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금 거절" KB손보, 5년째 부지급률 1위... 소송도 2배 폭증

올해 상반기 KB손보 지급 거절율 0.57% KB손해보험, 빅4 보험사 중 5년 간 1위 지급 거절 사유로 '소송·분쟁'도 최다 구본욱 대표 취임 일성 "회사 성장율 1위" 재조명

2024-10-17     김호정 기자
KB손해보험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보험가입자들이 최근 5년간 KB손해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거절된 비율이 타사에 비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자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KB손보는 올해 상반기 역시 자동차 보험료 지급 거절 비율 1위를 기록했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 보험 청구인과 소송 및 분쟁 횟수도 4대 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중 가장 많아 금융당국의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올해 수장을 맡은 구본욱 KB손보 대표가 취임일성으로 "회사 성장율 1위"를 내걸면서 자동차보험 서비스상품 질을 높여 전체 성장을 이끌겠다고 언급, 시장의 비판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1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2개 손보사 중 KB손보의 자동차 보험료 부지급률이 가장 높게(0.57%)나타나 소비자 불만과 법적 분쟁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KB손보에 청구된 자동차 보험 건수는 42만 7210건으로 이 중 2446건에 대한 보험료 청구를 거절했다. 자동차보험 점유율이 높은 4곳 보험사 중 KB손보에 이어 현대해상(0.48%), 삼성화재(0.47%), DB손해보험(0.46%) 순으로 거절 비율이 높았다. 

특히 KB손보는 이들 보험사 중 5년 연속 자동차 보험 지급 거절률 1위에 머무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KB손보의 자동차 보험금 부지급률은 2020년 상반기(0.72%) ▲2020년 하반기(0.57%) ▲2021년 상반기(0.78%) ▲2021년 하반기(0.63%) ▲2022년 상반기(0.68%) ▲2022년 하반기(0.56%) ▲2023년 상반기(0.65%) ▲2023년 하반기(0.53%)로 집계됐다. 

이 기간 보험금 지급 여부를 두고 보험 청구인과 벌인 소송 및 분쟁 조정 건수도 가장 많았다. 보험사가 약관상 면책, 배상 책임이 없어 보험금을 미지급하거나 보험사기가 적발돼 보험금을 미지급한 경우를 제외하고 청구인과 보험금 지급을 두고 다툰 횟수는 4대 보험사 중 185건으로 가장 많았다. 2위인 삼성화재(118건)와도 격차가 나지만 DB손해보험(5건), 현대해상(0건)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수치다.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보험사를 상대로 한 소송 건수의 경우 연간 4,000건 안팎을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2022년 4,748건으로 늘어난 이래 2023년에는 5,000건을 돌파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KB손해보험 소송 건수는 급격히 증가해 4년 사이 소송 건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손보업계의 보험금 부지급률 하락 흐름에도 유력 업체인 KB손보의 보험금 부지급률이 여전히 높은 점에는 금융당국도 주시하는 상황이다. 보험금 부지급률 영향은 소비자들에겐 민감한 부문인만큼 향후 보험금 민원이나 소비자 불만 증가에 가입탈퇴로 이어질 수 있는 사전 단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KB손보 등의 보험금 부지급 사유에는 고지의무 위반이나 약관상 면책이 꼽힌다. 보험 계약자는 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질병의 유무와 같은 사고발생률을 측정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사항은 고지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이 때문에 보험사가 고지의무에 소흘했거나 보험을 가입시켰다가 나중에 이를 핑계로 지급을 거절한다는 불만도 증폭하는 상황이다. 

KB손보 관계자는 "부지급률이 다른 회사보다 높은 이유는 보험금을 지급하려했다가 취소한 것이 아니고 보험 사고의 유형 중 보험 사기가 짙은 건들에 대해 지급을 미룬 것"이라며 "소송과 분쟁 건수가 높은 부분도 보험사기와 연관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KB손보 등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에는 깐깐하지만, 보험률 인상에는 적극적이다. 올해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 차량이 급증한 데다 휴가철 교통사고가 늘면서 손해율이 악화돼 보험금 상승이 예상된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누계된 주요 7개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은 80.9%로 집계됐다. 4대 보험사 중에는 현대해상(81.3%)이 가장 높았고, KB손보(80.8%), 삼성화재(80.2%), DB손보(79.5%)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피해와 인천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연말까지 손해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내년 보험료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다. 9월부터 연말까지는 나들이 차량 사고 증가, 폭설, 빙판 등 겨울철 사고 등 계절적 요인이 불가피하게 손해율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