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街 新권력 '우먼 파워'… '언니 리더십'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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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街 新권력 '우먼 파워'… '언니 리더십'이 뜬다
  • 김호정
  • 승인 2024.09.2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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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여성 직원 비율 50% 넘어
銀, 하나웨이브스·신한쉬어로즈 등 여성 리더 육성
여성 비율은 높지만 임원은 6% 불과
(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진=각 은행
(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진=각 은행

 

[smartPC사랑=김호정 기자] 5대 은행을 비롯해 이달부터 주요 은행들이 수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금융권에 주춤했던 여풍(女風)이 다시 불어올지 주목된다. Sh수협은행은 최근 은행장 공개모집 접수를 마치고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수협은행 최초로 여성 부행장, 행장을 역임한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출사표를 던지고 연임에 도전한다.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이던 금융권은 그동안 여성이 임원이나 이사회 구성원으로 진출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았던 만큼 강 행장이 '최초 연임 여성 은행장' 타이틀을 달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은행의 일반직 직원 여성 비율은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직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여성 직원이 전체 62%(여 7513명, 남 4490명)로 집계됐다. 이어 국민은행이 56%(여 8921명, 남 6852명), 우리은행 55%(여 7860명, 남 6358명), 농협은행 49%(여 6661명, 남 6849명), 신한은행 47%(여 6129명, 남 6943명) 순이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신규 채용 인원의 여성 비율은 2020년 48.4%에서 2023년 50.2%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5대 은행의 신규 채용 인원 중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앞선 건 4년 만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18년 10월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중 경영공시 서식을 개정함에 따라 2019년부터 여성 직원 신규 채용 현황과 임직원 성별 인원수를 공시하도록 했다. 

여성 비율이 확대됨에 따라 시중 은행들은 여성 리더 육성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여성 직원 비율이 가장 많은 하나은행은 금융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하나 웨이브스(Hana Waves)'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 1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3기까지 총 98명이 수료했다. 하나 웨이브스 수료자 가운데 7명은 그룹 내 임원으로 승진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2018년 금융권 최초로 여성 리더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SHeroes)'을 가동한 신한금융은 올해로 7기째를 맞았다. 국민은행은 KB 위스타(WE STAR)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농협은행은 여성 책임자 RM(Relationship Manager) 레벨업 특별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1년 '우리 윙(WING)' 프로그램을 통해 1기를 배출한 이후 2기 과정을 진행하지 않아 현재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이러한 은행권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까지는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5대 은행의 여성 임원은 사외이사를 포함해 9명에 그쳐 전체 6%에 불과했다. 각 은행은 사외이사에 여성 이사를 1명씩 배치했으나 사내 이사에 여성이 포함된 은행은 없었다. 미등기 임원에 여성이 배치된 경우도 있었으나 한 명 내지 두 명에 그쳐 20~30명인 미등기 남성 임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금융권이 공고한 '유리천장'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존중하는 문화가 금융권에서 아직 정착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짚었다. 정 간사는 "은행권의 역대 여성 출신 은행장을 꼽아보면 단 3명에 불과하다"며 "이는 여성 임원이 남성보다 무능해서라기보다는 여전히 여성이 가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을 지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 은행의 내부적으로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선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한 긍정적 신호로 보면서도 투자자 등 외부의 적극적인 요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간사는 "투자자들이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해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을 높일 것을 요구하면 경영진에서도 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성 리더 육성을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 교육 지원비 등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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