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들면 부대찌개! 그런데 맛이...!? PS 올스타 배틀 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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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면 부대찌개! 그런데 맛이...!? PS 올스타 배틀 로열
  • PC사랑
  • 승인 2013.03.0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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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면 부대찌개! 그런데 맛이...!?
PS 올스타 배틀 로열

요리와 관련된 이야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재료가 좋으면 별다른 양념이 필요 없다’는 말이다. 재료가 싱싱하고 맛있다면 이런저런 양념을 더하지 않아도 재료 본연의 맛으로 충분하다는 소리다. 하지만 PS3와 PS Vita로 동시 출시된 유명 캐릭터들의 난투극 ‘플레이 스테이션 올스타 배틀 로열’은 다르다. 재료는 좋은데 요리사가 문제거나, 요리 방법이 문제다.
정환용 기자
 
발매 전의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PS3와 PS Vita로 동시 발매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캐릭터 난투극 액션 ‘플레이 스테이션 올스타 배틀 로열’(이하 ‘PS올스타’)은 PS 세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캐릭터들이 모인 액션 대전 게임이다. 기자가 이 게임을 기다린 것은 ‘갓 오브 워’의 크레토스, ‘파랏파 더 래퍼’의 파랏파, ‘철권’의 헤이하치, ‘데빌 메이 크라이’의 단테 등 다양한 게임의 캐릭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싸운다는 설정이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기자가 좋아하는 ‘에라 모르겠다 너 일단 이리와 봐’ 식의 집단 난투극 형식의 액션에 눈길이 갔기 때문이다. 게임의 큰 흐름은 별다른 것이 없다. PS 올스타는 캐릭터마다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배틀 로열에 참가한다는 설정이다. 굳이 대전게임에 스토리가 필요하겠느냐고 하겠지만 이 부분은 좀 아쉽다. 하긴 각자 다른 세계에 있던 캐릭터들이 한 공간에 모인다는 설정 자체에서 애초에 시나리오는 생각도 안 했을지 모르겠다.(그래도 대전 스테이지는 다양하게 나오는 편이다) 기자는 PS Vita 버전으로 플레이했다. 기본 조작법은 간단하다. 방향 키로 이동하고 4개의 버튼으로 점프 및 다양한 형태의 공격, L 버튼으로 방어, R 버튼으로 필살기를 사용한다. 자신의 공격이 적에 명중할 때마다 필살기 게이지가 차 오르고, 총 3단계로 축적할 수 있는 게이지를 모두 채우면 마치 리그 오브레전드의 궁극기와 같은 일격필살의 기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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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 메이 크라이’의 단테는 3단계 필살기를 가동하면 악마 모드로 변신해 적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두고 잡는다. 실로 자비 없는 학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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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배틀 로열은 총 20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한다. 좌측 상단부터 ‘갓 오브 워’의 크레토스, ‘파랏파 더 래퍼’의 파랏파 더 래퍼, ‘뚱뚱보 공주와한 주먹의 케이크’의 뚱뚱보 공주, ‘트위스티드 메탈’의 스윗투스, ‘킬존 2’의 라덱 대령, ‘슬라이 쿠퍼’의 슬라이, ‘언차티드’의 네이선 드레이크, ‘인페이머스’의 콜과 사악한 콜, ‘라쳇 앤 클랭크’의 라쳇, ‘잭 앤 덱스터’의 잭 앤 덱스터, ‘바이오쇼크’의 빅대디, ‘데빌 메이크라이’의 단테, ‘철권’의 헤이하치, ‘헤븐리 소드’의 나리코, ‘메탈 기어 솔리드’의 라이덴, ‘리틀 빅 플래닛’의 리빅 보이, ‘메디이블’의 대니얼 경, ‘삐뽀사루 겟츄’의 스파이크, ‘토로와 와작와작’의 토로.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오프라인 아케이드 모드와 온라인 대전 모드로 구분돼 있다. 게임의 흐름을 먼저 익혀야겠기에 한 캐릭터를 골라 아케이드 모드부터 해 보기로 했다. 비디오 게임을 많이 즐겨보진 못했지만 유명 게임의 캐릭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으니 신기하기도 했고 어떤 캐릭터가 좋을지 고민도 됐다. 재미있게 즐겼던 ‘언차티드’의 기억이 떠올라 네이선 드레이크를 선택해 게임을 시작했다. 이블 콜 맥그래스도 존재했지만, 기자는 선하니까 선한 캐릭터를 골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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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법을 익히는 튜토리얼을 거쳐 아케이드 모드를 시작하면 가장 쉬운 상대부터 1:1 타임어택 대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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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게임의 룰에 맞춰 다음 적은 좀 더 많아지고 강해진다. 일반 대전 게임과 다른 점은, 여기서는 같은 편이 없이 가까운 적을 먼저 쳐 없애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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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서퍼 같은 보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캐릭터의 스토리 모드는 일단 끝난다. 아케이드 모드의 난이도는 영웅, 전설, 올스타 세 단계로 나눠져 있어 한 캐릭터로 3단계를 모두 끝내야 달성율 100%에 도달할 수 있다.
 
분명히 재미는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타격감도 좋고 화면 전환도 박진감 있게 움직이는 것이 나쁘지 않다. 튜토리얼을 통해 간단한 조작법을 익히면 ‘철권’처럼 수십 가지의 기술을 외우지 않아도 적절한 기술의 조합과 임기응변으로 무난하게 트로피를 쌓아갈 수 있다. 총 20명의 캐릭터 모두 특유의 필살기를 가지고 있어서 자신의 성향과 스타일에 따라 가장 적절한 캐릭터를 선정하면 랭킹을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기자는 어쨌든 모든 캐릭터를 영웅 모드로 한 번씩 클리어했다. 한 번 순회를 하고 나서 선택한 주 캐릭터는 ‘데빌 메이 크라이’의 단테다. 장거리의 타격은 별로지만 단거리에서의 데미지가 좋고 필살기 게이지를 빨리 쌓을 수 있었다. 특히 3단계 필살기를 발동하면 악마 모드로 변신한 단테가 일정 시간 동안 자유롭게 스테이지를 누비며 적을 도륙(?)하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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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활동 무대가 올스타 배틀 로열의 스테이지가 된다.
 
기자는 원래 대전 게임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몰두했던 것이 철권 태그 토너먼트 ‘1’이었을 정도로 격투 게임엔 소질이 없다. 그런 기자도 올스타 모드에서 보스를 처치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게임 자체의 접근성은 상당히 좋은 편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적당한 방어, 적당한 연속기, 여기에 보통 이상의 타격감. 모아야 할 아이템이나 콘텐츠, 트로피가 많아 오래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로 일반 난이도를 클리어하고 난 뒤 다시 Vita를 붙잡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렸다. 기자처럼 대전 게임을 즐기지 않는다면 PS 올스타에서 어떤 성취감을 찾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캐릭터 코스튬과 등장 타이틀의 배경, 세레모니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곳곳에 있지만,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은 그래픽이나 4인 대전에서의 화면 축소로 캐릭터를 제대로 보기 힘든 점 등 게임 외부적인 요소들이 의외로 발목을 잡는 듯했다. 당연히 게임은 즐기는 사람의 취향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 게임의 재미적인 요소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Vita 뿐만 아니라 PS3로도 함께 발매된 PS 올스타는 PS3 버전을 구매하면 Vita 버전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두 기기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게이머라면 솔깃할 만한 프로모션이다. 기자의 친구 N군처럼 특별한 장르에 치중하지 않고 그저 게임이면 다 좋아하는 잡식성 게이머라면, 기자가 느끼지 못했던 PS 올스타의 재미를 잡을 수 있을 듯하다. (그래도 리듬 게임의 실력은 기자가 N군보다 매우 월등하다. 보고 있나 N군?)
 
이번 호에는 N군의 서포트가 그닥 요구되는 부분이 없었다. 그래도 한 줄 코멘트 정도는 달아줄까? N군의 대전 게임 실력은 생각보다 별로다. 기자가 훨씬 못하는 것일 뿐.
 
다양한 캐릭터가 다양한 장소에서 한데 뒤엉켜 툭탁거리는 모습은 좋게 보면 대난투 액션, 안 좋게 보면 난장판이다. 무엇보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은, 기존의 대전 게임과 비슷한 형식이긴 하지만 적을 타격하는 1차적인 목적이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내 캐릭터의 필살기 게이지를 쌓는다는 것에서 약간 이질감이 느껴졌다. 적을 없앨 수 있는 기술은 세 단계의 필살기뿐인 셈인데, 그 과정이 매우 험난하다.
적을 아무리 때려눕히고 온갖 기술과 무기로 떡 주무르듯 두들겨 패도 필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다. 터치스크린 모드로 맵에 뿌려지는 각종무기를 주워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닥 매력적이지는 않다.
왜 뭔가 하나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 걸까? 마치 부대찌개에 육수 대신 맹물이 들어간 것처럼 어색하다. 온갖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이색적으로 모인 만큼 다양한 이벤트를 곁들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멀티플레이 협동 공격이나 이색적인 아이템과 같은 사이드 메뉴가 좀 더 많아진다면 메인디쉬가 더욱 빛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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