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호 커버스토리 : 현대전 게임체인저 '드론' 대해부
[기고]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학과장
미래 전장과 군사용 드론의 전술적 활용 전망
현대전 수행 개념 변화... "미래 지향적 군용 드론 전력화 속도 내야"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학과장 겸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소장 [사진=한국방산연구소]](/news/photo/202502/52906_144568_5545.png)
[디지털포스트(PC사랑)=최기일 교수 ] 태초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수한 전쟁을 통해 눈부신 과학기술이 발달했고, 찬란한 인류 문명의 발전이 거듭됐다.
혹자는 전쟁의 역사를 무기의 역사로도 일컫는다. 거듭된 전쟁의 파고 속에서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이 이뤄졌고, 혁신적 과학기술의 진화가 촉매제가 돼 수많은 무기가 개발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전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첨단 무인전력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장차 미래전에서는 이러한 무인 무기체계가 전장을 누비면서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RQ-4 Global Hawk. 사진=위키피디아](/news/photo/202502/52906_144187_4227.jpg)
현대전 수행 개념과 주요 전투 방식 변화
현대전은 국가총력전(Total War) 형태라고 정의된다. 이는 국가의 인적 및 물적 자원이 총동원돼 전쟁에 투입된다는 의미이다. 또한, 오늘날의 국가 간 전쟁은 단순히 한 나라와 나라 간 전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맹이나 연합체제 기반에서 진영 간 대립 또는 대리전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현대전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개념이 효율성(Efficiency)과 효과성(Effectiveness)이다. 효율성이란 전략적인 측면에서 전쟁 수행에 있어 제한된 자원과 역량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전투와 전쟁의 승패가 결정된다는 개념이다.
효과성은 전술적 측면에서 효과기반 작전(EBO, Effects Based Operations)으로 대변되는데, 전장에서 단지 적을 제거하거나 파괴하기보다 적을 통제함으로써 무력화시킬 수 있는 효과에 비중을 둔 개념을 일컫는다. 종래에 이뤄진 대규모 파괴 또는 대량 살상 형태가 아니라 적 전쟁지도부나 필수 기간산업 시설, 일반 민간 대중 등을 대상으로 한 기능적·심리적 측면에서의 전장 통제를 의미하겠다.
'테크니컬(Technical)'이라 불리는 일명 '가난한 나라들이 사용하는 무기의 상징'으로도 표현되는 개념에도 주목할 수 있다. 이는 정규군이 운용하는 규격화된 장비가 아니라 유사한 민수용 중소형 차량 등에 중화기를 설치해 전투용으로 개조하는 현상을 뜻한다.
현대전에 있어 일반 민수용 드론을 개조해서 군사용 드론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을 '테크니컬'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장차 미래전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개념인 초연결(Hyper Connected)로 인해 민간과 국방의 경계와 영역이 급격히 허물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드론전을 수행하는 형태의 '테크니컬' 사례도 점차 증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MQ-9 Reaper. 사진=미 공군 홈페이지](/news/photo/202502/52906_144194_580.jpg)
드론 무인기의 군사적 활용과 특징적 요소
현대전에서 전쟁의 수행 개념과 전투 방식에 대한 패러다임(Paradigm)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22년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 전쟁’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눈여겨 볼 부분은 전투 방식 측면에서 드론을 전술적으로 활용해 전장에서 두드러진 실전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사용 드론은 미래 국방을 지향하는 초연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무기체계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스마트한 소부대가 전투 현장에서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할 수 있는 무기체계이다.
향후 군사용 드론은 복잡한 전장 환경에서 다양한 임무와 기능에 따라 정찰, 타격, 통신 중계 등 여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목적 군사용 무기로 진화하면서 적 보병, 기갑, 포병 등을 효과적으로 탐지 및 공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드론 사진](/news/photo/202502/52906_144188_4453.jpg)
군사용 드론의 기능을 확장함으로써 첨단 소형 영상카메라, 기상레이더, 적외선 탐지장치 및 화생방 탐지장치 등 드론에 장착되는 부가적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만 아니라, 수송용 드론을 운용해 아군 피해뿐만 아니라 민간인들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드론 개발비용은 유인항공기 대비 아주 저렴하다. 획득 비용과 운영비를 고려한다면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기 때문에 드론의 군사적 활용 확대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는 전체 지형의 70% 이상이 산지 또는 구릉으로 형성됐다. 산악지형 특성상 전시의 군수 지원뿐만 아니라 평시 지상 기동로 확보 등이 제한되는 만큼, 군수품을 신속하게 보급할 수 있는 보급로 확보가 중요하다.
더구나 군사 작전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드론은 소형화 및 단순화된 체계로 운영되기 때문에 정비 소요가 적어 운영과 관리 측면에서도 용이하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군단무인기(RQ-101) 발사대. 사진=KAI 홈페이지](/news/photo/202502/52906_144189_5348.jpg)
미래전 대비 첨단 군사용 드론 개발 추진해야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유무인 복합체계(MUM-T, Manned Unmanned Teaming) 기반으로 미래 전장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이 접목된 군용 드론 관련 국산화 연구개발과 전력화 배치가 시급하다.
현재 우리 군이 추진 중인 육군의 드론봇 전투단에서 시범 운영해 온 무인기 드론 전력화 사업은 대부분 중국산 부품 위주의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육성해 왔다. 그러나 최근 3년간 50% 이상이 기체 고장과 성능 미달로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대부분 영세한 중소 및 벤처기업들로 부도 또는 도산한 업체도 많다. 나머지 업체들마저도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심각한 데다 기술력이 열악한 실정이다.
참고로 북한은 이미 1996년부터 군사용 무인기 드론 중대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련 매체 또는 북한군 탈북자 증언 등에 따르면 주로 정찰 및 대공 표적용으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수입한 군사용 드론 6~7종을 300여 대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히 정형화된 접적·정형 형태의 물리적 공간에서 벌어지던 전쟁 양상은 21세기 들어 비접적·가상의 사이버 공간을 포함한 이른바 4세대 전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로써 일종의 비대칭전 형태의 네트워크전(Network Centric Warfare),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 다영역 작전(Multi Domain Operations)이라는 다소 생소한 전쟁 형태와 전투 방식 등이 다양하게 펼쳐질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 전환기 시대인 기정학(Tech Politics)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투 방식과 개념 자체가 과거에 없었던 전혀 새로운 방식과 형태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첨단 무기체계 소요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전에서는 무기체계 다기능화 및 복잡화 이외에도 첨단화와 고가화 추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견된다.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관련 기술이 무기에 접목되면서 유무인 복합체계보다 한층 진보된 완전한 자율 무인체계를 뜻하는 엄엄티(UMUM-T, Unmanned Unmanned Teaming), 무무인 복합체계로 한층 더 고도화되는 점도 특징이다.
미래전을 대비해 이처럼 위험한 지역과 임무 등 시공간의 제약 없이 투입할 수 있고, 대량생산 및 운용이 가능한 첨단 군사용 드론 개발과 전력화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 특히, 첨단 무인 무기체계를 기반으로 한 군사용 드론을 미래 전장에 운용함으로써 인명 손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의의라 하겠다.
【최기일 약력】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2020~현재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2021~2022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2018~2020
국방대학교 국방관리대학원 교수 2016~2019
대한민국 제1호 방위사업학 박사(Ph. D. Defense Acquisition)
*공동 취재단 : 디지털포스트(PC사랑) 이백현 기자 l 시장경제 산업1팀 최종희 팀장, 산업2팀 박진철 팀장, 노경민 기자, 성지온 기자, 산업3팀 정규호 팀장