청소기까지… 무선 디바이스 시대의 개막
2019년 PC, IT제품, 가전제품 등을 강타한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면 단연 '무선'일 것이다. 선의 제약이 없어 움직임이 더 자유로워지는 무선 기술이 다양한 제품에 적용됐다. 먼저 무선의 편리함에 성능은 유선 못지않은 무선 게이밍 마우스, 무선 게이밍 헤드셋 등이 대거 소비자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블루투스 무선 연결을 넘어 선의 제약을 완전히 없앤 코드리스 이어폰도 화제였다. 특히 중국의 음향기기 브랜드, QCY의 무선 이어폰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무선 이어폰이 보급되었다. 애플의 에어팟 프로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제품도 인기가 상당하다.
가전기기 시장에도 무선 열풍이 일고 있다. 유선 청소기가 부럽지 않은 흡입력을 지닌 무선 청소기, 블루투스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는 무선 선풍기는 물론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무선 공기청정기도 등장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시작… 과제도 산적해
2019년 4월 3일 오후 11시부로 대한민국에 5G 시대가 시작됐다. 당초 5일 상용화를 기획했던 통신3사는 3일로 시간을 앞당기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이후 삼성 갤럭시 S10 5G, LG V50 ThinQ 등 5G 스마트폰도 잇달아 등장했다.
본격적으로 5G 서비스가 시작됨에 따라 통신3사는 VR·AR 서비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프로야구 중계, LCK 중계 등에 5G 기술이 동원되는가 하면 조선소, 항만 등 산업 현장에도 5G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선도기술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과제가 산적하다. 아직 수도권, 대도시, 고속도로를 벗어나면 5G 기지국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5G를 100% 활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일반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와닿는 5G 서비스가 드물다는 점, 비싼 요금, 합리적인 가격을 지닌 5G 스마트폰의 부재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1인 미디어 시대…방송 관련 장비 인기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우리나라 인구의 유튜브 사용시간은 7억 8천만 시간에 달했다. 월평균 사용시간은 올 1월 대비 1억 시간이나 늘었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인터넷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유튜버, BJ, 스트리머 등 1인 미디어 지망생이 늘어났다.
이에 IT업계는 인터넷 방송을 위한 촬영장비를 잇달아 출시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인해 카메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메라 업계에서는 동영상 촬영에 특화된 미러리스,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를 출시했다. 고프로로 대표되는 액션캠 시장도 가성비 제품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또한, 카메라나 액션캠, 스마트폰 등으로 동영상을 촬영할 때 흔들림을 막아주는 짐벌, 삼각대 등의 제품이 인기를 끌었으며, 실내 방송을 위한 조명, 웹캠 등도 수요가 많아졌다. 동영상 편집, 렌더링 작업을 위해 고성능 PC의 필요성도 높아지면서 조립PC 시장 역시 동영상 편집용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접었다 폈다…디바이스 폼팩터 다변화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는 올해 가장 혁신적인 IT기기 중 하나로 꼽힌다. 갤럭시 폴드가 초기 물량이 빠르게 소모되고 업계의 호평도 받은 가운데, 화웨이 메이트X는 중국에서 첫날에 완판되는가 하면 모토로라가 폴더폰 감성을 담은 레이저 폴더블폰을 공개함에 따라 폴더블폰 시대가 열리고 있다.
PC 업계도 폼팩터 변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서피스 네오(Surface Neo)'는 9인치 듀얼 스크린이 탑재돼 때로는 노트북처럼, 때로는 태블릿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레노버는 세계 최초의 폴더블 노트북 '씽크패드 X1 폴더블(Thinkpad X1 Foldable)'을 공개했다.
TV에도 새로운 폼팩터가 속속 적용되고 있다. LG전자는 CES 2019에서 화면을 말거나 펼 수 있는 세계 최초 롤러블 올레드 TV를 공개했으며, 삼성전자는 기존의 TV와 달리 스크린을 콘텐츠에 따라 세로/가로로 전환할 수 있는 ‘더 세로’를 출시했다.
미중 무역전쟁 속 거세지는 중국의 입김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관세를 높이고 기술 장벽을 쌓는 미중 무역전쟁은 올 한 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기술력과 중국의 공장, 노동력에 많이 의존하는 PC·IT 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중심에는 화웨이가 있다. 중국 정부의 비호 아래 성장했다는 의혹을 받는 화웨이는 미국 정부로부터 수출 규제 대상에 지정되고, 어러 IT 기업들과의 거래가 중단되는 등 큰 곤혹을 치렀다. 실질적인 제재가 연기되고 중국 내수시장의 힘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이루는 등 좋은 소식도 있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한편, 홍콩 민주화 시위를 기점으로 IT 기업이 중국 정부에 눈치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블리자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하스스톤 게이머 '블리츠청(Blitzchung)'에 중징계를 내렸으며, 애플은 홍콩 시위대가 경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앱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