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사재기에 美관세 폭탄까지... PC업계 봄바람 불까 [위클리 디지털포스트]
반도체 업계에 부는 봄바람, PC 교체주기, 딥시크로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 플래그십 늘고 폴더블 줄고...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7.7%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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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지난해 말부터 시장조사기관들의 보고서에서 '교체 수요'라는 키워드가 자주 눈에 띕니다. 코로나19 당시 대량으로 판매됐던 IT 기기들의 상대적인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는 이야기죠. 실제로 기자 주변에선 노트북을 산다는 지인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습니다.
불행한 이야기라면 미국 정부의 관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은 물론이고 캐나다·멕시코 등 주요 통상국가에 2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PC업계는 다시 숨을 죽이고 있거든요. HP는 지난해 실적발표 및 2025년도 이익 전망에서 "중국산 수입품 관세와 부품 비용 상승이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공급이 불안한 엔비디아 RTX 50 시리즈로 인해 그래픽카드 시장은 물량 부족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모처럼 PC나 다른 IT제품을 구매하고 싶어도 터무니없이 비싸거나 물량이 없는 그래픽카드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PC·모바일 기기 시장,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반도체 업계에 부는 봄바람?
PC 교체주기, 딥시크로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
지난 주 미국 IT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애플은 주가가 10.7% 내려앉았고, 나스닥 지수 전체도 2.4% 하락했습니다. 애플이야 AI 비서로 선보일 예정이었던 '개인화된 시리'를 연기하는 바람에 큰 낙폭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나스닥 지수 전체가 하락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봐야겠죠.
PC와 그 안에 탑재되는 반도체는 글로벌 공급망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TSMC나 삼성전자가 생산한 칩을 탑재한 제품이라 한들 개별적인 부품에서는 '중국산'을 배제하기 어렵죠. 이런 상황에서 관세 인상은 연관된 제품가격의 줄인상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조사기관들의 '교체 수요 예고'에 찬물을 끼얹은 셈입니다.
이런 악재에도 한국의 IT 업계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는데요.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0.1% 상승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9%, 6.3% 주가가 올랐습니다. 특히 완제품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부품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상승폭이 높았습니다.
또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오픈소스 AI 모델 '딥시크'의 존재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는데요. PC업계는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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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늘고 폴더블 줄고...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7.7% 역성장
IT 기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양극화'입니다. 물건을 살 때 아예 비싸고 좋은 제품이나, 최저가에 가까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인데요. 국내 스마트폰 시장 또한 대표적인 '양극화' 사례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한편 올해에는 플래그십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비싸진 스마트폰 가격에 중저가 제품은 크게 위축됐지만, '플래그십'을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스마트폰을 구매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중 69.1%가 800달러(166만원) 이상의 플래그십 제품이었다네요. 한편 폴더블 시장은 전년보다 감소했습니다. 폴더블 제품을 구매했던 사용자들도 일부 '갤럭시 S24 울트라' 등 '바(bar)'형 스마트폰으로 회귀했고요.
전체적인 출하량은 7.7% 감소했습니다. 기자도 스마트폰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한지 제법 오래됐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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