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지난 호에서 살펴본 키보드와 더불어 컴퓨터 사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변기기가 있다. 바로 마우스다. 워드나 PPT에서 텍스트 내용을 복사하고 사진, 동영상을 편집할 때 좋은 마우스만큼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좋은 기기가 없다.
특히 최근에는 게이머에 특화된 디자인과 성능을 보유한 게이밍 마우스가 인기다. 어제보다 나은 게임 실력을 원하는 이들에게 게이밍 마우스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다. 그렇다면 마우스는 언제 처음 등장한 걸까? 그리고 그동안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1968년에 처음 등장
세계 최초의 마우스는 1968년에 개발됐다. 미국의 공학자인 더글라스 엥겔바트(Douglas Engelbart)는 1957년부터 스탠포드 연구소(SRI International)에서 근무하는 동안 전자기기 소형화, 마그네틱 디바이스 등 12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다.
또한, 그는 온라인 시스템(NLS, oN Line System)을 개발했다. 오늘날 PC에서 당연히 여겨지는 그래픽 기반 사용 환경(GUI), 하이퍼텍스트를 통한 문서 이동, 네트워크를 통한 화상회의 등이 이미 NLS에 구현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개발된 기기가 바로 마우스다. 엥겔바트는 동료인 빌 잉글리시(Bill English)와 함께 가로와 세로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각종 인터페이스를 선택할 수 있는 마우스를 발명했다. 최초의 마우스는 나무 상자에 버튼이 달린 형태였으며, 아래에는 2개의 바퀴가 달려 있었다. '마우스'라는 이름은 생김새가 생쥐를 닮았기에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엥겔바트는 마우스의 특허가 만료될 때까지 한 푼의 로열티도 받지 못했다. 특허가 스탠퍼드 연구소 것이었기 때문이다. 마우스는 오늘날 우리가 쉽게 PC를 사용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엥겔바트와 잉글리시가 받은 돈은 제록스 팰로알토 연구소로부터 받은 라이선스비 50,000달러가 전부였다.
PC 시대와 함께 본격적인 마우스 경쟁 시작
80년대 들어 16비트 IBM PC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컴퓨터를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한 주변기기로 마우스가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상업용 마우스를 출시한 업체는 제록스였다. 제록스는 1981년 자사의 컴퓨터와 함께 사용 가능한 2버튼 볼 마우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본체 가격이 20,000달러나 되다 보니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1982년에는 로지텍이 롤링 볼 방식의 마우스를 개발했으며, 1983년에는 애플의 1버튼 마우스 '리사 마우스(Lisa mouse)'가 매킨토시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비슷한 시기에 마이크로소프트도 2버튼 마우스를 출시하면서 마우스는 대중적인 주변기기로 자리 잡았다.
추억의 볼 마우스
8~90년대생이라면 마우스 아래에 공이 들어간 볼 마우스 한번쯤 사용해봤을 것이다. 극초기 마우스는 바닥에 가로/세로 움직임을 감지하는 롤러가 2개 배치된 형태였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마우스 움직임에 한계가 있었기에 중앙에 공 하나를 배치하고 그 볼로 롤러를 돌려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볼 마우스는 여러 모로 불편한 점이 많았다. 먼저 볼에 먼지가 쉽게 달라붙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볼을 꺼내 청소해줘야 했다. 만일 볼을 잃어버리면 그 마우스는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었다. 실제로 당시 학교 컴퓨터실이나 PC방 등에서 마우스 볼이 분실되어 이를 찾느라 애를 먹는 일이 종종 있었다.
더 정밀한 광마우스의 등장
이러한 볼 마우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마우스가 바로 광마우스다. 광마우스는 마우스 하단의 광학 센서에서 빛을 발사하고, 바닥에 반사된 빛으로 변화를 감지해 커서를 움직인다. 광마우스는 이물질이 침입하지 않아 관리가 편하고 센서가 분실될 일도 없다.
최초의 광마우스는 무려 1980년에 등장했다. 하지만 초기에는 반짝이는 표면이나 빛이 통과해버리는 유리 등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후 센서 기술이 날로 개선되면서 이제는 투명유리에서도 광마우스를 쉽게 쓸 수 있게 되었다.
센서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파장이 긴 붉은색의 가시광선을 사용하는 옵티컬 센서는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레이저를 사용하는 레이저 센서도 마우스에 채택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당수의 게이밍 마우스는 픽사트(PIXART)의 센서를 사용하는 가운데, 로지텍처럼 자체 개발 센서를 사용하는 업체도 있다.
유선을 넘어 무선으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최초의 마우스는 유선이었다. 이전에는 PS/2 포트에 연결해 사용하는 제품이 많았지만, 오늘날은 대부분 USB 포트에 연결해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무선 신호로 연결하는 무선 마우스도 많아졌다.
최초의 무선 마우스는 '로지텍 메타포'로, 1984년에 첫 선을 보였다. 이후 블루투스를 통해 간단히 연결할 수 있는 무선 마우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2.4GHz 대역을 통해 무선 연결이 가능한 제품도 나타났다.
게이머에 맞게 진화하다
최근에는 게이머라면 모름지기 게이밍 마우스를 사용하기 마련이다. PC 게임에서 마우스가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4년부터다. 클래식 macOS의 데스크 액세서리로 제공된 퍼즐은 마우스를 위해 제작된 게임이었다. 이후 80년대 후반과 90년대 들어 콘솔 게임기를 위한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게임을 위한 마우스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다.
게이밍 마우스는 RTS나 FPS 등의 게임을 보다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먼저 일반 마우스보다 성능 좋은 센서를 사용해 정확한 컨트롤과 에임을 보장한다. 또한, 게이머의 손에 맞춰 다양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선보이며, 매크로 지정, RGB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한 제품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