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Secret story of HDD -2-

2014-12-22     정환용기자
 
테마 2
당신의 데이터는 안녕하십니까
 
작성: 김현동 테크니컬라이터(cinetique@naver.com)
 

SSHD(Solid State Hybrid Drive)의 등장, 스마트폰?태블릿으로 대변되는 급격한 모바일 열풍은 HDD를 구시대의 저장장치로 보이게 만들었다. PC의 용도가 축소되고 사용 빈도가 낮아졌으며, 더 빠른 저장장치까지 등장했으니 HDD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데이터는 어딘가에 보관돼야 한다는 간단한 원리를 잠시 망각한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면 아래의 거대한 빙산을 보지 못했던 셈이다. 클라우드 시대는 조용하게, 그러나 우리 생활방식을 근본부터 바꾼 강력함을 가지고 시작됐다.
 
누구나 사용하는 SNS는 수많은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생산하는 콘텐츠를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시킨다. 고화질?고음질로 진화한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잘 발달한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온갖 기기에 전송된다. 우리가 이용하는 디지털화된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 정보는 결국 데이터이고, 데이터는 반드시 저장장치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데이터 스토리지 솔루션이 거대해지고,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다. 수십억 인구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생산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소위 ‘빅데이터’로 불리는 새로운 데이터 핸들링 기법이 대두되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목적으로 기업 차원에서 구축하는 솔루션이라면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그러나 개인·중소기업 수준의 NAS, 혹은 CCTV 등을 위한 DVR(Digital Video Recorder) 시스템이라면 어떤 HDD를 사용해야 할지 고민의 여지가 많아진다. PC용 HDD와 NAS, DVR 전용 HDD가 기술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차이는 결국 스토리지 시스템의 안정성, 신뢰성과 직결된다.
 
제조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의 HDD 제조사들은 이렇듯 변화한 환경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씨게이트의 NAS HDD나 서베일런스(Surveillance) 시리즈, WD의 클라우드 시리즈 등이 그렇다.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만큼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사용 환경에 맞는 수준의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다.
 
 

같은 용량의 HDD에서도 엔터프라이즈 제품과 일반 제품 간의 디자인은 한 눈에 구분된다. 충격을 줄여주는 프레임 형태는 물론 모터 부분도 큰 차이를 보인다.(좌측 일반, 우측 엔터프라이즈))
 
 
개인 PC에서 몇 개 정도의 HDD를 사용할 때는 회전 속도가 높은 것이 좋다. 그러나 24시간 내내 동작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MTBF(Mean Time Between Failure, 평균 무고장 시간)가 긴 엔터프라이즈 또는 Surveillance·NAS 라인업의 제품군이 적당하다.
 
‘같은 용량의 HDD라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인식 때문에 스토리지 시스템에 일반 HDD를 대수롭지 않게 사용한다. CCTV와 같은 영상시스템에도 HDD는 경중을 가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중요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장비를 설치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3TB로 같은 용량의 HDD 무게를 측정해보면 엔터프라이즈 제품이 더 무겁게 나타난다. 이는 내구성을 높이고 효율을 강화하는 등 안정성과 신뢰성을 위한 설계가 더해진 결과다.(좌측 일반, 우측 엔터프라이즈))
 
 
이런 차이점은 용량이 다른 드라이브에서도 발견된다. 같은 용량이라면, 엔터프라이즈 제품이 무거운 것이 일반적이다. 무게 뿐 아니라 사용된 부품과 가짓수, 발열, 신뢰성 등도 일반 제품보다 월등하게 높다.
 
1) 데이터의 밀도
엔터프라이즈 제품은 같은 용량이지만, 사용하는 플래터의 장수가 컨슈머 제품보다 많다. 이는 플래터의 밀도를 의도적으로 낮추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플래터당 기록할 수 있는 데이터의 밀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최근에는 가열 자기 기록 기술(HAMR; Heat Associated Magnetic Record)의 등장으로 더 큰 용량의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2) 모터의 내구성
엔터프라이즈 제품은 구동 환경부터 가혹하다. 백업이나 수명이 다하지 않는 이상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제품 설계도 이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일반 HDD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게다가 최근에는 평균 5대 이상의 HDD가 RAID와 같은 방식으로 유기적으로 결합해 동작하기 때문에 증폭되는 ‘진동’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반드시 수반되는 ‘발열’ 또한 성능 저하를 유발하는 해결과제다.
 
 

Full Load 동작 30분 후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한 사진. 7200RPM의 일반 HDD와 엔터프라이즈 HDD를 비교해본 결과, 엔터프라이즈 HDD의 발열이 현저히 낮게 측정됐다. 이는 엔터프라이즈 HDD의 에너지 효율이 컨슈머 제품 대비 월등히 앞서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좌측 일반, 우측 엔터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