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용’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을 자랑한다 - 엔비디아 테슬라 G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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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용’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을 자랑한다 - 엔비디아 테슬라 GPU
  • PC사랑
  • 승인 2012.09.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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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 제품군은 세가지로 나뉜다. 일반 사용자를 위한 지포스(GeForce), 전문가용인 쿼드로(Quadro), 그리고 고성능 컴퓨팅(HPC)에 사용되는 테슬라(Tesla)다. 전문가를 넘어 전문‘기관’에서나 사용한다는 지구최강의 GPU 테슬라. 도대체 어떤 녀석일까?
우재용 기자
 

 
이름의 유래
‘테슬라’라는 이름은 미국의 전설적인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에서 따왔다. 1856년 오스트리아의 쉬말리안(현재는 크로아티아)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교류 전기, 테슬라 코일, 무선 전구(!) 등을 만들어 현대 전기공학의 개척자로 일컬어진다. 또한 무선전신을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굴리엘모 마르코니보다도 2년 앞서 무선전신 실험에 성공했다. 그의 업적을 기려 현재 자기장의 단위 명으로 쓰이는 가우스(G)의 상위 단위(1만배)로 테슬라(T)가 제정됐다.
 

어떤 제품인가?
테슬라 제품들의 주된 기능은 시뮬레이션, 대규모 계산(특히 부동 소수점 계산), 전문분야나 과학 분야의 영상물 제작을 보조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일반적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장치)가 아닌 GPGPU(General-Purpose computing on Graphics Processing Units, 범용 그래픽 처리장치)로 분류되는데, 원래 CPU가 취급하던 프로그램들의 계산을 수행하는 장치다. 그렇기 때문에 의외로 영상을 디스플레이로 출력하는 성능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
하지만 그 외의 성능은 엄청나다. 테슬라 K10 GPU의 경우, 초당 메모리 대역폭(한번의 클럭 신호를 통해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무려 320GB에 달한다. 현재 지포스 계열의 최신 라인업인 GTX 600 시리즈의 초당 메모리 대역폭이 192GB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억’소리나는 성능이 아닐 수 없다.
 

어디서 쓰이고 있을까?
연산 능력이 말도 안 되게 뛰어나기 때문에 유전/가스전 탐사, 무인정찰기에서 촬영한 영상 분석 등 웬만해선 들여다 볼 수조차 없는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테슬라 GPU는 세계 5위권의 슈퍼컴퓨터 중 3개를 가동시키고 있다. 최근의 사용사례를 살펴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전체학 연구소인 베이징게놈연구소는 클라우드 기반의 연구자료 분석 서비스인 ‘이지게노믹스(EasyGenomics)’에 테슬라 GPU를 활용해서, DNA 시퀀싱(DNA 염기서열 결정법) 분석시간을 닷새에서 다섯시간으로 줄였다. 연구소가 만든 클라우드 기반의 ‘이지게노믹스’ 서비스는 전세계 연구자들이  DB, 알고리즘, 기계학습, 컴퓨터 그래픽과 같은 컴퓨터기술을 이용해 생물학 데이터를 저장, 분석, 해석하는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석을 쉽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지게노믹스는 엔비디아 GPU 가속을 이용해서 CPU 기반 시스템으로 며칠이 걸리던 DNA 빅 데이터 분석 처리를 몇 시간 만에 완료했다. 연구소 측은 GPU 가속으로 이지게노믹스의 데이터 분석 속도가 단축되어 클라우드 환경에 완전히 배치되면 향후 유전체학 연구 분야를 혁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 GPU가 장착된 베이징 게놈 연구소의 서버팜.
 
테슬라 GPU는 신종 플루 바이러스 연구에도 쓰이고 있다. 그 동안 H1N1 바이러스 퇴치의 가장 큰 어려움은 타미플루와 리렌자 등의 치료제를 무력화시키는 바이러스 변종이 예기치 않게 자주 등장한다는 데 있었는데, 테슬라를 활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이러한 난국의 타개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과 태국 반솜데즈차오프라야 라자바트 대학, 출랄롱코른 대학의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H1N1 변종이 어떻게 바이러스 건효소의 화학/생물학적 구조역학을 변화시키는지 관찰했고, 최초로 기존 치료제의 내성기전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테슬라 GPU를 갖춘 소규모 클러스터로 시뮬레이션을 가동하여 16-24개 CPU가 장착된 CPU 단독 클러스터를 사용했을 때보다 절반의 시간과 5분의 1에 불과한 서버 수로 H1N1 내성기전을 밝혀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바이러스 변종을 치료할 억제제를 신속히 개발하고, 장래 발생할 수 있는 H1N1 유행의 치사율을 줄일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PU를 활용한 고화질 두뇌 모델 렌더링 이미지.
 
 
의학 연구에서 우주까지
테슬라의 성능은 항공우주공학에도 활용된다. 인도의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이자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리스트에서 85위를 차지한 SAGA 시스템이 인도 우주 프로그램의 핵심인 발사체 설계 및 분석 역량을 크게 개선하기 위해 테슬라를 사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 우주연구기관 6곳 중 하나인 인도우주개발기구(ISRO)에서 개발한 SAGA 슈퍼컴퓨터는 복잡한 항공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테슬라 GPU 640개의 전산 파워를 기반으로 최고 394 페타플롭(초당 1,000조 회 연산)의 피크성능을 제공하는 SAGA를 이용해 ISRO는 보다 복잡하고 정확한 디자인 시뮬레이션을 실시, 신규 및 기존 위성발사체의 설계 및 분석을 개선하고 있다.
ISRO는 테슬라를 사용해서 CPU 기반 시스템 대비, 보다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7~8배 빠르게 구동할 수 있게 됐다. 동일한 팩터로 새로운 발사체의 설계, 검증 및 확정에 소용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GPU 기반 시스템의 보다 높은 전산밀도로 어플리케이션의 확장성을 개선면서 통신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컴퓨팅 클러스터. 테슬라로 시뮬레이션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신종 플루 바이러스인 H1N1의 이미지.
 
자폐증이나 알츠하이머 병을 연구하는 독일 율리히 연구소의 율리히 슈퍼컴퓨팅 센터에서도 신경과학을 비롯한 제반 첨단 과학연구에도 테슬라를 도입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와 율리히 슈퍼컴퓨팅 센터는 신경과학, 천문학, 천체물리학, 소재과학, 소립자물리학, 단백질 폴딩 등의 분야에서 차세대 GPU 가속 과학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양측은 센터 내에 ‘엔비디아 어플리케이션 랩(NVIDIA Application Lab)’을 신설하고, 운영 및 인력 보충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어플리케이션 랩은 유럽 과학계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시설로서, 유럽 각지의 과학자들에게 최적화 과학 어플리케이션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해 GPU 가속 슈퍼컴퓨팅 파워를 활용할 수 있게 할 전망이다.
인간 두뇌의 비밀을 풀기 위한 신경과학 연구는 율리히 연구소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율리히 슈퍼컴퓨팅 센터는 첨단 신경과학 연구에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자폐증, 다발성경화증, 알츠하이머, 기타 신경질환의 원인 및 치료법을 찾고 있다.
 

인도우주개발기구의 PSLV(Polar Satellite Launch Vehicle) 로켓. 이 로켓 하나로 10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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