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를 위한 사운드 선글라스? 앤커 사운드코어 프레임
[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샤오미 미밴드나 애플워치의 등장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지도 약 10여년이 흘렀다. 시장 초기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용자들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으나, 이제는 애플이 100만원을 넘어서는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울트라'를 출시할 정도로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
시장조사기관인 팩트 앤 팩터스에 따르면 2021년 전세계 웨어러블 시장의 규모는 약 1,158억 달러이며, 2028년에는 3,805억 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한국IDC 역시 향후 5년간 국내 웨어러블 시장이 연평균 3.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는 아직까지도 다양한 카테고리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접하기 어렵다. 거의 대부분이 밴드나 워치류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 할 '앤커 사운드코어 프레임(이하: 프레임)'은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줄 제품이다.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사운드 선글라스, 프레임은 어떤 제품일까?
스피커가 내장된 선글라스?
우선 제품의 패키지부터 살펴보자. 가성비로 유명한 앤커의 음향기기 전문 브랜드인 '사운드코어'에 속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레임이라는 제품명을 활용해 'Reframe Your Sound'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프레임 교체 기능과 스마트 보이스 컨트롤 기능 역시 강조하고 있다.
패키지는 2단으로 구성되어 있고 선글라스 프레임과 브릿지(안경 다리)가 분리된 포장이다. 이를 통해 프레임이 대다수의 선글라스는 물론이고 '골전도 이어폰 선글라스'나 사운드 선글라스와 달리 브릿지 분리가 가능한 제품임을 짐작할 수 있다.
프레임과 브릿지 아래에는 충전케이블과 매뉴얼, 그리고 전용 케이스가 위치한다. 전부 개별 구성으로 정갈하게 포장됐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레임의 브릿지는 일반적인 선글라스보다 확실히 두꺼운 느낌이다. 양쪽 브릿지에 개별적으로 배터리와 블루투스 모듈이 탑재됐기 때문에 두께가 두꺼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평범한 선글라스와 비교했을 때 위화감이 클 정도로 두껍지는 않다. 선글라스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보이기보다 '두꺼운 선글라스인가?' 정도의 생각이 들 정도다.
스피커는 브릿지당 2개가 탑재됐다. 각각 귀 뒤쪽과 귀 위쪽에서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4개의 스피커는 맞춤형 오디오 프로세서와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되기 때문에 더욱 넓고 몰입감 있는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브릿지에는 2개의 금속 접점이 내장됐다. 이는 충전을 위한 것이며, 프레임의 독자 규격 케이블로 충전이 가능하다. 최근 IT 기기에 자주 쓰이는 USB Type-C 등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만약 USB Type-C 포트가 적용됐다면 브릿지의 두께가 훨씬 두꺼워졌을 것이다.
충전 케이블은 하나의 케이블만으로 2개의 브릿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고 자석이 적용된 덕에 충전 편의성이 아주 뛰어나다. LED를 통해 충전 상태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고속 충전을 지원해 10분 충전으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재생이 가능하고 완충 시에는 최대 5시간 30분 정도 재생할 수 있다.
참고로 여름을 기준으로 햇빛이 강한 시간은 보통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로 알려졌다. 프레임은 햇빛이 강한 시간 내내 여름철 아웃도어 활동을 하더라도 충분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제공하는 셈이다. 게다가 IPX4 등급 방수를 지원하는 만큼 아웃도어 사용 중 갑자기 비를 약간 맞아도는 큰 문제가 없다.
브릿지와 프레임을 장착하는 과정은 매우 간단했다. 큰 힘이 들지 않았고 공구 없이 맨손으로 쉽게 결합할 수 있었다. 특히, 브릿지와 선글라스 프레임은 전자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 물리적으로만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부담없이 연결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프레임의 내부 너비는 128mm, 브릿지 길이는 100mm, 코받침은 12mm다. 이는 한국인에게 잘 맞는 핏을 고려해 선정된 것이다.
국내 판매 중인 일반 선글라스와 길이를 비교해봐도 앤커 프레임이 특별히 더 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직접 측정해보니 44g으로 확인됐다. 안경을 착용하는 감각으로 이 제품을 접한다면 일반적인 안경보다 2배 가량 무거울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사운드 선글라스이며, 선글라스의 일반적인 무게 범위에 속한다. 또한, 프레임보다 무거운 선글라스를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특성 상 가벼운 무게가 특히 중요한데, 프레임은 일반적인 선글라스와 유사한 무게를 갖춘 만큼 훨씬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봉된 케이스도 무척 인상적이다. 접이식 케이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프레임을 착용 중인 상태에서는 공간을 더욱 적게 차지한다.
또한, 자석 방식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케이스 본연의 기능인 '보호'에도 충실한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다른 디자인의 선글라스 프레임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검은 뿔테 스타일의 '랜드마크' 선글라스 프레임이 동봉되지만, 원한다면 '톨토이즈'나 '클리어' 선글라스 프레임을 추가 구매할 수 있다.
데일리로 사용하기에는 랜드마크가 무난할 것으로 보이나, 랜드마크가 질리거나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프레임 자체를 새로 구매할 필요 없이 선글라스 프레임만 새로 구매하면 된다.
기존 사운드 글래스들은 '안경알을 바꿀 수 있다' 정도에 그쳤지만, 프레임은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선글라스 자체의 디자인도 취향에 맞게 변경할 수 있는 것이다.
톨토이즈 선글라스 프레임으로 교체해보니 완전히 다른 제품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렌즈의 컬러도 변경됐기 때문에 단순히 안경테만 바뀐 정도를 넘어섰다. 도시적인 느낌에서 액티비티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으로 변화했다. 자전거와 함께 해도 더욱 좋을 거 같은 컬러다.
실제 사용에서는 어떨까?
프레임을 실제로 사용하면 어떤 느낌일까? 사용에 앞서 안경과 크기를 비교해봤다. 안경과 비교하면 확실히 큰 편이다. 안경을 항상 착용하는 이들이라면 처음에는 다소 크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프레임은 안경 바로 옆에 두고 살펴봐도 '웨어러블 디바이스'보다는 '선글라스'에 훨씬 가까운 느낌이다.
직접 착용해보니 일반적인 선글라스와의 위화감을 특별히 느낄 수 없었다. 착용 후 전원이 켜졌음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라는 점을 알기 어려울 것이다.
전원 버튼이 따로 없고 착용을 자동으로 감지한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첫 사용 시에는 블루투스 연결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블루우스 이어폰을 연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착용과 동시에 자동으로 페어링 모드에 진입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연결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음악 감상에서는 어떨까? 이어폰이나 헤드폰, 그리고 그냥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스마트폰 스피커 두 개가 귀 근처에 놓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음질은 일단 고음역대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고 해상력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는 이어폰이나 헤드폰 기준이고 이 제품의 카테고리는 '사운드 글라스'다. 선글라스 하나만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음질이다.
통화용으로는 실내 기준 상당히 만족스럽다. 설거지가 돌아가고 있는 식기 세척기 앞에서 통화했음에도 상대방이 기자의 음성을 문제 없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 또한, 스마트폰 마이크로 통화하는 것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는 평도 받을 수 있었다.
프레임에는 물리적인 버튼이 아예 없다. 대신 터치로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터치로 전화를 받거나 음악을 넘기는 동작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물리적인 버튼이 없다는 점이 불편했으나, 대신 프레임의 터치 센서는 터치 인식률이 준수한 편이라 쉽게 적용할 수 있었다.
전용 앱 'soundcore'를 사용하면 터치 센서의 활용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왼쪽 오른쪽에 각각 다른 동작을 할당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스와이프 시의 동작까지도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레임을 통해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나 삼성의 음성 비서 '빅스비'를 호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프레임 자체도 음성 인식이 지원된다. 음성 제어 기능을 활성화하면 별도의 호출 과정 없이 전화를 받거나, 볼륨을 제어하는 등의 조작이 가능하다. 다만, 이 기능은 현재까지 중국어와 영어로만 제공된다는 한계가 있다.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어가 추가되기를 바란다.
음향 효과의 종류도 상당히 다양하다. 외부로 들리는 소리를 최소화하는 '프라이버시 모드'나 내장된 이퀄라이저 프리셋은 물론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이퀄라이저를 설정할 수도 있다.
'오픈 서라운드'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니 음악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정확한' 소리와는 거리가 매우 멀지만 사운드 선글라스로 음악을 입체적으로 감상하는 것은 매우 재미있고 독특한 경험이다.
선글라스로 사용한 프레임도 만족스러웠다. 편광 렌즈가 적용된 덕분에 눈에 해로운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한다. 또한, 이어폰이나 헤드폰과 달리 귀와 직접 닿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눈과 귀 건강을 생각해도 좋은 제품이 아닌가 싶다.
마치며
앤커 사운드코어 프레임은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대체품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제품이다. 대중교통에서 사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 여행 등에서 사용하는 등의 용도로는 더욱 만족스럽다. 예를 들어 코드리스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로 자전거를 탄다면, 주행 중 외부 소음을 들을 수 없음은 물론이고 이어폰이 귀에서 빠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지만 프레임과 함께라면 그런 걱정이 없다.
무엇보다도 프레임은 힙하다.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선글라스'라는 제품의 콘셉트만으로도 힙함이 가득하다고 볼 수 있다.
액티비티 활동이 많거나 힙한 선글라스를 찾고 있다면, 앤커 사운드코어 프레임을 추천한다. 가격은 프레임이 199,000원이며, 추가 선글라스 프레임은 49,9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