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전도 이어폰, 일반 이어폰보다 왜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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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전도 이어폰, 일반 이어폰보다 왜 좋을까
  • 조은혜 기자
  • 승인 2017.11.30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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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스몸비(Smombie)족’으로 만든 일등 공신이다. 스몸비란 스마트폰 (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길을 걷는 사람을 가리킨다. 전방을 주시하지 않다 보니 차와 부딪히거나 도로에서 넘어져 각종 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사고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골전도 이어폰을 사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주변 소리와 노랫소리를 놓치지 않고 다 들을 수 있다.

 

‘골전도’가 뭔가요?

▲ 공기전도 : 귓바퀴 → 귓구멍 → 고막 → 청소골 → 달팽이관 → 청신경 → 대뇌 / 골전도 : 표피 → 귀 주변 머리뼈 → 달팽이관 → 청신경 → 대뇌

우리는 귀를 통해 다양한 소리를 듣는다. 자동차 경적소리, 사람들의 대화소리,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등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끊임없이 소리를 듣고 인식한다.

이때, 사람이 소리를 듣고 인식하게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공기전도(air conduction), 골전도(bone conduction)다.

일반적으로 소리는 공기전도를 통해 듣게 된다. 소리의 진동이 공기를 타고 외이에 도달한 뒤 고막을 진동시키고, 이후 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에서 전기에너지로 바뀌어 뇌로 전달되는 방식이다. 골전도의 경우 이와 조금 다르다. 소리의 진동이 고막을 거치지 않고, 뼈와 근육을 통해 내이에 진동을 전달한다.

골전도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면, 귓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은 후에 목소리를 내보자. 귀를 막은 만큼 공기전도가 불가능해 외부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데, 분명 자신의 목소리는 또렷하게 들릴 것이다. 이는 성대와 구강을 통해 발생한 소리의 진동이 두개골과 근육을 통해 내이로 전달됐기 때문이다.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가 어색하게 들리는 이유도 골전도와 연관된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공기를 타고 귀에 전달되는 공기전도음과, 성대의 떨림이 두개골과 주변 근육으로 직접 전달되는 골전도음이 합쳐진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러나 목소리를 녹음하면 입으로 나오는 소리만 녹음되고, 뼈를 통해 전달되는 소리는 녹음되지 않기 때문에 다르게 들릴 수밖에 없다.

 

 

음악도 주변 소리도 다 들린다

▲ 골전도는 고막의 떨림으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두개골과 근육의 진동이 직접 내이에 전달돼 소리를 듣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골전도 현상을 이용한 음향기기가 바로 골전도 이어폰이다. 골전도 이어폰은 귀 주변 뼈와 피부를 통해 내이에 진동을 줌으로써 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일반 이어폰의 가장 큰 차이는 진동자(Vibrator)의 유무다. 진동자를 통해 귀 주변 뼈에 진동을 주면, 이 진동이 고막보다 더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내이에 전달되는 식이다. 고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줘 소리를 전달하는 일반 이어폰과 비교되는 부문이다.

물론 이러한 진동은 전혀 체감할 수 없는 정도다. ‘머리까지 울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을 덜어도 좋다는 말이다. 또한 신체의 어느 곳에 가져다 댄다고 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니다.

골전도 이어폰은 소리 전달 방식이 다른 만큼, 귀에 꽂고 사용하는 음향기기와는 디자인부터 차이가 있다. 주로 연골에 클립형으로 부착해 사용하거나, 헤드셋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귀 주변에 밀착해 사용하곤 한다. 최근 출시되는 골전도 이어폰은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 헤드셋의 형태로 제작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웃도어용으로 제격

▲ 골전도 이어폰은 뼈로 진동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귀 주변 연골에 부착해 사용한다. 덕분에 귀를 막지 않아 주변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요즘 판매되는 대부분의 이어폰은 커널형(인이어)이다. 커널형 이어폰은 귓바퀴에서 고막으로 이어지는 외이도에 밀착시키는 이어폰을 말한다. 귀에 밀착하는 만큼 주위의 소음이 차단돼 소리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변 소리를 듣지 못해 사고가 날 수 있고, 귀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져 두통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오픈형 이어폰 또한 마찬가지다. 귀 주변을 막는 만큼 주변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거나, 귓구멍이 좁은 사람의 경우 통증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골전도 이어폰은 비교적 안전성이 높다. 이어폰이나 보청기와 달리 귀 주변 연골에 부착하는 형식이라 외부의 소리와 골전도를 통한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덕분에 커널형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보다 갑작스러운 주변의 위험을 대비할 수 있다. 또한 귀에 삽입해 사용하는 것이 아닌 만큼, 커널형 이어폰과 오픈형 이어폰 특유의 이물감을 싫어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고막의 부담을 줄여준다

사람의 청력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젊은 나이에도 소음성난청의 위험에 노출된 경우가 늘고 있다. 소음성난청은 소음에 오랜 시간 노출돼,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것을 뜻한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 학생 중 약 25만 명이 소음성난청 위험 상태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골전도 이어폰에 관련해 많은 이들이 오해를 하는 것이 있다. 골전도 이어폰을 사용하면, 이러한 소음성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골전도 이어폰은 청각손상을 막아주는 마법의 아이템은 아니다.

고막이 아닌 뼈의 진동으로 소리를 들려주는 형식이라 결국 청신경에 부담을 주는 것은 똑같다. 즉, 골전도 이어폰을 사용하더라도 볼륨을 크게 해 장시간 듣는다면 내이에 무리가 생겨 청각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또한 골전도 이어폰은 내이로 진동을 전달해 소리를 들려주는 구조라, 청신경이 손상된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다만 골전도 이어폰을 사용하면 고막의 손상이나 피로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장시간 이어폰 착용 시 귀 주변에 통증을 느끼거나, 혹은 귓구멍이 작아 이어폰을 착용하기 불편하다면 골전도 이어폰이 좋은 대안이 돼 준다.

 

 

제품의 기술력이 관건

골전도 이어폰은 2000년대 중후반 청력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신개념 기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골전도 이어폰은 빠르게 대중화되지 못했다. 사람들의 기대치만큼 성능이 받쳐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외부로 소리가 세어 나가는 경우가 빈번해, 도서관 등의 조용한 공간에선 사용할 수 없었다. 음질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골전도 헤드폰 구동 특성상 기본적으로 저음역대의 재생이 약하다는 문제가 주로 지적됐다. 일반 이어폰보다 높은 가격대 또한 넘어야 할 산 중 하나였다.

그런데 최근 골전도 이어폰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전에 지적됐던 문제점들이 개선된 기기들이 하나둘씩 공개됐기 때문이다. 기자가 이번에 체험해본 애프터샥(AfterShokz)의 ‘트랙 에어’(Trekz Air)도 그중 하나다.

▲ 블루투스 기능(버전 4.1)이 더해진 골전도 이어폰으로, 귀에 걸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고감도 마이크 2개가 장착됐으며, 기기 우측의 버튼을 누르면 통화를 받을 수 있다.

트랙 에어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이름이 잘 알려진 골전도 이어폰 ‘트랙 티타늄’(Trekz Titanium)의 후속 버전이다. 요즘 추세에 맞게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후속 버전인 만큼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는데, 실제 체험해보니 꽤나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했다.

▲ 블루투스 기능(버전 4.1)이 더해진 골전도 이어폰으로, 귀에 걸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고감도 마이크 2개가 장착됐으며, 기기 우측의 버튼을 누르면 통화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골전도 이어폰임에도 저음역이 준수한 편이다. 일반 오픈형 이어폰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정도다.

▲ 크기는 13.6x6.5x16.7cm, 무게는 32g이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헤드셋과 비교하면 매우 가벼운 축에 속하며, 초경량 티타늄에 나노 기술 코팅이 적용돼 내구성은 준수한 편이다. 생활방수(IP55) 기능도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할 때 유용하다.

기존의 헤드셋의 경우 목에 건 뒤, 별도의 이어팁을 꺼내 착용하는 식이라 여러모로 번거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트랙 에어는 귀에 걸쳐 사용하는 식이라 이러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고, 무게도 매우 가벼운 편이라 착용감도 나쁘지 않다.

귀에 거는 부분도 전작보다 부드러운 소재가 사용됐다. 때문에 평상시에도 착용하기 좋을뿐더러, 안경을 썼을 시에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 본체 우측엔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이 장착됐다. 충전은 본체 하단의 마이크로 5핀 단자를 활용한다. 일반 스마트폰 충전과 동일한 방법이다.

트랙 티타늄처럼 핸즈프리 통화도 가능하다. 주목할 점은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탑재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마이크 부분이 귀에 닿는 부분에 있어도 주변 소음과 관계없이 명확한 음성으로 소통할 수 있다.

▲ 충전 케이블, 이어팁, 파우치가 함께 제공된다. 트렉 에어를 착용한 채 이어팁을 귀에 꽂으면 주변의 소음이 들리지 않아 유용하다.

가격은 195,000원이다.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지만, 소음이 많은 공간에서도 정확한 통신 및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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