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확밀아 페이스북 팬페이지
카드게임의 본격적 확산
확밀아에 관한 소셜분석
필자는 매주 월요일, 소셜분석 툴 펄스K(http://www.pulsek.com)을 이용, 주간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주간 소셜미디어 트렌드는 지난 한 주간 수집된 트위터 멘션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를 출현 빈도 순으로 분류한 것이다. 예를 들어, 대선이 한창이었던 지난 해에는 대선 출마 후보가 줄곧 상위를 차지했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자, 젊은 층이 즐겨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답게 트위터에선 아이돌, 게임이 트위터를 온통 도배하다시피 했다.
노진석 jinseok.ro@konantech.com
노진석 jinseok.ro@konantech.com
<그림1> 소셜미디어 트렌드 - 2012년 12월
■출처: 펄스K
그런데 몇 주전부터 갑자기 주간 소셜미디어 트렌드에서 ‘배틀’, ‘석탈해’, ‘어우동’ 이라는 생소한 키워드가 관찰되기 시작했다. 관심을 갖고 해당 키워드를 살펴봤다. 확인 결과, 이들 키워드는 일본에서 넘어온
TCG(Trading Card Game) ‘확산성 밀리언아서’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TCG(Trading Card Game) ‘확산성 밀리언아서’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1. 확산성 밀리언아서
‘확산성 밀리언아서(이하 확밀아)’는 일본 굴지의 게임회사 스퀘어에 닉스가 개발한 TCG(Trading Card Game) 장르의 게임으로 지난해 12월 20일 액토즈소프트가 국내에 들여왔다. 일본의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와 유명 성우는 물론, 1백명이 넘는 일러스트 작가 등, 초호화 제작진이 게임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의 유산 엑스칼리버를 뽑고 왕이 되어 ‘브리튼’ 이라는 대륙을 외적의 침략으로부터 지켜낸다는 것이 큰 줄거리다. 재미있는 것은 엑스칼리버를 뽑은 자, 즉 아서왕이 단 한 명이 아니라 백만 명이라는 것,
말 그대로 밀리언 아서(Million Arthur).
말 그대로 밀리언 아서(Million Arthur).
<그림3> 확밀아 게임 화면 스크린 캡쳐
■출처: 확밀아 페이스북 팬페이지
백만 명의 아서는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한편, 자기들끼리도 경쟁해야 한다는 설정이다. 물론 대결의 방식은 ‘카드 배틀’ 이다. 현재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2. ‘확밀아’의 확산
확밀아는 현재 굉장히 잘 나가는 게임이다. 앱스토어는 물론, 구글플레이의 게임 분야 최고 매출앱 상위에 기세 등등하게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에서 물 건너온 카드 게임 하나가 애니팡 이래로 카카오 게임이 점령하다시피 했던 게임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강타한 것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그림4> 확밀아 매출 순위(앱스토어 / 구글플레이)
■출처: 앱스토어/구글플레이
확밀아에 관한 평가 또한 후하다. 구글플레이 기준, 2월 17일 현재 38,645명이 평가에 참여해 4.7점이라는 후한 점수를 줬다. 이는 2월17일 현재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게임을 차지하고 있는 ‘다함께 차차차’의 평점 4.5보다 높은 점수다(참고로 ‘다함께 차차차’를 평가한 사용자는 170만 명이 넘는다. 이 부분은 다음 장에서 다루기로 한다).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 양대 애플리케이션 장터의 매출 순위를 통하여 ‘확밀아’가 확실히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은 확인됐다. 이번에는 흥행의 간접 지표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활용할 것은 바로 검색과 언급량.
우선 검색량부터 살펴보겠다. 검색량은 네이버의 트렌드검색(http://trend.naver.com)을 이용하고 상대적 위치를 살펴보기 위하여 ‘확밀아’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게임들의 그것과 비교하도록 하겠다.
<그림5> 검색량 비교(확밀아 vs. 다함께 차차차 vs. 윈드러너)
■출처: 네이버 트렌드검색
■출처: 펄스K
첫째, 확밀아의 언급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또한 출시일 이후에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둘째, ‘다함께 차차차’와 윈드러너’의 경우, 출시 이후 언급이 늘었다가 점차 줄어드는 전형적인 카카오게임의 흥행 패턴을 따르고 있다. ‘확밀아’의 사례와 대조적이다.
셋째, ‘확밀아’의 경우, 게임 출시 이전부터 언급되고 있다. 이는 출시 전엔 거의 언급되지 않은 두 게임과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둘째, ‘다함께 차차차’와 윈드러너’의 경우, 출시 이후 언급이 늘었다가 점차 줄어드는 전형적인 카카오게임의 흥행 패턴을 따르고 있다. ‘확밀아’의 사례와 대조적이다.
셋째, ‘확밀아’의 경우, 게임 출시 이전부터 언급되고 있다. 이는 출시 전엔 거의 언급되지 않은 두 게임과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트위터 언급량을 통해 살펴본 ‘확밀아’와 나머지 두 게임은 검색량을 통한 비교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확밀아’에 대한 언급은 게임출시 전부터 많이 이뤄지고 있으며 게임 출시 후에도 ‘카카오 게임’과 달리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열혈 사용자가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확밀아’의 국내 정식 출시 이전, 일본에서 발매된 게임을 기다리는 -또는 이미 접한 - 대기수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또한 ‘확밀아’ 출시가 카카오게임보다 먼저 이뤄졌음에도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언급되고있다는 것은 고정 사용자 또는 마니아층을 확보했단 뜻이기도 하다. 실제 ‘확밀아’의 사용자는 트위터를 이용하여 게임에 관한 언급을 굉장히 많이 쏟아내고 있다. 이는 다른 게임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현상으로 그만큼 ‘확밀아’ 사용자의 마니아적이며 충성도 높은 성향을 잘 나타내는 것이다.
‘확밀아’의 국내 정식 출시 이전, 일본에서 발매된 게임을 기다리는 -또는 이미 접한 - 대기수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또한 ‘확밀아’ 출시가 카카오게임보다 먼저 이뤄졌음에도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언급되고있다는 것은 고정 사용자 또는 마니아층을 확보했단 뜻이기도 하다. 실제 ‘확밀아’의 사용자는 트위터를 이용하여 게임에 관한 언급을 굉장히 많이 쏟아내고 있다. 이는 다른 게임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현상으로 그만큼 ‘확밀아’ 사용자의 마니아적이며 충성도 높은 성향을 잘 나타내는 것이다.
<그림7> 확밀아를 언급한 트위터 인플루언서
■출처: 펄스K
3. 확밀아의 이유 있는 확산
TCG(Trading Card Game) 또는 카드 배틀 게임(Card Battle Game)의 원조는 일본이 아니지만 발달한 곳은 일본이다. 다양한 종류의 카드 배틀 게임은 일본에선 큰 인기를 끌며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큰 재미를 못 본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국내 모바일 게임분야에선 카카오게임과 같은 남녀노소 누구나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 승승장구해왔다. 실제로 앞서 살펴본 구글플레이의 게임 평가에서 ‘확밀아’의 평점을 준 사람은 2월 17일 현재 4만 명이 채 되지 않으나, ‘다함께 차차차’의 경우 170만명이 넘는 어마어마한 사용자가 게임 평가에 참여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참여자 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게임 매출액은 ‘다함께 차차차’ 1위, ‘확밀아’ 3위로 크지 않다. 상대적으로 카카오게임의 영향력이 덜한 앱스토어에서는 ‘확밀아’가 게임 분야 매출 1위를 달성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짐작하건대, ‘확밀아’의 사용자는 ‘카카오게임’에 비해 적어도 열정적으로 게임을 즐긴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때때로 비용도 지불하며 말이다. 이 대목에선 파레토의 법칙(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 즉 소수의 사용자가 대부분의 매출을 일으키는 것을 표현. 다른 말로 80 대 20 법칙이라고도 함)이 연상이 된다. 이처럼 ‘확밀아’는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의 흥행 법칙을 바꿔버렸다. 그렇다면 ‘확밀아’의 확산에는 어떤 이유가 존재할까? 일본 굴지의 게임회사가 유명 시나리오 작가와 100명이 넘는 일러스트 작가, 그리고 현지 유명 성우 등의 초호화 제작진을 투입해 만든 대작이기 때문에 한국의 까다로운 게임 마니아를 사로잡았다? 카드 배틀 게임에 한국식 RPG의 장점을 채택한 것이 주효했다? 그것도 아니면 지난해 다음-모바게(다음커뮤니케이션과 일본 DeNA의 합작사)에서 선보인 카드 배틀 게임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가 입지를 다져줬기 때문일까? ‘확밀아의 흥행’은 위에 열거한 사례보다 훨씬 많은, 무척 다양한 요인에 의하여 발생했을 것이다. ‘소셜 분석’ 이라는 글의 취지에 맞게 ‘확밀아’에 관하여 언급한 트위터 대화를 분석해 확인해보자.
■출처: 펄스K
<그림 8>은 12월 1일부터 2월 17일까지 ‘확밀아’를 언급한 128,391 건의 트위터 언급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확밀아’의 한글 버전이 국내에서 출시된 12월 20일부터 언급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확밀아’에 관한 언급은 출시된 날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부터는 관련 이슈에 따라 언급량이 늘고 줄어남을 볼 수 있다.
1. ‘확밀아’의 한글판 다운로드 시작(12/20)
2. 사용자 폭주로 잦은 서버 점검. 사용자 보상 차원으로 캐릭터 카드를 뽑을 수 있는 ‘가챠티켓’ 제공(1/8)
3. 업데이트를 통하여 한국 전용 카드 ‘어우동’ 캐릭터 선보임. 큰 논란이 됨(1/19)
4. 잦은 서버점검으로 불만 폭주. 특히 카드 합성을 하면 평소보다 경험치를 더 주는 금요일(이른바 합요일)에 일어난 시스템 장애라 불만 더욱 커짐(1/25)
5. 설날 특집으로 ‘춘향’, ‘색동’ 등의 캐릭터 카드 출시. 이전 ‘어우동’보다 반감 적어짐(2/4)
2. 사용자 폭주로 잦은 서버 점검. 사용자 보상 차원으로 캐릭터 카드를 뽑을 수 있는 ‘가챠티켓’ 제공(1/8)
3. 업데이트를 통하여 한국 전용 카드 ‘어우동’ 캐릭터 선보임. 큰 논란이 됨(1/19)
4. 잦은 서버점검으로 불만 폭주. 특히 카드 합성을 하면 평소보다 경험치를 더 주는 금요일(이른바 합요일)에 일어난 시스템 장애라 불만 더욱 커짐(1/25)
5. 설날 특집으로 ‘춘향’, ‘색동’ 등의 캐릭터 카드 출시. 이전 ‘어우동’보다 반감 적어짐(2/4)
<그림9> ‘확밀아’에 관한 이슈 키워드 분석 결과
■출처: 펄스K
<그림 9>는 ‘확밀아’와 함께 많이 언급되고 있는 키워드 ‘가챠티켓’과 두 단어가 트위터에서 어떻게 언급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를 통하여 해당 일자의 이슈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확밀아’와 동시에 언급되고 있는 단어로 ‘녹차’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녹차는 게임에서 초록색 물약으로 표시되는 탐색포인트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밖에도 홍차, 숟가락, 합요일 등도 ‘확밀아’의 이슈 키워드로 나타나고 있다. 이상으로 트위터 언급 추이와 이슈 키워드를 통하여 ‘확밀아’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트위터 분석으로 ‘확밀아’의 확산 요인을 추측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의적절하게 캐릭터 카드를 출시하여 사용자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대규모 일러스트 작가의 참여가 빛을 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처럼 게임의 재미 요소를 배가시키는 수시 업데이트를 통하여 사용자의 이탈을 막는다.
둘째, 적절한 보상을 제공한다. 잦은 서버점검으로 지친 사용자를 ‘가챠티켓’ 등으로 달래준다. 도박에서 돈을 잃으면 개평을 줘서 노름판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처럼 사용자를 중독시킨다.
셋째, 확밀아’는 한화에 성공했다. 한국 사용자는 녹차, 홍차, 숟가락, 합요일 등, 다양한 어휘를 만들어내며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형 캐릭터 카드의 출시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둘째, 적절한 보상을 제공한다. 잦은 서버점검으로 지친 사용자를 ‘가챠티켓’ 등으로 달래준다. 도박에서 돈을 잃으면 개평을 줘서 노름판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처럼 사용자를 중독시킨다.
셋째, 확밀아’는 한화에 성공했다. 한국 사용자는 녹차, 홍차, 숟가락, 합요일 등, 다양한 어휘를 만들어내며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형 캐릭터 카드의 출시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확밀아’는 카카오게임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그 동안 국내에서 비주류로 취급되던 TCG 또는 카드배틀 게임의 확산을 ‘확밀아’에 대한 소셜 분석을 통하여 살펴보았다. 탄탄한 게임성과 촘촘한 전략으로 국내 사용자의 마음을 빼앗은 ‘확밀아’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연 ‘확밀아’의 흥행이 카카오게임이 장악한 최근 모바일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꿀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잠깐의 유행으로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카드 배틀 게임의 성공 여부와는 달리 ‘확밀아’의 흥행이 금세 식지 않을 것은 예상 할 수 있다. 펄스K 서비스에 ‘하고 싶다’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이슈 키워드로 ‘듀얼’이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듀얼’은 ‘유희왕’이라는 카드 게임에서 ‘배틀’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슈 키워드 분석 결과에 의하면 국내에는 분명 카드 배틀 게임의 매니아층이 존재하고 있다.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카드를 위하여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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