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살림꾼, 모바일OS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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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살림꾼, 모바일OS Part. 3
  • stonepillar
  • 승인 2014.11.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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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달간 연속 기획으로 대표적인 모바일OS,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 대해 알아봤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실질적으로 이 두 OS가 양분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바일OS가 안드로이드와 iOS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때 휴대전화 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의 심비안OS, PC OS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폰, 그리고 삼성전자가 최근 힘을 쏟고 있는 타이젠 등 다양한 모바일OS들이 알게 모르게 사용되고 있다. 이번 마지막 파트에서는 주류에서는 밀려났지만, 한 번쯤 짚고 넘어가면 좋은 모바일OS들을 모아서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윈도우모바일
 
실질적으로 전 세계 PC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OS 시장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리 없다. 마이크소프트는 2000년 4월, ‘포켓PC 2000’이라는 이름으로 PDA 및 스마트폰에서 사용가능한 OS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포켓PC 2000은 320x240 해상도의 화면을 지원하고, 오피스, 인터넷 익스플로러, 미디어 플레이어 등의 포켓 버전을 제공했다.
 
2001년 10월에는 두 번째 버전인 포켓PC 2002가 출시됐고, 2003년 6월에 출시된 세 번째 버전부터는 ‘윈도우모바일’로 이름을 바꿨다. 그래도 포켓PC의 이름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아서, ‘윈도우모바일2003 포켓PC 프리미엄 에디션’ 같은 이름으로 출시됐다. 이후 윈도우모바일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하며 2007년 2월 6 버전, 2008년 4월 6.1 버전이 공개됐고, 7 버전부터는 새로운 프로젝트인 ‘윈도우폰’으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윈도우폰의 출시 일정이 지연되면서 2009년 5월 윈도우모바일6.5 버전이 등장했다. 윈도우모바일6.5 버전부터는 UI가 크게 바뀌었는데, 이는 당시 스마트폰들이 본격적으로 터치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출시되던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결과였다.
 
이 당시에는 국내에서 출시된 모바일 기기들이 대부분 윈도우모바일을 탑재했는데, 삼성전자에서 출시했던 스마트폰 ‘옴니아’ 시리즈도 그중 하나였다. 옴니아는 1, 2 모두 윈도우모바일6.1 버전으로 출시됐고, 옴니아2는 후에 윈도우모바일6.5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옴니아 시리즈에 대해서는 여기서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최악의 스마트폰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윈도우모바일에 대한 인식을 바닥까지 끌어 내리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이 바로 옴니아 시리즈였다. 물론, 윈도우모바일 자체의 완성도도 문제가 있긴 했지만.
 

 
윈도우폰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모바일 이후에 선보인 모바일OS의 이름이자, 동시에 해당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윈도우폰의 개발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 시장에 등장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급부상한 iOS, 안드로이드와의 경쟁에서 시작부터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윈도우폰부터는 정책을 변경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안하는 가이드라인을 만족시킨 하드웨어에만 제공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는 윈도우모바일의 문제점 중 하나가 제조사마다 천차만별인 하드웨어 사양을 모두 만족시키기가 어려운, 이른바 파편화 현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결정은 오히려 단말기 제조사들의 사업 전략과 상충되면서 협력업체들의 이탈을 가속화 시키는 원인이 됐다.
 
윈도우폰7은 2010년 10월에 공개됐으며, 지원하는 기기는 HTC의 7시리즈, LG전자의 옵티머스7, 그리고 삼성전자의 옴니아7 등이었다. 이 버전의 단말기는 국내에서 출시되지 않았는데, 아마도 옴니아의 악몽이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라는 추측만 남아 있다. 국내에 윈도우폰이 처음 출시된 것은 2011년 12월로, 그나마도 국내 제조사의 단말기가아니라 노키아의 ‘루미아710’을 통해서였다. 버전은 코드네임 ‘망고’로 유명한 7.5였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 제품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윈도우폰 단말기는 전무하다.
 
2011년 초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키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당시 노키아는 심비안으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긴 했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가 급성장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과 시장 점유율 1위의 단말기 제조사가 손을 잡은 셈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두 기업 모두에게 최악의 선택이 되고 만다. 본지에서도 다룬 바 있지만, 노키아는 부진을 거듭하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인수됐고, 윈도우폰은 시장 점유율 2%를 채 넘지 못하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윈도우폰7
윈도우모바일을 잇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모바일OS. 버전 번호는 윈도우모바일을 계승하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OS로 볼 수 있다. 앱도 호환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윈도우폰 초창기 앱 부족 현상을 초래하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물량 공세에 힘입어 2011년 초까지 윈도우폰의 앱 마켓인 마켓플레이스에 1만 개의 앱이 등록되는 등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윈도우폰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인터페이스로, 코드네임 ‘메트로’로 알려진 모던UI(Modern UI)가 이때부터 도입됐다. PC용 OS인 윈도우8의 라이브타일도 윈도우폰7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문제는 라이브타일의 경우 일정 시간마다 지속적으로 최신 정보를 노출해 주기 때문에 데이터 통신과 배터리 소모가 크게 증가한다는 점이었다. 모바일 단말기에서는 치명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iOS나 안드로이드와 차별화된 UI디자인과 접근성 등으로 일부 이용자들에게 꽤 인기를 끌기도 했다. 안드로이드 런처 중에서는 이 라이브타일을 가져다 쓴 테마가 등장하기도 했다.
 

총 세 번의 주요 업데이트가 진행됐으며, 각각 노도(No-Do), 망고(Mango), 탱고(Tango)라는 코드네임이 붙어 있다. 국내에서는 망고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일단 이름이 익숙한 것도 있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윈도우폰7이기도 했다. 망고는 윈도우폰7에서 지적받았던 문제점들을 상당부분 개선하면서 윈도우폰7.5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지만, 실제 OS 버전은 7.1.7220. 이었다. 7.5가 유명해지다 보니 이제는 그냥 닉네임 형태로 함께 쓰이고 있다. 그러나 윈도우폰7은 윈도우폰8로의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해지면서 사실상 버러진 OS가 됐다. 지금은 스마트폰도 아닌 피처폰 OS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윈도우폰8
마이크로소프트는 2012년 6월 윈도우폰의 차기 버전인 윈도우폰8을 공개했는데, 커널이 교체돼 윈도우폰7, 7.5에서 8로의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윈도우모바일에서 윈도우폰7으로 넘어올 때, 그리고 다시 윈도우폰8로 버전이 올라갈 때마다 이전 버전과의 호환이 단절되면서 가뜩이나 빈약한 생태계가 발전할 토대조차 조성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 셈이다.
 
실제 출시된 것은 2012년 10월로 OS의 완성도 자체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외에서 진행된 벤치마크 테스트에 의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단말기로, 타 OS의 고사양 단말기와 비슷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같은 시기에 PC용 윈도우8도 출시되면서 두 OS 사이에 연계된 기능들도 추가됐다. 애플이 자랑하는 iOS와 맥OS의 생태계를 벤치마킹한 윈도우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한 것이긴 한데, 문제는 윈도우폰의 점유율이 절망적이라는 데 있다. PC용 OS 점유율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주요 기능을 살펴보면, 720p 해상도 지원, 외장 Micro SD카드 지원, NFC 지원 등이 있다. 윈도우폰7과 마찬가지로 몇 차례의 업데이트가 단행됐으며, 업데이트를 통해 1080p 해상도 지원, 새로운 프로세서 지원, 알림 기능 개선, 카메라 성능 개선 등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갔다.
 
2014년 4월에는 현재까지 가장 최신버전인 윈도우폰8.1이 출시됐으며, iOS의 ‘시리’와 같은 개인 비서 서비스 ‘코타나’를 선보였다. 이름이 낯익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게임기 Xbox 시리즈의 간판 타이틀인 ‘헤일로’의 히로인(?) 이름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헤일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코타나는 여성형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윈도우폰8.1에 탑재된 코타나 서비스의 목소리는 게임에 등장하는 코타나의 성우가 직접 맡았다고 한다.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 타이젠(Tizen)은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오픈소스 모바일OS다. 정확하게는 타이젠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삼성전자와 인텔, 그리고 리눅스 재단이 개발에 관여하고 있고, 다른 기업들은 파트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한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타이젠 연합의 멤버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인텔을 필두로, 중국의 화웨이와 일본의 후지쯔, 그리고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보다폰, NTT도코모, 오렌지 등의 외국 이동통신사들이 속해 있다.
 
타이젠이 처음 공개된 것은 2011년 9월, 그리고 첫 번째 버전인 1.0 ‘락스퍼(Larkspur)’가 2012년 4월 말에 공개되고, 5월에 레퍼런스 단말기가 배포됐다. 레퍼런스 단말기의 모델명은 GT-I9500으로 알려져 있는데, 후에 이 모델명은 갤럭시S4가 가져갔다. 2013년 2월에는 코드네임 ‘마그놀리아(Magnolia)’의 타이젠2.0을, 3개월 뒤인 5월에 코드네임 ‘넥타린(Nectarine)’의 타이젠2.1을 선보인 바 있다. 2013년 7월에는 2.2버전을 선보였지만 코드네임은 없었고, 올해 6월 타이젠2.3의 알파버전을 공개했지만 아직까지 정식으로 배포되지는 않았다. 현재 배포된 최신버전은 2012년 11월에 공개된 2.2.1이다.
 
현재까지는 평가하기 애매한 모바일OS로, 실질적으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기업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이전에 ‘바다’라는 자체 모바일OS를 갖고 있었고,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의외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기도 했다. 심지어 한때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폰보다 높은 점유율을 보인 적도 있다. 윈도우폰 점유율이 너무 낮은 것도 한몫했지만. 어쨌든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자체 OS에 대한 갈망이 컸던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바다는 시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보였다. 결국 삼성전자는 바다를 포기하고, 다른 기업들을 끌어들여 타이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타이젠이 발표될 당시에는 바다를 통합시키고 기존의 바다 사용자들을 타이젠으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2013년 MWC에서 바다를 완전히 폐기한다는 방침을 발표해 사용자들의 기대를 배신해 버렸다. 그러면서 바다용 앱은 타이젠용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했다. 윈도우폰8을 공개하면서 윈도우폰7을 버린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와 비슷하다.
 
 
바다OS
지금처럼 안드로이드가 대세를 타기 이전, 삼성전자는 윈도우모바일과 심비안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개발해 왔는데, 이들에게 들어가는 라이선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체 OS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06년 즈음부터 내부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하며, 실제 정식 버전이 공개된 것은 2009년 12월이었다. 5개월 후인 2010년 6월 첫 번째 바다OS 탑재 단말기인 ‘웨이브1’이 외국 시장에서 출시됐다. 국내에는 미출시.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옴니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갤럭시 시리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던 중으로, 이 기술력이 웨이브에도 고스란히 담기면서 하드웨어적으로는 경쟁사의 스마트폰들을 압도하는 사양으로 출시됐다. 출고가도 고작 450달러로가성비에 있어서도 최고였다.
 

바다OS를 사용하는 제조사가 삼성전자밖에 없었기 때문에 바다OS 탑재 단말기는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웨이브’ 시리즈가 유일하다. 국내에서는 ‘웨이브2’가 2011년 2월에 SKT를 통해 출시됐다. 문제는 앱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마트폰임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자체 앱 마켓인 삼성앱스를 오픈하고 앱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작 앱 개발 환경이 엉망이었다고 한다. 개발도구의 오류도 많았고, 개발자들의 문의에 대한 삼성전자의 대응도 좋지 않았다고. 결국,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으며 개발에 뛰어든 개발자들마저 버티지 못하고 이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게다가 삼성앱스의 앱 등록 과정은 상당히 까다로웠다고 한다. 앱 명령문에 잘못된 코딩이 있으면 일일이 검사해 개발자에게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앱 구동 시 오류가 발생하면 직접 동영상을 찍어서 친절하게 개발자에게 전달해 줬다고 한다. 여러모로 개발자들에게는 골치 아픈 환경이었던 셈이다.
 

 
바다2.0
IFA2011에서 처음 공개되고,같은 해 12월부터 배포된 바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자, 최종버전. 주요 기능들을 살펴보면, 멀티태스킹 강화, NFC 지원, Wi-Fi 다이렉트 지원, 알림 기능 강화, HTML5 지원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2012년 3월이 되어서야 웨이브2를 바다2.0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바다2.0부터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 카카오톡 구동 여부는 스마트폰 선택의 중요한 구매 포인트 중 하나였을 정도로 큰 문제였다.
 
그런데 여기에도 약간의 뒷 이야기가 있다. 웨이브2의 앱 마켓을 두고 통신사인 SKT와 삼성전자가 마찰이 있었는데, 삼성전자는 자체 마켓인 삼성앱스를 독립적으로 탑재해 출시하기를 원했고 SKT는 티스토어에 포함되는 '숍인숍' 형태를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바다1.2 버전에서는 삼성앱스와 티스토어가 따로따로 공존하다가, 2.0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티스토어를 아예 삭제해 버렸다. 당시 삼성전자에서는 티스토어 사용을 원하는 이용자는 바다2.0 업그레이드를 하지 말라고 공지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카카오톡이 바다2.0부터 지원을 시작하면서 웨이브 사용자들은 티스토어냐 카카오톡이냐를 두고 양자택일을 강요받기도 했다.
 
2013년 2월 공식적으로 바다OS의 종료를 선언하면서 이제는 죽은 OS가 돼 버렸다.
 

 
타이젠
여러 업체가 연합에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모바일OS. 바다OS때도 그랬지만, 독자적인 OS를 갖고자 하는 삼성전자의 열망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특히, 2011년 8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삼성전자의 이런 열망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알다시피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개발사다. 그런 구글이 독자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를 갖게 됐으니, 비단 삼성전자뿐 아니라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는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긴장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구글은 모토로라의 모바일 관련 특허만 획득하고, 나머지는 다시 레노버에 매각해 버리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리고 이 일련의 과정은 타이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프로젝트를 시동할 때만 해도 구글이 모토로라를 품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많은 제조사들이 삼성전자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여차하면 안드로이드를 대신할 차선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구글이 모토로라를 다시 매각하면서 이런 우려가 사라진 것이다.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타사의 OS를 사용해야 한다면 검증되지 않고 미래도 불투명한 타이젠보다,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는 것이 이득이다. 사실 이런 입장은 삼성전자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애초에 삼성전자는 자체 OS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 때문에 타이젠 프로젝트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이 전무하고, 출시 예정으로 있던 제품들이 전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타이젠의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위기설을 불식시키기 위함인지,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의 제품들에 타이젠을 탑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창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기어’ 시리즈가 있다. 올 6월에는 마침내 삼성전자의 첫 타이젠 스마트폰인 ‘삼성Z’을 공개하면서 다시 한 번 타이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출시일은 미정. 참고로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이면서도 국내 출시에 대해서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 물론, 출시된다고 해서 팔릴지도 의문이지만.
 

 
 

블랙베리(BlackBerry)는 캐나다의 제조사이며, 동시에 스마트폰의 이름이다. 그리고 블랙베리 제품군에 탑재되는 OS 이름도 마찬가지로 블랙베리를 사용한다. 본래 회사 이름은 리서치인모션(Research In Motion
Limited, RIM)이었는데 2013년 1월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회사 이름 변경도 함께 발표했다. 기본적으로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하드웨어와 OS가 일체화 된 형태로 제공된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OS와 스마트폰, 그리고 회사를 한꺼번에 언급하도록 하겠다.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전면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물리 쿼티(Qwerty) 키보드가 특징으로, 국내에서는 일부 마니아들에게만 인기를 끌었지만, 유럽과 북미에서는 비즈니스맨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렸었다. 지금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에 밀려 거의 점유율을 잃어 버렸지만, 시리즈 누적 판매량이 1억 5000만 대가 넘는다. 유명인 중에서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블랙베리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외로 유명인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이다.
 
첫 등장은 1999년 출시된 양방향 무선호출기인 ‘페이저 블랙베리850’과 함께였다. OS 버전은 1.0. 블랙베리OS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3월 출시된 스마트폰 ‘블랙베리5810’부터다. 초기 OS부터 쿼티 키보드 기반의 메일 기능과 일정관리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는데, 이 덕분에 직장인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특히, 블랙베리가 기업에게 제공하는 BES(BlackBerry Enterprise Service)는 업무용으로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보안 설계도 뛰어나 기업들에게 각광받았다. 국내에서는 2010년 이후에야 스마트 오피스니 하는 용어들이 관심을 받았지만, 북미 쪽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중반부터 실제로 사용되고 있었던 셈.
 
오바마 대통령의 블랙베리를 향한 사랑 때문에 미국 백악관에도 독자적인 BES가 설치돼 있다고 하며, 내부 관계자들도 모두 블랙베리를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블랙베리가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서 꽤 오랫동안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BES 덕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개인 사용자나 독자적인 BES를 설치할 정도의 규모가 안되는 중소기업에게는 몇 가지 기능이 빠진 BIS(BlackBerry Internet Service)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 블랙베리 제품이 처음으로 출시된 것은 2006년 KT파워텔이‘블랙베리7100i’를 들여오면서다. 일반 사용자보다는 기업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들여온 것으로 보이는데,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고 후속 제품도 출시되지 않았다. 이후에는 2009년에 이르러서야 SKT를 통해 정식 유통됐다. 예쁜 디자인과 쿼티 키보드의 편의성 등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 그놈의 카카오톡이 지원되지 않으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실제 구입한 사람 중에서도 세컨폰 개념으로 쓰는 사람들이 많았다. 2011년 말, 뒤늦게 블랙베리OS용 카카오톡이 출시되기는 했는데, 바다OS 때와 마찬가지로 호환성은 좋지 않았다.
 
블랙베리의 전성기는 2007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로 볼 수 있는데, 한때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를 넘나드는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었다. 하지만 결국 잡스가 예견한 대로 쿼티 키보드는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이와 함께 블랙베리도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어떻게든 위기를 벗어나 보고자 쿼티 키보드를 제외한 풀터치 스마트폰을 출시한 적도 있긴 한데, 이미 배는 떠난 뒤였다. 2013년 8월 결국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슬프게도 인수처가 나타나지 않아 이마저도 불발됐다. 올 4월에 다시 한 번 매각을 언급하긴 했는데, 이번에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나마 매각이라도 된 노키아나 모토로라와 비교하면 더욱 처량한 처지가 됐다.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로 유명한 모질라재단도 모바일OS 경쟁에 뛰어들었다. 웹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저사양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모질라재단이 개발한 만큼 오픈소스 OS이며, 통신사와 서비스 업체 등이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저사양 스마트폰을 겨냥해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제조사들이 파이어폭스OS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며, LG전자에서도 작년 10월 브라질에서 파이어폭스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다.
 

 
 

노키아와 함께 전성기를 누리고, 노키아와 함께 몰락한 모바일OS. Symbian Ltd.(이하 심비안Ltd.) 라는 동명의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 만들었다. 심비안Ltd.는 1998년에 영국의 PDA 제조사 사이온(PSION)의 OS개발부서를 모체로 노키아, 에릭슨, 모토로라가 공동으로 설립했으며, 이후 소니에릭슨, 파나소닉, 삼성전자, 지멘스 등이 참여했다. 설립 적은 PDA를 비롯한 휴대용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아우르는 모바일OS의 개발이었으며, PC OS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었다.
 
2008년 심비안OS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무려 60%에 달했는데, 당시 휴대전화 시장 1위를 독주했던 노키아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후 노키아는 2009년 2월 아예 심비안Ltd.를 100% 자회사로 인수하면서 심비안OS를 귀속시켜 버렸다. 노키아에 인수되기 직전 심비안Ltd.의 지분 비율은 노키아 47.6%, 에릭슨 15.6%, 소니에릭슨 13.1%, 파나소닉 10.5%, 삼성전자 4.5%, 지멘스 8.4%로 분산돼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정점을 찍은 심비안OS는 노키아에 인수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며 결국 2011년 노키아마저 주력 라인업을 윈도우폰으로 변경하면서 완전히 버려지게 됐다. 삼성전자에서는 2009년에 출시한 ‘옴니아HD’에 심비안을 탑재한 적이 있었는데, 이후 심비안이 급격히 몰락하기도 했고 노키아는 기본적으로 보급형 라인에 주력을 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출시된 심비안 탑재 단말기 중에서는 고사양에 속하는 제품으로 남았다.
 
국내에서는 KT가 노키아의 스마트폰을 들여와 판매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 국내 이용자들은 이때 심비안을 처음 접해 봤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앱을 구할 방도가 전무하다시피 했고, 국외에서 앱을 구하기 위해서는 외국어의 장벽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많았다.
 

 
 

팜OS(Palm OS)는 1996년에 첫 등장한 선구자적인 모바일OS였다. 한때 PDA의 OS 시장 점유율 50%를 넘길 정도로 절대적인 강세를 보였던 OS였는데, 심비안과 윈도우모바일 등장 이후 설자리를 잃었다. 개발사는 팜으로, 2010년 HP에 인수됐다. 팜은 HP에 인수되기 전 팜OS를기반으로 하는 웹OS(webOS)를 개발했지만, 2011년 8월 웹OS 사업을 포기하고 오픈소스로 전환했다.
 
2013년 2월 LG전자는 HP로부터 웹OS의 소유권을 인수해 현재 자사의 스마트TV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웹OS는 현재 가장 완성도 높은 모바일OS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실제로 웹OS가 탑재한 스마트TV의 퍼포먼스가 크게 개선됐다. LG전자에서는 웹OS의 활용처를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정작 중요한 특허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웹OS를 완전히 인수하기 전 맛보기로 사용해 보자는 전략을 사용한 듯 보이는데, LG전자가 망설이는 사이 관련 특허를 퀄컴에서 슬쩍 먹어버렸다. 결과적으로 재주는 LG가 부리고 돈은 퀄컴이 버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LG전자가 웹OS를 어떻게 처리할지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본래 우분투(Ubuntu)는 리눅스를 바탕으로 하는 PC OS로, 리눅스 배포판 중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우분투터치’는 우분투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OS다. 작년 1월 스마트폰용 우분투가 처음 공개됐고, 2월에는 구글 넥서스용의 개발자 버전을 공개했다. 2013년에는 활발하게 개발 상황을 공개했는데, 2014년에 들어서는 잠잠한 모습. 현재까지 메이저 제조사 중 우분투 단말기 출시를 계획한 곳은 없다.
 

smartPC사랑 | 석주원 기자 juwon@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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